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박세영 “1월 28일에 시작해 1월 28일에 끝냈다”
[SS인터뷰] 박세영 “1월 28일에 시작해 1월 28일에 끝냈다”
  • 승인 2013.02.19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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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이현지 기자] 지난 1월 종영한 ‘학교 2013’에는 선생님 장나라, 최다니엘, 박해미 등을 제외하고는 연기 경험이 많지 않거나, 데뷔작인 신인 배우들이 출연했다. 이 신인 배우들은 오디션은 물론 자기 소개서를 쓰며 자신을 알렸다. ‘승리고 김태희’를 맡은 박세영도 마찬가지였다.

“자기소개서를 자필로 쓰라고 하시는데 고등학생의 감수성으로 돌아가 줄이 있는 공책에 썼어요. 제 과거를 돌아보는데 옛날 생각이 나더라고요. 일기처럼 앞 뒤를 꽉꽉 채웠는데 낱장으로 내야 한다 길래 ‘쭉’ 찢어서 냈죠. 송하경이 정말 하고 싶었어요. 근데 남자 배우가 이종석이라고 하시더라고요. 키가 180cm인데 너 할 수 있냐고. 키 높이를 신던지, 구두를 신던지 비주얼은 노력하겠다고 했어요. 마지막 오디션을 볼 때는 교복도 빌려서 입고 갔어요. 확정된 배우들이 오는데 내가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리딩하면서 송하경을 하는데 ‘내가 됐구나’ 싶었죠.”

“1등급끼리 S대 가자고 만든 스터디 아니었어? 네들 중 1등급이 누가 있어?” ‘학교 2013’ 속 송하경은 S대 밖에 모른다. 언니, 오빠가 S대에 알아서 입학했고 엄마는 대학 교수다. 스펙을 쌓기 위해서 논술 대회에 나가고 싶었지만 친한 친구에게 기회가 돌아가자 “네가 그게 무슨 소용이냐”란 말도 서슴지 않았다.

“송하경이 나쁘게 보일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하경이에게는 그게 당연해요. 나쁜 거 알면서도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 친구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공부가 중요한 애니까요. 친구들과 우정을 나눌 시간도 사치에요. 남순이가 회장이 됐을 때는 정말 걱정이 많았죠. 내가 일을 많이 해서 시간을 빼앗길 수도 있잖아요. 정말 공부하는 학생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학생들이 얼마나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는지 전해주고 싶었어요. 학생들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게 아니라 속사정도 들어봐 줬으면 해요.”

   
박세영 ⓒ SSTV 고대현 기자

이렇게 자기 밖에 모르는 하경이가 달라지고 있었다. 최다니엘이 재능기부를 위해 승리고에 왔을 때는 인사 대신 “저 아는 척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부탁한다. 교실에서 친구들의 잡담에 이어폰을 꽂은 송하경은 어느새 인가 친구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고 있었다. 송하경이 달라지게 된 계기를 묻자 박세영은 “붕붕주스”를 꼽았다.

“하경이가 시험 기간에 붕붕주스를 마시고 쓰려졌을 때 친구들이 병실에 함께 가거든요. 친구들에게서 마음을 느낀 것 같아요. 그리고 그때 힘든 걸 얘기 안하는 하경이가 정인재 선생님께는 ‘저 시험 못 봤어요’라며 속마음을 털어 놓잖아요. 그게 아마 하경이가 변한 첫 번째 모습인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스트레스가 끝까지 찼을 때 강주 손을 다치게 하잖아요. 그때 정인재 선생님이 또 안아주세요. 강주에게 각서를 쓰라고 강요하는 엄마를 보면 창피하고 억울하죠. 그게 현실이었으니까요. 그때 소통과 사랑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전교 1등을 유지하며 스펙 쌓기에 여념 없는 송하경은 어느 날 학교폭력위원회의 가해자가 됐다 다시 피해자가 된다. 오정호(곽정욱 분)이 밀친 책상에 다치고, 오정호는 퇴학 위기에 처했다. 수업 분위기를 망치고 학급에 위협을 주는 오정호가 사라지는 것이다.

“오정호가 밉지만 미안하죠. 오정호도 학생이잖아요. 학폭위가 열리지 않게 학교를 뛰쳐나간 것은 하경이를 위한 거예요. 그 담을 넘는 게 ‘나’를 넘어 섰다는 느낌이겠죠. 나에게 자유를 주고 그만 힘들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죠. 송하경을 연기한 저도 1회의 하경이를 보내주는 느낌이 들었어요. 굉장히 많이 웃고 즐거웠거든요.”

친구에게 각서를 강요하는 엄마 때문에 창피하고 시험 못 봐서 속상하고. 박세영이라면 송하경처럼 살지 않았을 거다.

“저였으면 공부라는 틀에 박혀서 힘들어 하고 압박 속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지 않았을 거 같아요. 그 상황을 못 견뎠을 거예요. 나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이야기 했겠죠. 17년을 그렇게 살지 않았을 거예요. 마음의 문을 닫지도 않고 엘리트 언니, 오빠에게 손을 내밀 거예요. 혼자서 힘든 싸움을 하고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겠죠.”

   
박세영 ⓒ SSTV 고대현 기자

‘학교 2013’이 시작할 때 시청자들은 이종석과 박세영의 러브라인을 예상했다. 하지만 ‘학교 2013’ 속 러브라인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리고 ‘학교 2013’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진짜 이야기를 그렸다. 박세영도 사라진 러브라인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고남순 캐릭터를 좋아했어요. 송하경을 하면서 그 마음이 커지기도 했고요. 남순이가 멋있잖아요. 지난 3개월 동안 남순이를 사랑했어요. 개인적으로 사랑앓이를 했죠. 촬영하면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종영하고 나니까 아쉬움이 없네요.”

김우빈은 이종석과 박세영의 핑크빛 기류를 폭로했다. ‘학교 2013’ 스페셜 영상에서 귓속말을 하는 박세영을 두고 김우빈은 “사귄다”고 놀렸다.

“장난 친 거예요. 몸이 안 좋아서 이종석 씨에게 먼저 간다고 했어요. 카메라가 있는 것을 보고 이종석 씨가 ‘이렇게 수작을 부린다니까요’라고 한 거예요. 촬영할 때는 남자랑 여자랑 얘기만 해도 ‘쟤네 왜 얘기해? 사귀나?’ 이러면서 고등학생처럼 놀렸어요. 우리끼리 있을 때는 괜찮은데 카메라가 있잖아요. 그때 한창 남순이와 흥수의 인기가 치솟을 때가 장난으로라도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죠.”

   
박세영 ⓒ SSTV 고대현 기자

지난 해 데뷔한 박세영은 1년 동안 5편의 작품에 얼굴을 비쳤다. ‘내일이 오면’을 시작해 ‘사랑비’ ‘적도의 남자’ ‘신의’ ‘학교 2013’에 출연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하지만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이 남았다.

“박세영이란 배우를 두고 믿고 보는 배우란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어떤 역할이 주어졌을 때 제대로 소화하는 배우요. 1년 전에 제가 이런 모습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최선을 다하고 제가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박세영의 꿈은 어려서부터 연기를 하는 거였다. 중학교 때에는 ‘어사 박문수’에 출연했다. 고등학교도 안양예고를 진학했다. 부모님은 “열심히 할 수 있으면 해라. 제대로 못할 거면 때려쳐라”라고 따끔한 소리를 하면서도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리고 박세영은 이제 정말 배우가 됐다.

“‘내일이 오면’에 제가 첫 출연한 게 2012년 1월 28일에 했어요. 그날이 데뷔인데 ‘학교 2013’ 최종회가 방송된 날이 2013년 1월 28일이더라고요. 정말 1년을 꽉 채워서 했어요. 의미가 깊어요. 이렇게 많은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은 소속사 식구들의 도움이 컸죠. 오디션을 본 기회를 주셨다는 게 감사해요. 지난 한 해 동안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작품을 만났어요.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잖아요. 복 받았으니 그 복을 잘 쓸 수 있도록 2013년에도 열심히 달려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