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후궁 : 제왕의 첩' 김동욱 "서른, 그러나 나는 아직 어리다"
[SS인터뷰] '후궁 : 제왕의 첩' 김동욱 "서른, 그러나 나는 아직 어리다"
  • 승인 2012.05.2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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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궁'의 성원대군으로 돌아온 김동욱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제가 언제 왕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까!"

어머니인 대비의 옷자락을 부여잡은 채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성원대군. 누구보다 가엾고 나약하지만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의지만큼은 굳건한 그는 '한 여자' 때문에 점점 광기에 휩싸여간다.

뽀얀 피부에 고운 선, 다소 작은 체구로 유약한 모습을 띄고 있지만 눈빛만큼은 강인해야했다. 너무나 원했던 한 여인을 보면서 욕정에 휩싸이고 갖지 못해 좌절해야했고 또다시 그를 탐하면서도 결국 가장 아픈 건 바로 자기자신이었다.

이처럼 '쉽지 않은' 캐릭터 성원대군을 연기한 김동욱은 '엄마를 잃은 아이'처럼 불쌍한 얼굴에서부터 '욕정에 눈이 먼 사내'의 이글거리는 눈빛까지 다양한 모습을 넘나들며 성원대군의 심리를 고스란히 묘사해냈다.

"가슴 절절한 사랑을 해 본 사람은 모두가 공감 할 것 같은 이야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슬펐다"는 기자의 말에 김동욱은 "그런 사랑, 해보셨나보네요"라며 씩 웃는다.

하얀 피부에 초롱초롱한 눈망울, 작은 얼굴과 가지런한 치아까지. 선 굵은 호남형이라기보다는 예쁘장한 '꽃미남'에 가까운 그는 지난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유명세를 탔다. 당시 김동욱은 여심을 녹이는 환한 미소로 안방극장을 장악했었다. 그 후로 5년, 그는 '후궁 : 제왕의 첩'(김독 김대승)으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영화 '후궁'의 성원대군으로 돌아온 김동욱 ⓒ SSTV 고대현 기자

요즘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는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니 "개봉 전이라 일반 관객들의 반응을 알 수 없어 피부로 와 닿지는 않는다. 그러나 좋은 기사나 리뷰를 보면서 한시름 놨다"는 김동욱에게 먼저 인상적이었던 '합궁방신'에 대한 얘기를 꺼냈더니 쑥스러운 듯 웃는다.

"합궁방신 촬영 때 실제로는 조연배우들이 (영화에서처럼) 옆에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첫 노출 신이었는데 정말 인간적인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상황이잖아요. 물론 실제로는 그랬었다고 하더라고요. 참 불쌍한 왕이죠. 극중에서는 수치심을 느끼다가 점점 판타지적인 장면으로 변화해 가는데 그 부분에서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감정 표현에 대해 고민했어요."

극중 성원대군은 사랑하는 여인이자 자신의 형수인 화연(조여정 분)에게 아름다운 나비가 조각된 비녀를 선물한다. 김동욱 역시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을 해봤단다. 그것도 많이.

"사실 선물이라는 것이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 큰 의미를 두고 하잖아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받은 사람이 그것을 '얼마나 오래 잘 간직해주느냐'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한 여자를 오래 사귀었으면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을 만났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선물도 달라졌던 것 같아요.(웃음) 아무래도 어릴 때는 돈이 없으니까 정성이 담긴 선물을 많이 했었던 것 같고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바뀌는 것 같습니다."

   
영화 '후궁'의 성원대군으로 돌아온 김동욱 ⓒ SSTV 고대현 기자

영화 '후궁 : 제왕의 첩'은 언론시사회를 하기 전부터 '노출'과 '파격 정사신' 등으로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단지 '야한 영화'이지만은 않았던 게 사실. 스토리 전개상 꼭 필요한 '의미 있는 노출'이었다는 것. 이 점에 대해 주연배우 김동욱은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영화를 선택할 때 관객들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아무래도 노출이 있고 정사신이 있는 영화는 사람들이 선택을 할 때 주변의 눈치를 보게 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우리는 영화의 스토리상 노출신이 꼭 필요한 부분일 뿐이고 극에서 빠져서는 안 될 장면이기에 있는 거지 노출이 주가 아니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도 그렇게 느껴주기를 원했습니다."

김대승 감독과 주연배우 세 명의 바람처럼 영화는 정사신이 등장함에도 낯 뜨겁고 부끄럽지 않다. 각각의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과 슬픔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관객들은 차마 부끄러움을 느낄 여유도 없을 터. 다소 민감 할 수 있는 '노출신'을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었던 데는 여배우 조여정의 덕도 컸다.

"민감한 신을 촬영할 때 여배우들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조여정씨는 배우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요. 스태프도 배우도 다들 예민할 수 있는 상황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여배우가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니 정말 고마울 따름이었죠. 현장에서도 감독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는데 여정 누나는 누가 봐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에요."

   
영화 '후궁'의 성원대군으로 돌아온 김동욱 ⓒ SSTV 고대현 기자

실제로 조여정은 김동욱의 인터뷰가 진행되던 도중 카페에 도착해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그 싹싹하고 귀여운 모습을 누가 미워하랴. '누가 봐도 좋아할 사람'이라는 말에 왠지 수긍이 됐다. 창밖에 있는 조여정의 모습을 바라보는 김동욱에게 여자친구가 있냐고 물어봤더니 '정말' 없단다.

"여자친구도 없고 이상형도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연상을 좋아한다는 것은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 좋기 때문입니다. 함께 대화를 나눠봤을 때 말이 잘 통하고 하면 주로 연상이더라고요. 그렇지만 특별히 연상연하에 대해 선을 그어놓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여동생이 두 살 연하라서 여동생보다 더 어린 것은 좀 곤란할 것 같아요."

이 말을 들은 기자가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어린 여자를 좋아하던데?"라고 묻자 김동욱은 "아직 내가 어리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인터뷰 내내 뽀얀 피부와 맑은 미소로 감탄을 자아낸 그에게 마지막으로 '동안 비결'에 대해 물었다.

"사실 동안이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워낙 많이 들어서 제 자신에 대해 과신했던 것 같아요. 요즘은 체력도 딸리고….(웃음) 나이가 드니 피부도 그렇고 정말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관리를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제 피부가 성격처럼 예민해서 마사지 같은 것을 받으면 오히려 안 좋더라고요. 약을 먹어서 치료해야 되는 스타일이에요. 정말 상상도 못할 만큼 예민하거든요."

'예민한 성격'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 "작업할 때는 예민하다"며 "평소에는 많이 안 예민하다. 그러면 예민한 게 아닌 건가?"라고 웃는 김동욱은 서른의 나이와 걸맞지 않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듬뿍 지니고 있었다. 보는 이가 자신도 모르게 '엄마미소'를 머금게 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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