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미스터 고’ 김용화 감독 “왜 매번 도전하느냐고요?”
[SS인터뷰] ‘미스터 고’ 김용화 감독 “왜 매번 도전하느냐고요?”
  • 승인 2013.07.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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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감독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SSTV l 임형익 기자] 4년에 가까운 제작기간을 거친 영화 ‘미스터 고’가 드디어 오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를 넘어 아시아 최초 풀 3D로 만든 ‘미스터 고’는 할리우드의 유명 3D 스튜디오들에 못지않다. 그래서인지 지난 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서 만난 김용화 감독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녹아있었다.

“4년 전 ‘미스터 고’를 만들기로 결심한 후부터 매 순간 포기하고 싶었어요.(웃음) 하지만 자신감을 갖고 끝까지 밀고 나가자는 생각을 하게 됐죠. 배급사부터 회사 스태프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근데 이렇게 마음을 먹었어도 개봉 날이 가까워질수록 부담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웃음)”

   
김용화 감독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중국과의 합작? 정말 맨발로 뛰어들었다”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는 중국 3대 메이저 스튜디오인 화이브라더스로부터 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화이브라더스에게 합작을 제의할 수 있었던 그의 전작 ‘미녀는 괴로워’ 때문이였다. ‘미녀는 괴로워’는 중국 내 불법다운로드 건수가 1억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었다.

“‘미녀는 괴로워’ 덕분에 ‘미스터 고’ 시나리오가 나오자마자 중국으로 향했어요. 극중에 사실 쓰촨성 대지진이나 중국 사채업자 캐릭터 등 중국 쪽에서 보면 불편할 수도 있는 장면이 들어있음에도 바로 500만 불 투자를 받게 됐죠. 화이브라더스 측에서 미리 정해진 라인업 때문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지 못하는 점을 미안하게 생각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제작비가 150억 원이 넘어가는 영화를 만들면서 한국 시장만을 염두하는 건 감독으로서 직무유기라 생각해요. 그래서 화이브라더스를 직접 찾아가 투자 제안을 했던거고요.”

   
영화 ‘미스터 고’ 포스터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왜 자꾸 도전하느냐고요?”

김용화 감독은 데뷔작인 ‘오! 브라더스’ 314만 동원을 시작으로 ‘미녀는 괴로워’ 662만 전작인 ‘국가대표’로 848만 명을 모으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흥행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 그가 왜 차기작에서는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지 조금은 의문이 들었다.

“한 감독이 본인이 잘하는 것만 계속하는 게 옳은 것일까요?(웃음) 전작이 잘 됐다고는 이유로 그걸 더 잘해보려고 하기보다는 활동적 타성에 젖어들지 않고 스스로를 깨야한다고 생각했어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를 만들었던 감독이 ‘미스터 고’ 같은 영화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것이 제게는 큰 의미고요. 또 ‘인디아나존스’ ‘백 투 더 퓨쳐’를 보며 영화감독의 꿈을 키워왔기 때문에 3D 영화에 대한 동경도 있었고요.”

이어 김용화 감독은 ‘미스터 고’의 3D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스토리가 강조된 작품이라고 밝혔다. 영화 속에 두 가지를 모두 구현해내기란 쉽지 않았을 터.

“촬영을 마친 후 스태프들이 1년 동안 밤낮없이 후반 작업을 진행했어요. 그래서 132분짜리 ‘미스터 고’ 한편이 탄생하게 된 거죠. 고릴라 ‘링링’이 등장하는 컷은 한 컷에 3,000만원이 투입됐어요. 그러다보니 촬영할 때 모든 상황이 완벽해야 했고요. 그렇지만 ‘미스터 고’가 기술력에만 의존한 영화는 아니에요. ‘미스터 고’는 아시아 전역에서 개봉되다보니 한국 관객들에게도 매력적이지만 아시아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신파를 배제하게 됐고요. 외국에 가서 ‘국가대표’를 보는데 관객들이 한참 웃다가 마지막에 신파로 흐르니 감동을 하기 보다는 의문점을 가지더라고요. 제 영화만 그런 줄 알았는데 외국에서 보기 되는 한국 영화의 대부분의 모두 그런 반응이였어요. 그러다보니 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썼죠.”

   
김용화 감독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서교와의 만남, 난 복 받은 감독”

김용화 감독은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 전작에서 함께 배우 성동일, 그리고 아시아의 ‘다코타 패닝’으로 불리는 서교를 캐스팅했다.

“서교의 경우에는 투자에 참여한 중국 스튜디오 화이브라더스에서 추천을 받은 케이스에요. ‘장강 7호’에 나왔다는 것 외엔 아무 정보도 없어서 일단 미팅을 가졌죠. 그런데 만나보니 굉장히 똑똑한 배우더라고요. ‘미스터 고’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많은 리허설은 해야되고 한국어 대사도 소화해야 된다고 했는데 놀랍게도 촬영 전에 모든 걸 준비해왔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인터뷰 말미 김용화 감독은 스타 캐스팅의 부재를 묻는 질문에 대해 “‘미스터 고’에는 고릴라 링링이 있었으니까 주연캐릭터에 꼭 스타를 기용해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라며 “임펙트를 주기 위해서 오히려 조연은 인지도 있는 배우가 맡아야한다. 이야기에 자신이 있다면 굳이 주연을 스타급으로 캐스팅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하며 캐스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하기도 했다.

쉬운 길이 있지만 매 작품마다 어려운 길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김용화 감독. 그가 ‘미스터 고’를 통해 할리우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한국영화의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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