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이웃사람’ 장영남 “운명은 아무렇지않게 쓰윽~ 찾아온다”
[SS인터뷰] ‘이웃사람’ 장영남 “운명은 아무렇지않게 쓰윽~ 찾아온다”
  • 승인 2012.08.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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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진해지고 깊어지는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 장영남 ⓒ SSTV 고대현 기자

[SSTV | 김윤미 기자] 팽팽한 긴장감으로 몸을 움츠리게 하는 영화 ‘이웃사람’. 그 속에서 관객들의 긴장감을 확 풀어주는 두 사람이 있다. 악질 사채업자를 연기한 마동석, 그리고 부녀회장 역할을 차지게 해낸 이 배우, 바로 장영남이다.

태풍이 급습하기 전 유난히 햇살이 따가웠던 8월의 어느 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장영남과 마주했다.

그는 ‘‘이웃사람’에서 그 오지랖 넓은 부녀회장 맞아?’ ‘‘해품달’에서의 그 신녀?’하며 의문이 생길 정도로 정갈하고 단정한 미인이었다.

   
점점 진해지고 깊어지는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 장영남 ⓒ SSTV 고대현 기자

◆ ‘이웃사람’ 배우들, 그리워하는 마음 컸다 ‘왜?’

최근 인기몰이 중인 영화 ‘이웃사람’에서 장영남은 강산맨션 303호 주민이자 재건축 신청을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오지랖 넓은 부녀회장 태선 역을 맡았다. 김새론의 1인2역 중 한 명인 ‘햇살 같은’ 여중생 수연의 엄마이기도 하다.

앞서 열린 ‘이웃사람’ 언론시사회에서 장영남은 태선에 대해 “동네에서 나서고 큰소리 많이 내고 감정표현에 있어 좀 더 적극적일 수 있다 생각했다”면서 “감정을 속으로 담고 있을만한 인물이 아니어서 더 소리 지르고 더 미친 듯 날뛸 수 있었는데 약하지 않았나 아쉬움도 좀 있다”고 했었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과 함께 해서 ‘호흡’이랄 게 없이 너무 좋았어요. 아쉬운 점이라면 배우들과 많이 못 만났다는 것이죠. 촬영 때 새론이와 주로 함께 하고, 천호진 선배, 동석 씨와 많이 했고... (다른 배우들은) 그리워하는 마음이 컸죠.”

영화 ‘아저씨’의 그 소녀, ‘이웃사람’에서 상반되는 두 캐릭터, 여선과 수연을 자연스럽게 오간 ‘딸’ 김새론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람은 이미지를 무시 못하니까 굉장히 새침할 줄 알았는데 그 생각을 부셔버렸죠, 새론이가. 아주 쿨하고 나이스해요. 싫은 건 싫은 거고 좋은 건 좋은 거고. 그러면서도 애기같은 천진난만함이 있죠. ‘포카혼타스’같이 귀여워요.”

   
점점 진해지고 깊어지는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 장영남 ⓒ SSTV 고대현 기자

◆ 내 체력의 8할은 어린시절 신림동 비탈길에서의 뜀뛰기

‘이웃사람’은 강산맨션으로 대표되는 공간적 배경이 매우 중요한 영화다. 재개발을 추진 중인 낡은 아파트와 마을, 그리고 순박한 동네사람들... 문득 장영남의 ‘동네’가 궁금했다.

“서울 신림동이 제 고향이에요. 스무살 여름까지 그곳에서 살았고 학교를 다녔죠. 정말 추억이 많은 동네예요. 참 많이도 뛰어놀았죠. 비탈길 끝에서 끝까지 선을 그어놓고 엄청 뛰어다녔어요. 그때 뜀뛰기로 다져졌던 체력이 지금까지 가요. 얼마나 뛰고 놀았으면 지금도 다리에 알이 짱짱하고 두꺼워요.(웃음)”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니 장영남 인생의 중요한 ‘터닝포인트’였던 계원예고 진학 얘기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중학교 3학년 때 버스에서 우연히 계원예고의 주황색 스쿨버스를 봤어요. 공기조차 달라보이더라고요. 아이들도 너무 예쁘고 암튼 다른 세상 같았어요. ‘아, 저 학교 가고싶다’ 막연히 생각했어요.”

반에서 눈에 띄지않는 안경 끼고 키 작은 학생 장영남은 미술에 소질이 있었지만 예고 입학시험은 연극영화과를 지원해 보게 됐고 결국 운명처럼 합격이 됐다. 이후 서울예대 연극과 진학은 어찌보면 크게 특별할 것 없는 충분히 예견되는 진로였다.

“그게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그나마 소질이 있던 미술이 아닌, 주변에 연극영화과 다니는 언니가 있었다는 것 때문에 연극영화과를 지원한 거요. 확실히 운명은 짠~하고 오지않고 아무렇지않게 쓰윽~ 하고 오나 봐요.”

   
점점 진해지고 깊어지는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 장영남 ⓒ SSTV 고대현 기자

◆ 결혼은 내가 정말 싫어하는 스타일이랑 하게 된다?

운명처럼 그렇게 ‘스윽~’하고 온 게 또 하나 있다.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야기 결혼.

“결혼 생활이 ‘너무 좋아~ 너무 달콤해~’는 아닌데 그냥 잘했다는 생각은 들어요. 매순간이 좋아서가 아니라 제 공간이 생겼다는 점이 좋습니다. 솔직히 연하라서 챙길 게 더 많아요. 여자들이 엄마기질을 다 갖고 있어서 자꾸 챙기게 되는 것 같아요. (남편에게) 위안 받고 그런 건 아니더라도 같은 집에서 부부로서 공동체로서 아침에 같이 눈뜨고 하는 그 자체가 아주 뿌듯해요.”

알려진 대로 장영남은 지난해 12월 일곱 살 연하의 신랑과 결혼했다. ‘연상연하커플’이 더 이상 특별할 것 없는 시대지만 나이차이가 적지는 않다.

“동갑이나 한 살 아래도 남자로 안보였는데 정말 결혼은 정신없이 홀리듯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해품달’ 때 전미선 선배라 그러더라구요. ‘결혼은 정말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이랑 하게 되는 것 같아. 이런 사람이랑은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결국은 그런 사람과 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공감한 부분도 있어요.(웃음) 어리면 좀 더 이기적인 것 같더라고요. 근데 남편은 저더러 나이값 좀 하라네요. 나이 많으면 편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면서...”

결혼생활에 대해 솔직히 풀어놓는 장영남에게서 알콩달콩 신혼생활의 달콤함과 여유가 묻어났다. 사는 얘기를 듣노라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점점 진해지고 깊어지는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 장영남 ⓒ SSTV 고대현 기자

◆ ‘이상형 월드컵’ 최종 승자는 이 사람

말로는 아니라지만 충분히 달콤함이 묻어나는 신혼생활 얘기를 듣다보니 짓궂은 질문이 떠올랐다. 이상형 월드컵. 장영남의 이상형 월드컵 최후 승자는 누구일까?

“하정우 씨, 주원 씨요. 연기 잘하는 사람이 좋더라고요. 주원 씨는 요즘 ‘각시탈’ 보니까 열심히 잘하고 에너지가 있더라고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키만 컸지 에너지가 부족하지 않나 싶은데 이 친구는 어린데 확 끄는 게 있어요. 시대극 연기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악바리근성이 보여요. 김수현 씨도 그렇구요. 그런 열정과 에너지가 화면을 가득 채워요.”

이상형 얘기는 ‘새댁’도 들뜨게 하나보다. 워낙 목소리도 이야기도 시원시원한 장영남이지만 말소리가 더 경쾌해졌다.

“하정우 씨는 힘이 겉으로 막 발산되는 건 아닌데 그 자체가 존재감이 대단한 것 같아요. 세포 하나하나가 다 살아있는 느낌이랄까요. 연기를 너무 잘해서 보고 있으면 행복해요. 연기만 봐도 배가 부르고 부러워요. ‘어떻게 저렇게 할까’란 생각이 들죠.”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인터뷰 내내 참 많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마지막으로 식상하지만 지나칠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그동안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해왔는데 꼭 해보고 싶은 역할, 연기가 있다면?

“아주 악랄한 역을 해보고 싶어요. 어중간한 것 말고 정말 악랄한 역, 확실한 걸로요. 스스로 저는 주황색이지 않나 싶은데, 한 작품에서 옅은 빨강에서 짙은 빨강색이 될 수 있는, 그렇게 점점 깊어지고 진해지는 그런 역할을 꼭 해보고 싶어요.”

   
점점 진해지고 깊어지는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 장영남 ⓒ SSTV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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