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남궁민 "무명 시절 15년간 욕받이…말도 안 되는 대우에도 연기 좋아"
'유퀴즈' 남궁민 "무명 시절 15년간 욕받이…말도 안 되는 대우에도 연기 좋아"
  • 승인 2023.07.26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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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캡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캡처

배우 남궁민이 욕받이였던 신인 시절을 회상했다. 

2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해결사’ 특집으로 남궁민이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날 유재석은 "오랜만에 보는데 지난해 가을에 경사가 있었다"며 남궁민과 진아름 결혼식을 언급했다. 남궁민은 "너무 바쁘게 지내고 있다. 드라마 촬영 때문에 외우고 준비하고. 유재석 형님보다는 덜 바쁠 거 같은데"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나보다 바쁠 거다"고 말했다. 조세호는 "2029년까지 스케줄이 다 차있는 걸로 아는데"라고 농담을 건넸고, 유재석은 "채우려면 채울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유재석은 남궁민의 변화된 체격도 언급했다. 남궁민은 "지금 아무것도 없다. 소위 속된 말로 '패션근육'이라고 하지 않냐. 복근 좀 있고 옷은 편안하게 입는다"고 말했다.

'벌크업 하지 않았냐'는 물음에는 "원래 스무 살 초반부터 몸무게 58kg였다. 빈약해보여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드라마 '검은 태양'을 하게 되면서 누군가를 한 방에 제압하려면 근육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해다. 날카롭게 피하는 것보다 확 때리는 걸로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내가 운동을 하는 걸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죽는 줄 알았다. 벌크업 전에 66kg인데 70kg 넘기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한 번 올라가니까 80kg까지 올라갔다. 그때 화가 많이 났다. 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엘리베이터 탔을 때 항상 시선이 (당당했는데) 요즘에는 문 열리면 다소곳해졌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8월 4일 MBC 새 드라마 '연인'으로 컴백할 예정이다. 그는 "사극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있다. 워낙 신인이기도 했고 사극 연기가 미흡했다. 6개월, 1년 가까이 촬영 했는데 익숙해질만 하니까 촬영이 끝났다"며 "언젠가는 사극을 해보고 말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돼서 사극을 하게 됐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그는 열정 넘치던 신인 시절도 떠올렸다. 그는 "너무 열정이 넘쳤다. 촬영장에서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당해도 그게 아픔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예를 들어 이런 적도 있다. 연기를 하다가 바람이 불어 조명대가 딱 쓰러졌다. 내 잘못이 아닌데 그때가 욕설을 하던 시기다. '야 이 XX야. 너 때문에 지금'이라고 했다. 나는 가만히 서있었는데. 모든 NG의 근원 요소는 저였다. 그때 제가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시 하겠습니다' 이 세 가지 말을 맨날 큰 소리로 하니 항상 제가 타깃이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단역 내내 욕받이었다고. 남궁민은 "일단 '개'로 시작했다. 웃어야하는 신인인데 '너 지금 해 다 떨어지는데'라며 욕을 했다. 그런데 연기를 했으니까 집에 갈 때 기분이 좋았다. 너무 행복했다. 전혀 서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나 같으면 현장에서 눈물이 펑펑날 것 같은데 정신력이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사실 그는 연기자로 데뷔하기 전 중앙대학교 기계공학과 출신이었다. 남궁민은 "4학년까지 다니다가 제적을 당했다. 과가 적성에 안 맞았다"며 "아버지께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기업에 취업하시길 바랐다. 저는 문과가 체질이었던 것 같은데 이과를 갔다. 처음 시험을 보고 깨달았다. 문제는 달랑 두 줄인데 답은 과정과 소수점 몇 자리까지 쓰라고 했다. 찍을 수도 없고 과정을 다 써야 하니까"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곳에 눈을 뜬 곳이 연기였다. 인터넷이 없는 시대여서 TV에서 모집한다는 걸 보고 지원하게 됐다. 제 안에 저도 모르는 뭔가가 있었나 보다. '한 번 지원해볼까?' 했더니 어머니께서 아무 얘기도 안 하고 웃으셨다"며 "어머니께서 '내 아들 내가 잘 아는데 너는 이걸 할 사람이 아니다', '연예인이라는 사람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고 하셨다. 상처를 받았어야하는데 별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연기하는데 더 오래 걸렸던 캐릭터로 '백승수 대 김과장' 중 김과장을 꼽았다. 그는 "유튜브나 짤을 봐도 '미친 X' 같다. 내가 진짜 이걸 연기 했나 싶었다. 그만큼 연구를 했다. 동작이 커서 외국 배우들의 연기를 참고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드라마 '스토브리그' 백승수를 선택힜다. 남궁민은 "'어떤 사람은 3루에서 태어나놓고 자기가 3루타를 친 줄 안다'는 대사가 너무 멋있었다"며 "마지막 회에 벤치에 앉아서 구장을 바라보는 신이 있는데 그때가 촬영 마지막 부분이기도 했지만 단장으로 살아온 날들이 느껴지는데 연기가 아니라 진심이 느껴졌다. 너무 울 것 같아서 정신을 차렸다"고 회고했다.

남궁민은 자신을 향해 남긴 영상 편지에서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연기를 시작하고 연기를 잘하지도 못하고 현장에서 하나도 도움이 안 됐던 네가 한 작품을 책임지고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건 너가 그때를 연기 열정으로 잘 버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계속 버티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믿자. 자존감을 갖자"라고 눈물을 흘렸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