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 며느리 편지 공개 '눈길', "하루아침에 국가 망극함이 이 지경…"
명성황후 며느리 편지 공개 '눈길', "하루아침에 국가 망극함이 이 지경…"
  • 승인 2012.11.01 1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성황후 며느리 편지 ⓒ 한국학중앙연구원

[SSTV l 노상준 인턴기자] 명성황후의 며느리인 순명효황후의 편지가 공개됐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의 첫 번째 부인이자 명성황후의 며느리 순명효황후(1872-1904)는 비운의 황후였다. 그는 열 살의 어린 나이에 세자빈으로 책봉돼 순종과 가례(혼례)를 올렸다.

이후 1897년 순명효황후는 황태자비로 책봉됐지만 황후에 오르지도 못하고 1904년 33세의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

명성황후의 며느리였던 순명효황후는 특히 시어머니 명성황후가 1895년 시해당하는 참변을 겪고 큰 충격을 받은 마음을 편지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순명효황후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당한 뒤 의지할 곳 없는 자신의 신세를 토로한 편지를 순종의 스승이었던 김상덕(1852-1924)에게 보냈다.

이 편지에는 "나는 수많은 사람 중에 유달리 지통을 품은, 부모형제도 없는 혈혈단신에 겸하여 사고무친한 사람이 밤낮으로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더니, 영감의 전부터 알려져 있는 명성을 듣고 한 가족 못지않은 정이 생전에 변치 않기를 기약했는데, 운수가 박하고 때를 못 만나 하루아침에 국가의 망극함이 이 지경이 되오니, 다시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으며, 그때의 망극함과 기구함이 어찌 지금 살아 있다가 지금 올라오시는 말씀 들을 줄 알았겠습니까"라고 적혀있다.

이 편지를 한국학중앙연구원 자료실에서 찾아낸 이종덕 한중연 전임연구원은 "순명효황후가 김상덕에게 보낸 한글 편지가 모두 11편인데 이 편지가 첫 번째 편지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으며,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 편지가 명성황후가 시해당한 1895년 8월 20일 이후 1896년 2월 28일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편지가 공개된 명성황후 며느리 순명효황후의 아버지는 민태호로 1884년 갑신정변 당시 입궐했다가 피살됐다. 김상덕은 시강원 필선으로 황태자 시절 순종을 가르친 바 있다.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Copyright ⓒ SS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