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내 아내의 모든 것’ 이선균 “까칠? 알고 보면 엄청 웃기는 사람”
[SS인터뷰] ‘내 아내의 모든 것’ 이선균 “까칠? 알고 보면 엄청 웃기는 사람”
  • 승인 2012.05.17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식과 집착이 싫다는 배우 이선균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카푸치노 거품’같이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 본인은 ‘비음과 남다른 울림 톤’이라고 설명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난 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유명세를 탄 이선균은 당시 수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뛰게 하며 주목받았다. 이는 훤칠한 외모와 연기력, 매력적인 배역의 삼박자가 주된 이유였겠지만 그의 ‘목소리’ 역시 큰 몫을 했던 것이 사실.

실제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인터뷰를 위해 이선균을 만난다고 했을 때 지인들은 ‘목소리가 언제부터 그리 좋았는지’ 꼭 물어봐 달라며 지대한 관심을 표하기도.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선균에게 이러한 사연을 고스란히 전했더니 “하하” 하고 호탕하게 웃는다.

“제 목소리를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분들도 많아요. 언제부터 좋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비음과 울림 톤이 좀 남다른 것 같은데 고등학교 때까지는 한 번도 좋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연극하면서 대학 때 ‘특이하다’는 얘기는 들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목소리가) 좋다는 소리는 드라마가 잘 되니까 들은 것 같아요. 작품이 잘 되니까 그냥 다 좋게 봐주는 것 같습니다.(웃음)”

중저음의 독특한 목소리가 캐릭터나 연기에 방해가 된 적도 있다는 이선균은 자신의 목소리를 ‘거슬린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파스타’ ‘쩨쩨한 로맨스’ 등을 히트시키며 스크린과 안방극장에서 동시에 사랑받았다. 최근 개봉했던 영화 ‘화차’에서는 가슴 절절한 연기로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선균이 ‘극강의 코믹캐릭터’로 돌아왔다. 그보다 ‘더 진지한’ 배우 류승룡과 함께. 두 사람은 ‘내 아내의 모든 것’ (감독 민규동)을 통해 5월 극장가에 웃음폭탄을 던질 준비를 마쳤다. 이선균은 이 영화에서 아내(임수정 분)에게 이혼하자는 말도 못 꺼내는 소심한 남편 두현 역을 맡았으며, 전설의 카사노바(류승룡 분)를 찾아가 아내를 유혹해 달라는 ‘결별 프로젝트’를 펼치게 된다.

   
가식과 집착이 싫다는 배우 이선균 ⓒ SSTV 고대현 기자

◈ 결혼 프러포즈는 ‘서프라이즈 파티’로 했다

극중 두현은 아내와의 이혼이 ‘인생 최대의 소원’이고 아내와 떨어져서 사는 게 ‘지상 최고의 행복’인 남자다. 그의 바람은 ‘이보다 더 간절할 순 없다’. 심지어 그 모습은 안쓰러울 만큼 처절하다. 그렇다면 이선균에게도 지금까지 무언가 간절히 바라 본 것이 있을까?

“제가 간절하게 바랐던 건…. 생각해보니 그런 게 별로 없는 것 같네요. 저는 집착하거나 그런 성격이 아니에요. 구차한 것도 싫어하고 누군가 막 매달리고 그러면 별로 안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저 스스로도 ‘싫음 말지 뭐’ 그런 스타일인 것 같아요. 이게 다 성격 탓이죠.”

역시 이 남자, 가식이 없다. 간절히 원했던 것으로 ‘아내와의 결혼’이나 ‘아들’ 등을 꼽을 것이라는 예상은 무참히 깨졌다. 하지만 실제로 이선균은 아내 전혜진과 귀여운 두 아들과 함께 누구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내 아내의 모든 것’ 언론시사회 당시 그는 아내에 대해 “솔직하긴 하지만 극 중 연정인처럼 말이 많지는 않고 짧고 굵게 말하는 스타일”이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갑자기 그의 ‘프러포즈’가 궁금해졌다.

“저는 결혼하기 전에 지인들을 불러놓고 ‘서프라이즈 파티’를 열었습니다. 사실 결혼한 지 너무 오래돼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파티를 해서 그 때 (아내 전혜진에게) 프러포즈했던 것으로 기억이 나네요.”

   
가식과 집착이 싫다는 배우 이선균 ⓒ SSTV 고대현 기자

◈ 내 안에 두현 있다

하고 싶은 얘기는 시원하게 하는 성격이라는 이선균은 술을 원래 좋아했지만 예전처럼 많이는 못 먹는단다. 주량도 많이 줄었을 뿐더러 가정이 있다 보니 일적으로 파티를 하거나 할 때만 먹게 된다고. ‘소심’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선균은 두현의 모습이 자신에게 ‘5 대 5’의 비율로 내재돼 있다고 털어놓는다.

“분명히 저에게도 두현의 모습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어떤 역할에도 제 모습은 있어요.작품 속에서 가끔 너무 ‘잘난 애’를 연기할 때 현실적인 저와 비교를 하는 경우도 많아요. 저는 그렇게 부드럽고 친절하지는 않거든요. 무뚝뚝하고 말도 툭툭 던지는 편인데 그래서 까칠하다고 오해를 하시는 경우도 있겠죠. 그렇지만 아주 마초적이지도 않습니다. 저도 웃길 땐 엄청 웃기거든요.”

스스로 ‘유머러스한 남자’라고 강조하는 이선균은 뭐든 가식적으로 하는 것을 싫어한다. 늘 분명한 것을 좋아하고 불편한 게 있으면 바로 표가 난다고 고백한 그는 일본에서의 촬영을 떠올리면서 현지인들에게 놀라운 점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지진 장면을 나고야에서 촬영했는데 현지 분들이 너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 곳에 영화동호회가 있는데 그 분들이 거의 무상으로 보조출연부터 해서 많은 것을 도와주셨거든요. 날이 정말 추웠고 제가 속으로 ‘(저 사람들) 후회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1박2일 동안 정말 질서 있고 친절하게 잘 해주셨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뭔가를 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우리한테 꽃다발을 주시더라고요. 정말 미안할 정도였죠.”

일본인들의 친절함에 다시 한 번 놀랐다며 눈을 크게 뜨는 이선균은 “일본 지진은 직접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상상도 하기 싫다”며 몸서리를 쳤다. 그 모습에서 언뜻 ‘소심한 남편’ 두현이 스쳐지나갔다.

‘솔직담백’이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리는 남자, 이선균. 그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시원한 웃음소리가 귓전에 맴돌았다.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Copyright ⓒ SS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