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마이 라띠마’ 유지태 “감독은 힘든 직업, 하지만 더 하고파”
[SS인터뷰] ‘마이 라띠마’ 유지태 “감독은 힘든 직업, 하지만 더 하고파”
  • 승인 2013.06.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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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임형익 기자] 여러 편의 단편을 통해 우리를 놀라게 했던 배우 유지태가 이번에 자신의 첫 장편연출작 영화 ‘마이 라띠마’로 돌아왔다. 15년 전 처음 시나리오를 구상했다는 유지태 감독을 지난 31일 서울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만났다.

“사실은 빨리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작자들을 만나서 영화를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잘 실현되지 못했죠. 그러다보니 감독님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웃음) 배우생활을 하다가 감독데뷔를 하게 된 게 정말 도움이 되는 듯해요. 배우들이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느낄 수 있잖아요. 아마 바로 감독으로 데뷔했다면 깊이 마음속으로 느끼지 못하고 연출을 하지 못했을 거 같아요.”

   
유지태 ⓒ SSTV 고대현 기자

◆ “배우와 감독, 둘 다 놓칠 수 없는데. 어쩌죠?”

지난 1998년 영화 ‘바이준’으로 데뷔한 유지태 감독은 그동안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 그가 데뷔 전부터 꿈꾸던 장편연출을 맡았다는 소식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제 꿈은 좋은 배우와 감독이 되는 거예요. 두 가지를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마이 라띠마’를 통해 많은 부분이 해소가 됐어요. 사실은 단편 영화를 만들다보니 일부 사람들로부터 ‘장난처럼 영화를 연출하려고 한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은 덜 해진 듯해요. 진정성을 알게 된 거 같아요.”

‘마이 라띠마’ 개봉에 앞서 유지태 감독은 ‘사회문제’를 다룬 여러 편의 장편영화를 선보였다. 그래서일까? 그는 신인연기자들과 스태프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관심이 많다.

“‘마이 라띠마’를 통해 우울해보이지 않게 ‘사회문제’를 다루면서 관객들과 소통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는 소재나 주제는 무거운 편이지만 기술적인 부분이나 스토리적인 부분은 상업영화와 비슷하게 보이도록 만들었고요. 절 믿고 따라온 스태프들을 보면 책임감과 사명감이 생기는 거 같아요. 주위를 둘러보면 너무 힘든 분들이 많잖아요. 제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들이 고맙고. 그만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20만 정도는 들어야하는데(웃음). 그리고 제 진심을 알아주는 관객들도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이어 그는 제작초기 당시 투자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른 상업영화에 비해 적은 규모의 투자임에도 개봉을 시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정말 투자가 안 되더라고요. 안 만나본 사람이 없었는데. 배우였으면 보지 않아도 경험하지 않아도 됐겠죠. 하지만 포기했다면 제 정체성을 잃어버렸을 거 같아요. 죄의식이 가득해지고요. ‘마이 라띠마’를 통해 차기작에 대한 좋은 원동력을 받고 싶어요. 참 태국 엄마가 나오는 장면의 배경은 CG팀이 가지고 있던 소스로 마무리 지은 거고요. 엔딩도 지금과 달리 태국으로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마무리하고 싶기도 했는데 몇 부분에서 예산적으로 확충이 안됐죠. 하지만 아쉽지는 않아요.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유지태 ⓒ SSTV 고대현 기자

◆ “관객들의 작은 인식변화를 꿈꾼다.”

유지태 감독이 ‘마이 라띠마’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건 무엇이였을까? 그는 질문에 잠시 고민을 하더니 그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인터뷰 내내 진지함을 이어가던 유지태 감독은 이 질문에 대한 답에서 유난히 더 깊은 진지함이 엿보였다.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는 이주여성 분들의 어려움을 공감하지만 이런 분들만 계시다고 착각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처음에 ‘마이 라띠마’에서 이주여성 분들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고 하니 ‘우리들을 너무 어둡게 만들지 말아달라’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애기를 하다보니 어두운 부분들이 점점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런 사례들을 보고 덮고 갈 것인가. 아니면 문제 제기를 헐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생각하기도 했고요. 기업의 제도권에서 영화를 만들면서 작은 인식변화를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들의 아픔을 공유하고 위로해주고 싶고요. 상처가 나고 고름이 나면 벗겨내고 소독을 해야 비로소 새 살이 돋아나는 것 처럼요.”

인터뷰 말미 ‘영화감독으로서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유지태 감독은 “큰 예산을 운용할 수 있는 자기 색깔을 가진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감독 겸 배우가 되고 싶다”며 “그렇다고 억지로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면 하면 사고가 나니 현명하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몇 년 후 그가 배우 겸 감독으로서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관객들에게 찬사를 받을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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