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타워’ 손예진의 고백 “나는 29살 때 많이 어려웠다” ①
[SS인터뷰] ‘타워’ 손예진의 고백 “나는 29살 때 많이 어려웠다” ①
  • 승인 2013.01.0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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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만인의 연인’이라는 수식어가 손예진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을까. 흰 피부에 사슴같이 큰 눈,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데뷔와 동시에 남심을 사로잡았던 그녀.

영화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드라마 ‘여름 향기’에서 극강의 청순미를 뽐냈던 손예진은 이후 ‘작업의 정석’ ‘연애시대’ 등을 통해 변화를 거듭하면서 연기로도 더욱 인정을 받게 됐다.

사실 손예진의 매력은 한 가지 모습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그는 선과 악을 묘하게 넘나드는 얼굴과 여성스러운 매력 속에 치명적인 유혹의 분위기를 담아낸다.

한없이 착해 보이지만 강단이 있고, 새침해 보이지만 털털한 구석이 더 많다. 본인 스스로도 ‘지극히 여성스러운’ 성격은 아니라고 고백했다.

   
손예진 ⓒ SSTV 고대현 기자

◆ ‘예민한 성격’에서 탈피하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타워’(감독 김지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설경구는 그를 ‘긍정의 아이콘’으로 꼽았다. 이에 대한 손예진의 솔직한 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

“원래는 예민한 편이었어요. 감정을 섬세히 다루는 역할을 주로 해오다보니 현장이 행복하지 만은 않았죠. 영화 작업이나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 좋은 부분은 있었지만 항상 긴장의 고삐를 놓지 못하는 그런 심정이었거든요.”

하지만 이번 작품 ‘타워’는 멀티캐스팅이 빛나는 영화다. 설경구 김상경 안성기 차인표 등 굵직한 배우들이 여럿 출연한다.

“이번에는 모든 게 좋고 편했어요. 많은 이들과 하는 작업이 처음이다 보니까 에너지를 흡수하게 되는 거예요. 서로 똘똘 뭉치게 되고. 오히려 움츠렸던 부분이 더 편하게 됐죠. 현장이 저를 그렇게 만들었어요.”

영화 촬영 당시 많은 배우와 제작진들의 배려 속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그. 사실 손예진이 좀 더 너그러워 진 것은 세월의 영향도 있다.

“여유와 편안함이 생겼어요. 내가 이렇게 편해질 수 있는 가에 대해 스스로 놀랐죠. 오히려 저는 스물아홉 살 때가 훨씬 더 어려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사람을 만나는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고 신뢰가 쌓인 부분도 있었고요.”

   
손예진 ⓒ SSTV 고대현 기자

◆ 첫 블록버스터 도전

그는 과거에는 행동 하나 하나가 조심스럽고 두려웠다고 했다. 어떠한 행동을 했을 때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움츠려들게 되고 닫아두게 되던 것들이 많았다고. 그러나 삼십대에 접어든 지금은 활짝 열리게 됐다.

“성격이 완전히 변했다”면서 환하게 웃어보이던 손예진. 그가 열연을 펼친 영화 ‘타워’는 108층 초고층 빌딩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들의 목숨을 건 이야기를 그린다. 손예진은 타워스카이 푸드몰의 매니저 윤희 역을 맡았다.

블록버스터에 첫 도전장을 내민 그는 “결과론적인 부담은 덜하다”고 털어놨다.

“전에는 제가 책임져야 할 영화들이 많았어요. 주로 신인감독들과 작업을 했고 제가 뭔가 더 짐이 많은 듯한 느낌이었죠. 이번 작품은 일단 블록버스터다 보니 감독의 역량이 중요했고, 캐릭터적으로 보여야 할 것들이 줄어들다 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역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해요.”

   
손예진 ⓒ SSTV 고대현 기자

◆ 물보다 두려웠던 ‘폐쇄공포증’

영화에서 그는 물에 잠기는 신을 연기하며 거대한 물 폭탄도 맞는다. ‘타워’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신이기도 했단다. 기본적으로 물과 불은 CG(컴퓨터그래픽) 작업이 어렵기 때문에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몇 톤을 맞은 것 같아요. 쓰나미처럼 한번 제대로 맞고는 넘어졌는데 물속에서 눈을 떴어요. 저도 모르게 1, 2초 동안 기절을 한 거예요. 리허설 없이 바로 갔는데 물의 위력이 생각보다 세더라고요. 기가 차서 웃었죠.”

하지만 다행히 손예진은 물을 좋아한다. 바닷가나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즐기는 편이다. 사실 그에게는 ‘폐쇄공포증’이 있다.

“비행기도 무서워요. 작은 건 더 무섭고요. 영화에서 화물 엘리베이터 타고 급 하강하는 신이 있었는데 세트긴 했지만 그 안에 갇혀서 찍었거든요.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울고 하는데 비록 연기지만 공포에 집중 하다 보니까 패닉이 왔어요. 죽을 것 같은 답답함에 저절로 눈물이 나더라고요.”

촬영 당시 힘들었던 일화를 털어놓으며 손예진은 몸서리를 쳤다. 그가 느꼈던 공포감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러나 실제로 ‘타워’의 현장에서는 손예진이 ‘꽃’이었다. 본인도 이를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출연자들이 아무래도 다 선배였고 감독님도 몇 작품하신 분이다 보니 저를 많이 배려해 주셨어요. 그렇게 사랑받고 재밌게 촬영하는 경험이 처음이었죠. 조연 분들도 다 너무 착해서 항상 가족 같은 분위기였어요.”

   
손예진 ⓒ SSTV 고대현 기자

◆ ‘숏커트’로 변신하다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다며 활짝 웃던 그는 영화 ‘공범’의 개봉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봄 촬영을 시작해서 가을쯤에 끝이 났다. 트레이드마크였던 긴 머리카락도 싹둑 잘랐다.

“짧은 머리가 편했어요. ‘타워’하면서 일 년을 긴 머리를 묶고 지냈거든요. 사실 숏커트가 잘 어울리는 역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아직 기회가 없었는데 ‘공범’ 찍으면서 변신하고 싶었죠. 그런데 최근에 옛날 사진을 보니까 확실히 긴 머리가 낫다 싶어요.(웃음)”

손예진은 짧아진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시샘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여배우였다.

칭찬을 건네자,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 들어 여성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며 수줍어한다.

인간은 누구나 세월을 비켜갈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 직면하는가에 따라서 결과물은 확연히 달라진다. 나이가 들면서 한층 여유로워진 손예진의 모습에서 ‘온화한 기품’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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