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언터쳐블 “긴 공백기? 여행을 다녀온 느낌”
[SS인터뷰] 언터쳐블 “긴 공백기? 여행을 다녀온 느낌”
  • 승인 2013.11.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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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S엔터테인먼트

[SSTV l 장민혜 기자] 긴 공백기가 있으면 아티스트 본연이 가지고 있는 색이 흐려질 법하다. 언터쳐블은 지난 2년간 군 복무를 위해 음악을 잠시 내려놓아야 했다. 언터쳐블이 새로운 앨범은 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간 언터쳐블이 보여줬던 색이 흐려질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 언터쳐블은 한층 단단하고 뚜렷해진 자신들의 색으로 돌아왔다. 첫 번째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듣고 나면 언터쳐블이 2년 동안 음악과 떨어져 있었음에도 음악을 향한 열정이 단단하게 뭉쳐져 있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슬리피와 디액션, 10년의 우정으로 얽힌 두 사람은 군대까지 함께 다녀왔다. 음악과 떨어져 있는 시간도 둘 다 비슷했다. 두 사람의 우정만큼이나 오래된 음악을 잠시라도 멀리했으면 마이크를 다시 잡는 순간이 낯설 수 있었겠지만 슬리피와 디액션은 그렇지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

“낯설기보다는 모니터링을 할 시간이 많았어요. 시간이 지나도 좋은 음악을 만들어야 클래식, 명반 소리를 듣는데 과거 앨범을 들어보니 제가 느끼기에 명반까지는 안 되더라고요. 모니터링을 하면서 보완점을 찾았고 거기에 맞춰 앨범을 진행했죠. 군대 때문에 쉬긴 했지만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많은 사람과 대화할 시간이 생겼어요. 앨범을 작업하면서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 들었어요. 이 느낌으로 앨범명을 ‘Trip(트립)’이라고 지었죠. 여행을 다녀오진 않았지만 한층 성숙해졌다는 의미로 짓게 됐어요.”(디액션)

모니터링을 하면 과거 무대 등에서 고치고 싶은 걸 찾을 수 있고 추구하는 방향이 선명해질 수 있다. 언터쳐블은 지난 7월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었지만 정식 활동을 시작하는 건 네 번째 미니 앨범 ‘Trip’이다. 타이틀곡 ‘배인(Vain)’을 비롯해 ‘연락 좀 자주 해’, ‘No make up(노 메이크업)’, 앨범명과 같은 ‘Trip’, ‘Keep in touch(킵 인 터치)’ 등 총 5곡이 수록돼 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훑어보면 음악부터 앨범 재킷 디자인, 앨범 수록 사진 등 세부 사항까지 언터쳐블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보인다.

“뮤직비디오, 앨범의 재킷, 의상 등을 직접 담당자분을 찾아다니면서 부탁하고 회의하면서 진행했어요. 일단 모든 것이 하나가 되길 바랐어요. 재킷은 재킷대로, 뮤직비디오는 뮤직비디오대로 멋있어 보이려는 게 아니라 하나가 되는 걸 만들려고 했고 그런 걸 최대한 반영했죠.”(디액션)

“아는 사진 작가, 디자이너 분들에게 주제를 주고 의상도 같이 스타일링 했어요. 재킷 같은 경우에는 재킷 디자인에 아이디어를 줬죠. 이번 앨범 메인 콘셉트가 타이틀곡에 맞춰 향기나 추억이 배였다는 것이에요. 이런 콘셉트로 회의를 하다가 타투를 지우는 콘셉트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이 나와서 진행했죠. 예전부터 저희가 이런 것을 진행하긴 했는데 오랜만에 나와서 그런지 애착도 많고 세세하게 할 수 있었어요.”(슬리피)

언터쳐블은 음악부터 뮤직비디오, 앨범 등 제작 과정 전반에 참여하면서 노력을 기울였다. 긴 시간을 거쳐 온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신경 썼고 대중의 관심에 대한 다양한 생각도 있었을 터. 특히 수록곡을 고르는 데 한층 고심하지 않았을까.

“대중이 바라는 모습보다 언터쳐블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많이 담았어요. 누군가에 맞춘다기보다 힙합이라는 장르가 다 자기 생각이죠. 자기 자랑도 하고, 어렸을 때 어떻게 자랐는지 하는 것들요. 대중이 어떤 표현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런 쪽으로 쓰려고 하지 않았어요.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고 썼죠.”(디액션)

“지금은 힙합을 만들면 돼요. 대중도 그런 걸 원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를 위해 음악을 만드는 건 아니지만 우연하게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요.”(슬리피)

   
ⓒ TS엔터테인먼트

▶ “느낌 좋은 사람들과 음악 작업 즐거워”

언터쳐블의 네 번째 미니 앨범 ‘Trip’을 첫 번째 트랙부터 천천히 듣다 보면 진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는 언터쳐블만의 음악을 맛볼 수 있다. 특히 가사의 전반적인 부분이 그간 언터쳐블이 보고 듣고 느낀 음악, 사랑, 인생 등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언터쳐블은 순간이 반영된 가사를 어떻게 작사하게 됐을까.

“일단 쉬면서 계속 메모했던 가사도 있고 시간 날 때마다 적어둔 것도 있어요. 아니면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녹음해놨던 가사가 반영된 것도 있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신중히 가사 썼어요. 예전이었으면 하루 만에 썼을 텐데 첫 줄 쓰는 데 며칠씩 걸렸죠. 이번에는 가사를 많이 신경 썼어요.”(디액션)

앨범명과 같고 오랜 공백기를 거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Trip’, 사랑하는 여자가 자신의 앞에서는 가식의 가면을 벗고 솔직한 모습으로 있어주길 바란다는 ‘No make up’, 지난 사랑에 후회하는 남자의 마음을 그린 ‘Vain’, 그리고 ‘Keep in touch’와 ‘연락 좀 자주 해’ 등 가사를 곱씹을수록 언터쳐블만의 색이 묻어난다. 한 곡 한 곡 정성 들였겠지만 언터쳐블의 마음에 드는 곡이 있을 터.

“‘Trip’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이 곡을 불렀을 때 ‘비트를 씹어드셨네요’라는 평을 받아서 더 좋아해요. 칭찬뿐만 아니라 제일 하고 싶은 이야기예요. 주제가 현실적으로 제일 하고 싶은 이야기였어요.”(슬리피)

“‘Trip’이랑 ‘No make up’ 둘 다 똑같이 좋아하는데 전 느리고 편안한 곡을 좋아해요. ‘No make up’이 그렇죠. 랩도 천천히 하는 맛을 좋아하고요. 가요에서는 느리고 편안하게 풀어내는 게 지루해서 잘 못했는데 ‘No make up’에서는 랩 스타일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디액션)

언터쳐블의 이야기에 맛깔스러움을 더해준 건 ‘Vain’ 피처링에 참여한 루드페이퍼의 쿤타를 비롯해 도희, 앤드류 최 등이다. 이전 앨범에서도 다양한 가수들과 작업했지만 이번 앨범에 참여한 피처링진은 개성 넘치는 목소리를 지녔다. 또 언터쳐블이 신경 쓰는 앨범이었던 만큼 피처링진을 고르는 데 고심했을 터. 작업 과정에서 특별한 일은 없었을까.

“느낌이 좋은 사람들과 작업했어요. 힙합 곡을 대중성 있게 만든 가장 큰 요인도 보컬의 느낌이죠. 소몰이 창법으로 부르면 그냥 발라드가 되는 것이죠. 참여해주신 분들을 살펴보면 느낌이 다 다르죠. 앤드류 최는 미국 본토의 느낌이에요. 쿤타는 자메이카에서 온 느낌이죠. 쿤타는 녹음실에 와서 노래를 들려줬는데 다른 말 없이 바로 녹음실에 들어가더라고요. 자기가 멜로디를 짜겠다고 하더니 즉석에서 프리스타일로 짰어요. 일곱 가지 멜로디로 나눠서 즉석에서 부르는데 정말 멋있었어요.”(디액션)

힙합 곡을 대중성 있게 만들고 양념을 살짝 뿌리는 것도 피처링에 참여하는 보컬이 아닐까 싶다. 개성 있는 보컬리스트들과 작업했지만 언터쳐블이 원하는 목소리가 또 있지 않을까.

“당분간은 최대한 피처링을 하지 않고 멜로디까지 알아서 하는 곡을 만들고 싶어요. 그게 더 발전하는 모습 같아요. 하지만 나중에 함께 작업하게 된다면 김예림 씨나 매드소울차일드의 진실 씨요. 진실 씨가 1순위예요.”(디액션)

“저는 2NE1(투애니원) 씨엘 씨나 씨스타 효린 씨요. 씨엘 씨의 랩과 효린 씨의 보컬이 좋아요.”(슬리피)

이보다 더 확고한 신념이 있을까. 음악을 대하는 모습부터 함께 작업했던 보컬리스트, 앞으로 작업하고 싶은 가수들까지 언터쳐블은 자신들의 신념이 있었고 진지했다. 언터쳐블은 언터쳐블만의 색으로 돌아와 한층 진솔하고 솔직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을 묻자 두 사람은 얼른 공연하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아이돌 그룹이 많은 음악프로그램에서도 힙합이라는 장르를 당당히 보여주고 싶다는 이들, 타이틀곡이 뜻하는 것처럼 대중들에게 언터쳐블의 향이 깊게 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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