[SS인터뷰] 어반자카파 “롤모델? 오래 음악 하는 모두를 닮고파”
[SS인터뷰] 어반자카파 “롤모델? 오래 음악 하는 모두를 닮고파”
  • 승인 2013.12.05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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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럭서스뮤직

[SSTV l 장민혜 기자] 만남 끝에는 언제나 헤어짐이 있다. 맺은 인연이 갈라지는 건 슬픈 일이다. 이별의 순간, 이별 후의 흔적도 따뜻하게 목소리로 감싸 안고 위로하는 그룹이 있다. ‘똑같은 사랑 똑같은 이별’, ‘그날에 우리’ 등 감성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하모니로 듣는 이의 마음과 귀를 행복하게 했던 어반자카파가 1년여 만에 발매하는 정규 앨범으로 돌아왔다. 정규 앨범을 준비하는 데 있어 1년이란 시간이 걸린 만큼 1살을 먹고 더 성숙해진 어반자카파는 사랑과 일상 등을 더 성숙해진 목소리로 노래한다. 이전 앨범보다 한결 정성을 들였다.

“보컬적인 면에서 절제하려고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더 그러려고 노력했죠. 의도하지 않아도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음악적으로나 나이를 먹어서 생각하는 게 달라진 것 같아요. 아마 이번 앨범에서는 노련미나 성숙미가 묻어나지 않았나 싶어요.”(권순일)

세 번째 앨범 발매일인 3일에 앞서 지난 11월 26일 어반자카파는 ‘어떤 하루’와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코 끝에 겨울’을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선공개했다. 선공개곡은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방식이기에 타이틀곡보다 ‘어떤 하루’를 선공개곡 중 하나로 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특별히 선택했다기보다는 대표님께서 여러 가지 선공개곡을 생각하셨나봐요. 그중에 결정하셨죠. ‘코 끝에 겨울’을 정했다가 트랙리스트를 살펴보면 ‘어떤 하루’와 1, 2번 트랙으로 이어져 있어서 선공개곡으로 결정하신 게 아닌가 싶어요. 선공개곡을 결정할 때 관여하진 않아요. 저희는 앨범을 만들려고 곡을 쓰는 편이다. 이번 더블 타이틀곡을 결정하게 된 것도 회사 쪽에서 결정하게 됐죠.”(권순일)

이번 앨범 소개 문구가 인상깊게 와닿는다. ‘나의 우울로 당신을 위로할 수 있다면’. 자신의 우울로 음악을 듣는 누군가의 상처받고 지치고 힘든 마을을 위로한다는 것, 이런 생각을 어떻게 앨범에 녹아내려 했을까.

“제가 땡스투에 쓴 걸 이용했더라고요.(웃음) ‘나의 외로움으로 당신의 외로움을 감싸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써놨는데 회사에서는 치사하게 그걸 가져다 썼더라고요. 이번에는 감싸주고 위로해주고 외로움에 대한 곡이 많아요. 우리가 외로운 만큼 남들도 외롭고 이런 걸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조현아)

“사람들은 이별했을 때 신나는 노래를 듣기보다 더 슬픈 노래를 많이 듣죠. 극복하기 위해 신나는 곡을 듣진 않잖아요. 외로움을 극대화해서 위로받는 경우가 많죠. 사람마다 느끼는 건 다르겠지만 외로움이 많이 담겼던 것 같아요.”(권순일)

외로움을 담아내고 싶었다는 말처럼 이번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부터 수록곡까지 잔잔하면서도 감성을 위로한다. 일상적인 언어로 이별, 사랑, 일상, 설렘 등을 노래하는 어반자카파의 곡들은 보컬적인 면뿐만 아니라 가사로도 대중에게 다가간다. 싱어송라이터들에게 곡만큼 어려운 건 가사 작업이라는 말을 들은 바 있다.

“영화나 드라마, 책 이런 것들에서 많은 감정을 느껴요. 휴대폰에 적기도 하고 다른 곳에 메모하기도 하죠. 그런 것들이 모여 곡을 쓸 때 도움을 받아요. 가사가 좋다는 말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특히 이번 앨범에서 그런 말을 많이 듣고 생각해봤죠. 나이를 먹으면서 생각하는 것들도 성숙해지고 단어 선택도 달라진 게 아닌가 싶어요.”(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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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반자카파 앨범에 실망만 하지 않았으면”

보통 앨범을 낼 때 앨범 발매 시기의 계절도 많이 고려한다. 어반자카파의 앨범은 쌀쌀한 바람이 스미는 겨울에 잘 어울린다. 눈 내리는 날에도, 혹은 찬바람에 옷을 싸매게 되는 날이라도 들으면 따뜻하게 다가올 법하다.

“계절을 고려하진 않았어요. 가을에 내려고 했는데 시기가 작업을 하다 보니 늦춰졌죠. 자연스럽게 11월 말, 12월 초에 발매하게 됐어요.”(권순일)

1년 만에 선보인 정규 앨범인 만큼 남다른 준비가 돋보인다. ‘어떤 하루’, ‘코 끝에 겨울’, ‘다르다는 것’, ‘Do(두)’, ‘말해봐’, ‘Like love(라이크 러브)’, ‘춤을 추다’, ‘우울’, ‘괜찮아’, ‘꿈’, ‘거꾸로 걷는다’, ‘그냥 조금’ 등 총 12곡이 수록돼 있다. 12곡의 곡을 수록한 만큼 앨범 작업시 엄청난 부담을 느꼈을 터.

“많이 됐죠. 지난해보다 올해가 심했고 앞으로도 심해질지 아닐지는 모르겠어요. 부담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칭찬해주고 응원해주시면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려야 하고 실망하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실망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앨범 작업할 때도 힘들었어요. 하던 대로 하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곡이 더 잘 나오고 수월했죠.”(권순일)

어반자카파의 첫 번째 앨범에서도 그렇지만 이번 앨범에서도 돋보이는 것 중 하나는 어반자카파의 목소리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현악기의 사용이다. 현악기 사용을 선호하는 이유라도 있을까.

“현악기 사용이요? 어울릴만한 곡에 넣죠. 스트링 악기를 많이 좋아해서 넣는 건 아니었어요. 슬픈 감정을 표현할 때 사람 목소리랑 많이 닮아 있어서 현악기를 들을 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게 많죠. 앨범을 보면 계획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하다 보면 그런 게 많았어요.”(권순일)

조현아, 박용인, 권순일의 목소리는 참 다르다. 다른 목소리를 가진 세 사람이 노래에서 하나가 돼 아름다운 하모니를 낸다는 건 그만한 노력이 있다는 것.

“저희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만큼 개성이 뚜렷해서 한 곡에 세 명의 목소리가 나오는 경우 양보와 조율을 많이 하고 절제도 하죠. 세 목소리가 하나같이 들리고 편안하게 들리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오래 하다 보니까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피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부딪히는지 알고 파트를 짤 때도 요령이 생겼죠. 앞으로는 융화가 더 잘 되지 않을까 싶어요.”(권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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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성적인 음악? 그때 감정에 맞는 음악”

조현아는 앨범 발매 전 김조한의 새 디지털 싱글곡 ‘별.달.다’에서 피처링으로 참석했다. 노래하는 사람에게 있어 김조한과의 콜라보레이션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멋진 일이 아닐까.

“김조한 선배님 같은 경우는 누구나 하고 싶어하죠. 우리나라에서 알앤비 김조한 선배님처럼 하는 분이 없어요. 독보적이죠. 듀엣이면 그건 진짜 완전 좋은 기회니까 냉큼 했죠. 굉장히 흥도 많으시고 노래할 때 그렇게 편안하게 녹음하시는 건 처음 봤어요. 노는 것처럼 하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공연하실 때도 방송인데 공연처럼 편하게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즐거웠어요.”(조현아)

권순일의 경우 고운 미성이 돋보인다. 권순일의 미성에 가성을 쓰는 창법이 어우러져 독특함을 더했다. 가성을 자유롭게 쓰는 게 어려운 만큼 많은 연습을 했을 터. 이번 앨범 ‘꿈’에서는 그의 그런 면이 도드라져 굵은 목소리와 가성으로 남녀가 주고받는 느낌을 준다.

“연습한다기 보다 일상적으로 노래를 쉬지 않고 부르는 스타일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걸 즐겼죠. 항상 연습해요. 화장실, 샤워 할 때 등 가리지 않아요. 가성으로 부르는 창법이 저에게는 편하고 잘할 수 있고 그런 것 같아요. ”(권순일)

“타고난 것도 있어요. 목소리 남자들 미성인 친구 중에서도 특이해요. 이번에 저희가 녹음하면서 느낀 건데 가성의 매력하고 저음의 매력하고 자기 목소리로 두 개를 불러놓으니까 진짜 신기한 색이 나오더라고요. ”(조현아)

데뷔 5년 차인 어반자카파. 무대에 서고 노래하는 게 익숙해졌을 시간이지만 이들에게 있어 매 앨범이 새로운 시작 중 하나일 것이다. 어반자카파에게 닮고 싶은 가수가 있느냐고 묻자 대답은 간단했다. 음악 하는 모두를 닮고 싶다는 것.

“음악을 오래 하신 분들 전부 다 롤모델로 생각하고 하려고요. 오래 하고 싶어요.”(조현아)

“이제 5년 차죠. 연차가 저희가 더해갈수록 음악을 오래 한 분들이 대단하다는 걸 매년 느껴요. 새 앨범을 낼 때마다 중압감이나 부담감이 있을 텐데 극복하시고 만드시는 게 대단해요. 음악을 오래 한 분들은 존경하고 한 분도 빠짐없이 롤모델로 삼아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박용인)

어반자카파의 앨범은 발매할 때마다 음원 차트 순위권에 오른다. ‘감성의 아이콘’이라는 말이 제격이다. 대중의 감성에 한 걸음씩 다가가 따뜻하게 노래하는 이들은 앞으로도 감성적인 음악을 하고 싶은지 궁금해졌다.

“장담할 수 없는 것 같아요. 현아 씨가 말했듯 나이를 먹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많은 것이 변하죠. 앞으로 어떤 음악이 나올지 장담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그때 감정에 맞는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요?”(박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