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은교' 김고은 "많이 깨지고 까이면서 닦아나가는 배우 될 것"
[SS인터뷰] '은교' 김고은 "많이 깨지고 까이면서 닦아나가는 배우 될 것"
  • 승인 2012.05.02 23: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당함이 매력적인 배우 김고은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유수경 기자] "언젠가 은교를 뛰어넘는 연기를 하게 될 거라고 믿어요."

그야말로 '무서운 신인'이다. 영화 '은교'에서 70대 노시인 이적요와 그의 제자 서지우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무서운 17세 소녀' 은교를 연기한 김고은은 역시나 비범했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 단 한 편의 예고영상을 통해 '은교'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젊은 배우의 노인 분장, '연기파' 배우 박해일과 김무열의 만남, 정지우 감독의 연출이라는 점도 큰 영향을 미쳤을 테지만 또 한 가지, 지금껏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예 김고은의 등장 역시 큰 화제였다.

영화 '은교'가 세상에 공개된 후 김고은에게는 찬사가 쏟아지고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여념이 없는 김고은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당당함이 매력적인 배우 김고은 ⓒ SSTV 고대현 기자

◆ 외로운 '은교', 외로웠던 '고은'

단정하게 뒤로 묶은 머리와 민소매 원피스 차림으로 기자의 눈앞에 나타난 김고은은 영화에서처럼 밝게 웃고, 똑 부러지게 자신의 의견을 표하는 '은교'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에게 "'은교'를 통해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부담이 되지는 않아요. 사실 정말 좋은 작품에 참여해 좋은 감독님과 파트너를 만났기 때문에 어쩌면 제 능력치보다 더 해낼 수 있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제게 '은교'라는 꼬리표가 붙을 것 같다고 걱정하지만 저는 그 부분을 깊게 생각한 적이 없어요. 앞으로 무수히 깨지고 까이고 그러면서 닦아내고 성장하고 배울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은교를 뛰어넘는 연기를 하게 되겠죠."

김고은은 다음 작품에서 사람들이 실망하는 데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처음부터 '은교'가 잘 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시작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인 그는 그래서 대중들의 갑작스런 관심에 들뜨지만은 않는다고.

이러한 김고은의 강단 있는 모습이 상당히 은교와 닮아있다고 느낀 기자는 "극 중 은교처럼 실제의 김고은도 외롭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김고은은 단숨에 고개를 끄덕인다.

"저도 외로움을 많이 타요. 고등학교 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서 지냈거든요. 그때 감정기복이 굉장히 심했는데 그것은 적응기간 이었던 것 같습니다. 외로움을 많이 탈 때마다 어떻게 이것을 극복해야 되나 하고 고민했는데 정작 힘들 때는 혼자 있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점이 주위 사람들도 힘들게 하고 서운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또 제 자신에게도 힘든 부분인 것 같고요. 그래서 고쳐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당당함이 매력적인 배우 김고은 ⓒ SSTV 고대현 기자

◆ 최고의 감독님, 멋진 오빠들

나이답지 않게 힘들고 외로울 때는 혼자서 이겨낸다는 김고은에게 정지우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본인에게 관대해져라. 잘했으면 칭찬도 해 주고 안 괜찮으면 안 괜찮다고 말해라." 이 말을 듣고 김고은은 "저는 잘 하면 잘 한다고 합니다"라고 답했다면서 깔깔 웃는다. 그는 정지우 감독과의 작업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감독님과 함께 작업했다는 것이 너무 영광이었고 많이 배웠습니다. 앞으로 더 오래 배우생활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나름의 중심이 생겼다고 할 수도 있고요. 저를 항상 배우로서 대접해주시고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신인이라는 게 안 느껴지게 해 주셨어요. 늘 '너는 배우다'라고 강조해 주시고…. 감독님은 제게 아직도 존댓말을 하세요. 너무나 존중해주셨고 그래서 더 많이 존경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은교'를 촬영하면서 김고은은 정지우 감독 외에도 상대 배우 박해일과 김무열의 큰 도움을 받았다. 박해일은 '은교'의 제작보고회에서 "촬영 당시 김고은이 마음껏 뛰놀 수 있게 해 줬다"라고 밝힌 바 있지만 실제로 촬영장에서 그는 신인이자 아직은 어린 여배우가 과감한 '노출신'으로 인해 마음을 다치거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많은 배려를 했다.

"(노출신 촬영에 앞서) 박해일 오빠와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막상 촬영을 하는 순간이 되니까 마음을 내려놓게 되면서 편안해 지더라고요. 사전에 너무 고민을 해서 지쳤었나 봐요. 참 희한했던 경험이 연기를 하는 그 순간에는 주위가 안보였습니다. 그러다가 '컷' 소리가 나면 몸이 움츠러들었는데 그럴 때 해일오빠나 무열오빠가 몸을 떼지 않고 스태프가 담요를 가지고 오면 가려주면서 부끄러운 감정을 많이 못 느끼게 도와주셨죠."

   
당당함이 매력적인 배우 김고은 ⓒ SSTV 고대현 기자

◆ 숨겨왔던 나만의 '콤플렉스'

첫 영화에서 파격적인 전라노출을 선보인 김고은에게는 사실 말 못할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너무 '밋밋한 몸'이었던 것. 촬영에 들어가기 전 그는 혼자 고민도 많이 했다.

"처음엔 콤플렉스였어요. 감독님, 피디님과 얘기할 때 '제가 은교 소설 속에 묘사된 그 몸과 달라요' 라고 말했더니 '무슨 말이야?' 그러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은교를 묘사한 문장들과 제 몸매가 달라요'라고 얘기했죠. 나중에 '가슴'이라고 말했더니 모든 분이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실장님이랑 목욕탕에 갔는데 '오히려 이게 더 예쁘다. 그 상태서 뭔가 더 부각됐으면 그게 너한테 안 어울렸을 거다'라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노출신을 앞두고 소녀 같은 몸매가 걱정스러웠다는 그는 인위적인 수술로 콤플렉스를 해결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작은 얼굴과 하얀 피부, 초롱초롱한 눈, 코를 살짝 찡그리며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쁜 김고은에게도 '성형'에 대한 욕심이 있을까?

"중학교 때는 눈 수술이 하고 싶었고 고등학교 때는 코 수술이 하고 싶었어요.(웃음) 집에서 반대했고 예고 선생님들도 '절대 고치지 마라' 하시더라고요. 저는 뭔가 살짝 달라지고 싶은 거지 확 바뀌겠다는 게 아니라고 강조하곤 했죠. 그런데 지금은 안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당함이 매력적인 배우 김고은 ⓒ SSTV 고대현 기자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웃는 김고은을 보면서 "정말 (수술을) 안 하길 잘했다"며 기자는 맞장구를 쳤다. 김고은이 지니고 있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한 편의 시 같은 '은교'의 영상과 너무나 잘 어우러졌다고 생각했으니까.

인터뷰를 하는 내내 '정말 신인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똑똑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던 여배우 김고은. 언젠가 '은교'를 뛰어넘는 연기를 하게 될 것이라는 그의 포부가 머지않아 현실로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Copyright ⓒ SS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