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타워’ 설경구 “유해진은 나더러 ‘큰언니’ 같대요”
[SS인터뷰] ‘타워’ 설경구 “유해진은 나더러 ‘큰언니’ 같대요”
  • 승인 2013.01.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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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성격이 매력인 배우 설경구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작품 속에서 주로 무겁고 진지한 역할을 맡아 극에 확실한 무게감을 실어주는 배우, 설경구.

“이상하게 무거운 역할만 들어온다”는 그의 투정 아닌 투정에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이 배우의 연기력에 대해 날을 세우며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다수의 젊은 배우들이 ‘존경하는’ 혹은 ‘닮고 싶은’ 선배로 그를 꼽아온 것을 얘기하자 “에이, 그건 옛날 얘기겠죠”라며 손 사레를 친다. 심지어 누가 그러더냐며 구체적으로 묻기까지 한다.

최근 ‘타워’(감독 김지훈)에서 함께 연기한 신인배우 도지한을 예로 들었더니 “같이 출연했으니까 예의상 그리 말하는 것이 아니겠냐”며 크게 웃어 보인다. 그러나 내심 기분이 좋아보였다.

설경구의 실제 성격은 그랬다. 하고 싶은 말은 하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묻는 시원하고 거침없는 성격. 거기에 ‘유쾌함’이라는 조미료도 살짝 들어가 있었다.

그의 이러한 성격처럼 지난해 12월25일 개봉한 ‘타워’ 역시 시원하게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타워’는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섰으며 12일 만에 300만, 그리고 18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시원한 성격이 매력인 배우 설경구 ⓒ SSTV 고대현 기자

▲ “촬영 중 불과의 사투? 벌인 적 없다”

‘타워’는 108층 초고층 빌딩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설경구는 불과 싸우는 소방대장 강영기 역할을 맡았다. 불과 사투를 벌이며 촬영 도중 고생도 많았을 법 하지만 그는 “힘들다고 기사가 나가니까 창피하다”고 했다.

“실제 소방관에 비하면 저는 했다고 할 수가 없어요. 그 분들은 정말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그런 일을 하고 계시죠. 큰 불일 때는 목숨을 걸고 나가야하니까요. 저는 그저 촬영을 했을 뿐인데 무슨 ‘고생을 했다’ 이런 건 창피해요. 사투 벌인 적 없고 안전장치도 다 해놓고 찍었죠. 그래도 힘드니 그 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실제 소방관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던 설경구는 그들이 ‘국민의 심부름꾼’ 같다고 했다. 이번 촬영을 통해 그들에 대한 마음이 각별해졌단다. 힘들었던 촬영으로는 손예진과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에 갇힌 장면을 꼽았다.

“엘리베이터에서 갇힌 상태로 직하강 하는 장면이었는데, ‘컷’하면 올라오고 내려갔다가 또 올라오는 것을 반복하니까 힘들더라고요. 천장에서 훅 떨어지는 장면을 4일 찍었는데 폐쇄공포증도 생기려고 하고. 세트다 보니 입 밖으로 말은 못했죠.”

   
시원한 성격이 매력인 배우 설경구 ⓒ SSTV 고대현 기자

▲ “술 마셔야 친해져”

설경구는 홍일점 손예진을 다른 배우에 비해 많이 챙겨주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실제로 손예진은 ‘타워’ 촬영장의 꽃이었다는 후문) 더불어 그는 손예진의 긍정적 마인드를 칭찬했다.

“10월에 고양 수조세트장에서 물 장면을 찍었어요. 정말 추워요. 수트가 있긴 한데 수트 안에 물이 들어갈 때 죽고 싶죠.(웃음) 그걸 며칠을 찍었는데 (손)예진이는 물놀이처럼 생각하고 즐거워하더라고요. (손예진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주위에 좋은 전염이 됐던 것 같아요.”

촬영 당시를 회상하던 설경구의 표정은 밝았다. 실제로 촬영 현장은 굉장히 즐거웠단다. 술자리도 많이 가졌다.

“사실 저도 굉장히 내성적이에요. 작업을 할 때는 술을 먹어야 친해져요. 찔끔찔끔 마시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웃음) 한 번에 대여섯 잔 마시고 나면 후배들도 좀 풀어지고 같이 즐겁죠.”

   
시원한 성격이 매력인 배우 설경구 ⓒ SSTV 고대현 기자

▲ “김새론이 ‘연기가 뭐냐’ 묻길래…”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설경구를 잘 따르는 후배들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는 아역배우 김새론마저 반하게 한 ‘마성의 남자’이기도 하다. 설경구는 김새론의 이름을 듣자마자 크게 웃었다. 과거 한 작품 속에서 부녀로 호흡을 맞춘 것처럼 실제 아빠 같은 애정이 느껴졌다.

“당시에 새론이는 저랑 오래 촬영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그때 기억이 강렬한 것 같더라고요. 어느 날 새론이한테 문자가 왔어요. ‘내 마음은 아무도 몰라요. 내 평생 10년을 살았는데 오직 아빠만이 내 마음을 아는 것 같아요’라고. 하하. 아이가 쓰는 표현은 아니잖아요. 정말 어른스러워서 깜짝 놀랐죠.”

또한 김새론은 선배 배우 설경구에게 밤 열두시가 다 된 시간에 “연기란 뭐냐”는 심오한 질문을 던진 적도 있단다. 그의 대답이 뭐였냐고?

“그건 왜? 나도 모르는데…. 알면 재미없어질걸.”

본인 스스로도 재미있다는 듯 껄껄 웃는다. 유쾌한 그의 말투와 제스처에 기자가 즐거워하자 설경구는 인터뷰 말미 한마디 덧붙였다.

“예전에는 악에 받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나 봐요. 지금은 많이 편해졌죠. 유해진은 나보고 ‘큰언니’ 같다던 걸요. 하하.”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압도하던 배우 설경구는 술 한 잔 기울이며 인생 얘기를 하고픈 그런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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