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엠파이어, 보여줄 게 많아 고민인 여섯 청춘을 만나다
[SS인터뷰] 엠파이어, 보여줄 게 많아 고민인 여섯 청춘을 만나다
  • 승인 2013.09.0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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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자민엔터테인먼트

[SSTV l 김숙현 기자] 데뷔한 지 갓 한 달, 아직은 방송국에서 마주치는 연예인이 신기하고 길에서 들려오는 자신들의 노래가 익숙하지 않은 여섯 청년이 있다. 꿈만 꾸던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운 이들이 2013년 8월 1일 엠파이어(M.Pire)라는 이름으로 모여 ‘너랑 친구 못해’를 외치며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곤란할 법한 이야기도 차근차근 풀어내는 리더 태희, 숙소 생활의 엄마 같은 존재라는 서브보컬 하루, 묵묵하지만 핵심을 빠뜨리지 않고 짚어내는 래퍼 유승, 형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발칙한 막내이자 랩과 춤을 맡은 제리, 비스트 양요섭을 ‘굉장히 사랑하는’ 메인보컬 티오(T.O), 서툰 한국어로도 진중한 생각을 전할 줄 아는 네덜란드계 중국인 서브보컬 레드까지. ‘음악을 먹고 산다’는 당찬 신예 엠파이어를 만났다.

“데뷔하고 나서 바뀐 게 있다면 팬분들이 연습생 때보다 많이 찾아와 주세요. 일본에서도 보러 와 주시는 팬분들이 계신 걸 알고 많이 실감했어요.”(하루)

“저도 형들도 전체적으로 데뷔했다는 걸 실감을 잘 못 하고 있어요. 팬분들을 뵐 때나 엠파이어에 대한 기사를 보면 그제야 조금씩 실감이 나요.”(제리)

89년생인 맏형 태희를 비롯해 90년생 유승, 91년생 하루와 레드. 92년생 티오와 94년생 제리를 제외하면 갓 데뷔한 아이돌로서 결코 빠른 나이가 아니다. 이미 충분한 인지도를 쌓고 안정적인 팬덤을 얻은 또래의 선배 아이돌을 보며 조바심이나 불안감을 느꼈을 법도 한데 뜻밖에 고개를 젓는다.

“연습생 시절 가끔 슬럼프를 겪은 적은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한 적은 전혀 없어요.”(하루)

“또래 선배님들이 먼저 데뷔하신 기간만큼 더 연습한 거니까요. 데뷔는 조금 늦었더라도 준비한 시간이 기니까 그만큼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더 많지 않나 싶어요.”(태희)

   
ⓒ 벤자민엔터테인먼트

▶ “엠파이어만의 무언가, 알아채실 수 있을 것”

엠파이어의 데뷔 앨범 ‘Carpe Diem(카르페디엠)’ 타이틀곡 ‘너랑 친구 못해’는 자신을 단순한 장난감으로만 여기는 여자친구를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곡이다. 팀명에서 출발한 뱀파이어 콘셉트를 기반으로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과 강렬한 안무를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를 그린다.

엠파이어가 ‘너랑 친구 못해’로 선보인 뱀파이어 콘셉트는 1월 빅스의 ‘다칠 준비가 돼 있어(On and On)’와 자주 비교 선상에 올랐다. 또 사랑에 빠진 좀비를 표현했던 샤이니의 ‘Why So Serious?(와이 소 시리어스)’와 인간을 사랑한 늑대로 분한 엑소의 ‘늑대와 미녀(Wolf)’ 등 앞선 그룹들에 이어 판타지 콘셉트를 들고 나온 만큼 엠파이어만의 차별화가 있는지 궁금했다.

“일단 엠파이어라는 이름부터 ‘뮤직(Music)’과 ‘뱀파이어(Vampire)’의 합성어다 보니 데뷔곡을 뱀파이어 콘셉트로 꾸몄는데 아무래도 선배님들과 겹쳐 보일 수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엠파이어만의 무대를 많이 못 보여 드렸으니까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면 기존 판타지 콘셉트의 답습이 아닌 엠파이어 자체로 봐 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태희)

대기실을 함께 자주 썼다는 엑소, 현대무용 안무의 아름다움이 인상 깊었다는 선미, 데뷔 전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던 빅뱅과 슈퍼주니어 등 다양한 선배 가수와 친분을 쌓고 싶어 하는 엠파이어는 친해지고 싶은 만큼 닮고 싶은 가수들의 이름을 늘어놓으며 눈을 반짝였다.

“데뷔 전부터 정말 팬인 JYJ 김준수 선배님과 얼마 전 우연히 마주쳐서 CD를 드렸을 때 정말 긴장되더라고요. 반갑게 맞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또 김준수 선배님이 트위터에 글을 남겨 주신 덕에 각국에 있는 선배님의 팬분들께 온갖 외국어 메시지를 받았는데 번역 앱을 사용해서 일일이 실시간으로 확인했어요. 엄청나게 큰 힘이 됐고 저도 꼭 김준수 선배님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태희)

“신화 선배님들은 가요계에서 가장 오래된 아이돌이시잖아요. 저희 엠파이어도 신화 선배님들처럼 다 같이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하루)

“롤모델인 비스트 선배님들, 특히 양요섭 선배님을 굉장히 사랑해요. 직접 방송국에서 마주치니까 신기한 마음도 들고 저를 한 번이라도 더 보여드리려고 최대한 많이 인사드리느라 바빴어요. 평소 실력도 인지도도 뛰어난 그룹인데 겸손함을 잃지 않고 신인의 자세를 유지하시는 모습을 본받고 싶은 마음이 커요.”(티오)

하루에도 수많은 팀이 등장했다 사라지는 가요계에는 데뷔곡을 발표하고 무대 한 번 못 오르는 팀들도 허다하다. 그나마 인지도를 쌓고 높은 인기를 얻어도 가수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나 ‘아이돌’이라는 이름만으로 아티스트와 구별돼 편견 속에 판단되기도 한다. 엠파이어가 생각하는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차이점은 뭘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티스트가 자신의 색깔과 세계를 음악에 담는다면 아이돌은 10대를 비롯해 확실한 팬덤을 갖고 있어서 모범이 되고 모델이 돼야 하는 존재인 것 같아요.”(티오)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차이를 구분 짓기보다 아이돌로 시작했어도 스스로 노력하고 활동하면서 보여주거나 들려주고 싶은 것들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아티스트라고 불릴 수 있지 않을까요?”(태희)

   
ⓒ 벤자민엔터테인먼트

▶ “엠파이어로 보여줄 것 많이 남아 있어”

뱀파이어에서 출발한 팀명과 콘셉트로 활동하고 있지만 한 가지 콘셉트만을 고집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만큼 앞으로 엠파이어라는 이름 아래 선사할 무대와 색다른 모습들을 위해 준비한 것도 많을 터. 멤버들은 이를 기다렸다는 듯 무궁무진한 희망 사항을 쏟아냈다.

“섹시한 느낌의 콘셉트를 해 보고 싶어요. 크리스 브라운의 ‘Take You Down(테이크 유 다운)’ 같은 끈적한 음악이요. 야성적인 모습도 좋고요.”(태희)

“아직 남자 그룹이 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티아라 선배님들의 ‘Roly-poly(롤리 폴리)’ 같은 복고풍 곡을 남자 버전으로 하고 싶어요. 교복 입고. 외모적으로는 지금 머리를 길러서 여성스러운 느낌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파격적으로 변신하고 싶어요. 머리도 짧게 자르고 근육도 만들고요.”(하루)

“빅뱅 선배님들의 ‘Fantastic Baby(판타스틱 베이비)’처럼 자유롭게 무대에서 놀 수 있는 일렉트로닉 힙합 장르가 끌려요. 또 다른 얘기지만 제가 시크하고 말을 많이 하지 않아서 그런지 팬분들이 절 무서워하세요. 그래서 다정다감하진 않더라도 무섭지는 않게 바꿔봐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유승)

“블락비 선배님들 무대가 정말 멋있더라고요. 블락비 선배님들과 빅뱅 선배님들 특유의 힙합 풍을 섞어서 해 보고 싶어요. 무릎 꿇고 봐야 할 정도로 굉장히 세고 강렬한 콘셉트로요. 욕심이 많다 보니 춤도 랩도 더 눈에 띄게 보여드리고 싶은데 저 하기 나름이겠죠.”(제리)

“지금은 ‘너랑 친구 못해’로 퍼포먼스가 부각되는 무대를 보여드리고 있지만 비스트 선배님들의 ‘비가 오는 날엔’이나 ‘내가 아니야’처럼 부드러우면서 카리스마 있는, 보컬과 랩을 좀 더 어필할 수 있는 노래도 해 봤으면 좋겠어요. 겉모습에서 보이는 카리스마가 아닌 노래로 카리스마를 풍길 수 있게요.”(티오)

“노래는 어떤 장르라도 상관없이 좋아요. 옛날 스타일, 역사적인 중세 느낌의 뮤지컬 의상을 입는 무대를 해 보고 싶어요. ‘레 미제라블’ 같은 콘셉트로요. 무대 외에서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싶어요.”(레드)

유승은 지난 6월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연출 주성우 | 극본 구현숙)에서 도도희(박준금 분)의 아들 엄슬홍 역으로 연기 활동에 나서며 다른 멤버들보다 먼저 안방극장에 얼굴을 알렸다. 엠파이어로 데뷔하기 전부터 음악 외 분야이자 개인 활동에 손을 뻗은 셈이다. 유승처럼 그룹 멤버가 다른 분야에 홀로 진출해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는 일은 이미 흔한 풍경이다.

“일단 엠파이어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엠파이어가 자리를 잡으면 다음 작품도 물색해야죠.”(유승)

“예능프로그램에 많이 나가고 싶어요. MBC ‘무한도전’이나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정글의 법칙’ 등 욕심나는 프로그램이 정말 많아요. 정글에 간다면 이구아나 같은 오지 음식도 잘 먹을 수 있어요. 제게 주어진 일이라면 못 할 게 없으니 제 재밌는 면과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티오)

“여행을 다니거나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는 음식 프로그램, Y-STAR ‘식신로드’ 같은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싶어요.”(레드)

어쩌면 이들에게 공통점이라곤 음악밖에 없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개개인의 개성과 취향이 뚜렷한 엠파이어는 그만큼 보여줄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청년들이다. 이들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모습을 보인 순간을 꼽자면 팬을 생각하는 마음을 밝힐 때였다.

“더운 날씨에도 매번 방송을 보러 와 주시고 늘 감사하게 생각해요. 한 분 한 분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리지는 못하지만 항상 마음속으로 잊지 않으려고 해요.” (하루)

“어제도 팬분들께 받은 편지를 읽었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비록 얘기도 제대로 못 해 드리지만 조금씩 이해해 주시고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리)

“팬분들이 ‘내가 엠파이어를 좋아하길 잘 했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게 해드리고 싶어요.”(레드)

엠파이어는 “뱀파이어가 피를 먹으면서 죽지 않고 오래 살듯이 음악을 먹고 사는 엠파이어의 또 다른 주식이 있다면 팬분들의 사랑”이라고 말하며 쑥스러운 듯 웃어 보였다. 음악과 더불어 팬들의 사랑을 먹으며 오랫동안 좋은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포부를 가진 엠파이어가 그들의 바람대로 올 연말 신인상을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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