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살' 서장훈, 세 아이 父→母 트렌스젠더에 조언 "아이들 잘 이해시켜야"
'물어보살' 서장훈, 세 아이 父→母 트렌스젠더에 조언 "아이들 잘 이해시켜야"
  • 승인 2023.07.24 2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KBS 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캡처
사진=KBS 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캡처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이 세 아이의 아빠에서 엄마가 된 사연자에 냉정한 조언을 건넸다.

24일 방송된 KBS 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세 아이의 아빠에서 이제는 엄마가 된 트렌스젠더 사연자가 출연했다.

이날 사연자는 "제가 세 아이의 부모인데 원래는 아빠였는데 지금은 엄마가 됐다"고 소개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수근은 "진짜? 나 아예 몰랐다. 목소리톤도 그렇고. 군대는 갔다 왔어?"라고 물었다. 사연자는 "국방의 의무를 다 했다"며 군번을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서 원래부터 다르다는 걸 알았지만 춤도 추고 열심히 아버지로 살았는데 제 속에는 다른 부분이 있었다. 아이들도 잘 돌보고 저도 당당하게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왔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 "저는 (내 안에 다른 자아가 있다는 걸) 늦게 자각한 편이라서 어릴 때는 그냥 다른 종류의 남자인 줄 알았다. 대학교 때는 아이라이너를 몰라서 속눈썹 라인에 칠하고 여성스러운 남자라고만 생각했다. 제가 지금 팬섹슈얼 성향이다. 남자든, 여자든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성격이든, 외모든 사람을 사람으로 좋아하다보니까 다르다고 못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서 제 스스로가 버거운 부분이 많았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몸이 아파졌다. 그런 와중에 제 형제 중에 한 분이 아파서 먼저 떠나게 됐다. 결혼한 전 아내가 외국인이다. 10년 이상 살았는데 한국말을 잘 못한다. 첫째 아이가 자폐다. 아직 대소변도 못 가리는 상황이다. 부모님도 모셔야해서 왠만한 남자들보다 돈도 더 잘 벌어야된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사연자는 "지금은 이혼한 지 2년이 넘었다. 아이들은 엄마와 살고 주말에는 제가 돌보고 있다. 아내에게는 3년 전에 커밍아웃을 했다. '그럴 줄 알았다'고 했다"며 "아이들은 처음에는 아빠였던 사람이 여자로 변해가니까 궁금해했다. 아이들이 지금 나를 '큰언니'라고 부르는데 둘째가 '큰언니는 왜 여자가 되고 싶어해?'라고 물었다. 성별 요정이 씨앗을 잘못 보내줬다. 원래 다시 성별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했더니 이해해줬다"고 설명했다.

그의 바람은 아이들 앞에서 당당하고 싶다고. 서장훈은 "본인이 (트렌스젠더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학부모 역할을 하면서 당당히 서고 싶은 거지 않나. 냉정하게 사람의 욕심이란 게 처음에는 자아를 찾는 게 우선이었을 거다. 막상 다 이루고 나니 아이들이 보이는 거다. 처음 먹었던 것보다 바람이 커진 거다"며 "떳떳과 당당은 다르다.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서 잘 지내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의 생각이 바뀔 거다. 아이들이 거부할 수도 있다. 그때 본인이 또 엄청나게 상처 받고 슬플 거다. 몇 배 이상으로 아이들한테 잘해주고 잘 이해를 시켜줘라"고 조언했다.

이수근도 "아빠 쪽이니까 고모라고 하라고 해라.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우리 아빠는 트렌스젠더야'라고 얘기할 필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서장훈은 "본인이 선택했으니까 감당해야할 일도 있다. '세상이 나에게 왜 이러나'라는 생각을 하지 말아라"고 말했다. 이어 "시선들이 세월이 갈수록 많이 바뀌고 있다. 세상이 바뀌길 바랄 수밖에 없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