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설국열차’ 고아성 “‘설국열차’? 훗날 스치듯 떠올려질 영화”
[SS인터뷰] ‘설국열차’ 고아성 “‘설국열차’? 훗날 스치듯 떠올려질 영화”
  • 승인 2013.08.1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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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색깔을 가진 배우 고아성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임형익 기자] 20대 초반의 나이에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있을까? 지난 2004년 아역을 시작으로 데뷔 10년 만에 영화 ‘설국열차’를 통해 할리우드에 자신의 얼굴을 내비친 배우 고아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31일 개봉한 ‘설국열차’에서 고아성은 ‘괴물’에 이어 7년 만에 봉준호 감독, 송강호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 사이에 그는 아역에서 성인배우로 성장했고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개봉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흥행을 비롯한 여러 가지 요소에 처음으로 신경이 쓰이는 것 같아요. 이전에는 제가 신경 쓸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제 이름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인터뷰 일정도 관객 분들을 만나러가는 자리도 정말 재미있어요. 열심히 해야죠.”

   
다양한 색깔을 가진 배우 고아성 ⓒ SSTV 고대현 기자

◆ “봉준호 감독님, 예쁜 장면은 언제 쯤?”

“사실 처음 봉준호 감독님이 ‘같이 하자’고 하셨을 때는 이렇게 큰 작품인지 몰랐어요. 하지만 시나리오가 수정되고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제게 주워진 시간을 헛되게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요나’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고요. ‘요나’가 주체적인 캐릭터라 연기를 하는데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배우로서) 정말 좋은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괴물’에 이어 ‘설국열차’에도 출연하며 봉준호 감독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고아성. 봉준호 감독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사실은 감독님이 ‘괴물’ 촬영을 마치고 ‘다음에는 예쁜 카페에서 예쁜 대사를 하는 것 찍자’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설국열차’ 시나리오를 받고 예쁜 장면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없더라고요. 이번에도 제게 똑같은 말씀을 하시던데, 다음에 시나리오를 주시면 미리 확인해봐야겠어요.(웃음) 혹시 안 나오면요? 그래도 당연히 해야죠. 제 첫 영화가 ‘괴물’이거든요. 영화와 관련된 처음은 모두 다 감독님과 연관이 돼 있어요. 그렇다보니 감독님에게 무한한 신뢰감이 가는 거 같아요.”

   
다양한 색깔을 가진 배우 고아성 ⓒ SSTV 고대현 기자

◆ “할리우드 배우들과의 작업? 의외로 편하더라”

‘설국열차’에서 고아성은 얼마 전 한국을 내한했던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등 할리우드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만큼 고민도 많았을 법 한데 그에게서 의외로 편안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촬영을 하기 전에는 고민이 있던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소통하는데 있어 대사가 전부가 아니더라고요. 눈빛, 상대방의 리액션 등 다양한 부분을 소통하는데 사용할 수 있어요. 그래서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웃음) 개인적으로는 틸다 스윈튼이나 이완 브렘너 같은 스코틀랜드 출신들과 코드가 맞더라고요. 특히 틸다 스윈튼의 경우에는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문득 함께 있었던 순간과 그의 말 한 마디가 생각이 나더라고요. 사전 준비도 철저하고 정말 몰입도 좋은 배우였어요.”

이어 고아성은 ‘괴물’에 이어 함깨한 선배배우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7년 전에 처음 뵈었을 때는 ‘아저씨’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선배님’이라고 부르고 있어요.(웃음) 예전에는 너무 어려서 뭔가를 상의하는 게 불가능했다면 이번에는 선배와 후배로서의 대화가 좀 가능해진 거죠. 선배님께서 ‘30분간 외국 배우들과 영어 대사를 듣던 관객의 시점이 바뀌는 부분에 우리가 등장하지만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셨는데 덕분에 연기 이외에 영화 속 역할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 거 같아요.”

   
다양한 색깔을 가진 배우 고아성 ⓒ SSTV 고대현 기자

◆ “‘설국열차’에 대한 평가? 너무 빠르지 않나?”

봉준호 감독이 4년 만에 완성한 ‘설국열차’의 베일이 지난 31일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설국열차’는 개봉과 동시에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지난 11일에는 개봉 12일 만에 관객 600만 돌파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봉 초반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과 평론가들은 ‘설국열차’에 대해 엇갈리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아성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개봉 후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사실 조금은 섭섭한 마음이 들었어요. 이제 개봉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설국열차’에 대한 평이 너무 빠르게 내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조금은 천천히 평가를 내리시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몇 일 후 막연히 그려지는 느낌들이 있잖아요. 그렇게 떠올려보신다면 ‘설국열차’가 조금 더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말미 고아성은 “사실 한 온라인 영화 사이트에 ‘설국열차’가 떠 있어서 ‘평점과 평을 적어볼까’하는 잠시나마 했었다”며 “결국 평점은 점수를 매기지 않고 평에만 ‘아주 멋 훗날 깨닫게 되는 영화’라고 적었다”고 밝혔다. 그의 바램처럼 ‘설국열차’가 후일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영화되기를 기원해본다.

한편 영화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의 멈출 수 없는 반란을 담은 영화로 크리스 에반스, 송강호, 틸다 스윈튼, 고아성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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