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아내 "남편과 대화? 벽보고 얘기하는 느낌…빚 문제도 상의 안 해"
'결혼지옥' 아내 "남편과 대화? 벽보고 얘기하는 느낌…빚 문제도 상의 안 해"
  • 승인 2023.07.18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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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캡처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캡처

돈 문제에 소통까지 막힌 사막 부부가 오은영 박사를 찾았다.

17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돈도, 소통도 메말라 버린 사막 부부가 출연했다.

두 사람은 11살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 생활을 7년째 이어가고 있었다. 슬하에 두 명의 자녀도 두고 있었다.

남편은 "('결혼지옥'에) 안 나가면 이혼한다고 해서 (나왔다)"고 출연 계기를 말했고, 아내는 "벽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돌쟁이 아이와 이야기하는 게 편할 정도"라고 답답해했다. 남편은 "(출연하게 된 데에) 돈 문제도 있지만 욱하는 성격 때문에 바꿔보려고 나왔다. 나도 모르게 나오더라. 아이들에게도 그렇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어진 일상에서 두 사람은 월급과 가계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남편은 "월급날은 가계부를 쓰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생활비를 걱정했다. 아내는 "이번 달도 최소 금액만 결제할 거야?"라고 물었다.

아내는 "남편이 16년차 용접공인데도 월급이 300만 원도 되지 않는다. 월급이 260만 원인데 고정 지출이 그 이상이다. 카드 리볼빙을 하다 보니 높은 이율에 빚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내는 월급을 고민하는 남편에게 "커리어를 올려"라고 조언했다. 남편은 할 말을 잃은 듯 헛웃음을 지었다. 아내는 돈을 더 벌기 위해 주말부부를 권했지만 남편은 "헤어져서 살 바에는 아이들을 아빠 없이 키워라"라고 욕설을 내뱉으며 자리를 피했다. 아내는 "주말부부를 제안한 이유는 집을 처분한 돈으로 대출을 청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영상을 보던 오은영 박사는 "대출 과정에서 부부가 충분한 의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며 물었다. 아내는 "대출 대화를 잘 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남편은 카드 한도 조회 후 얘기한 것을 상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홀로 해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경제적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합리적인 의논을 안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실 과거 보험설계사 일을 했던 아내는 고정 수입을 위해 학교 방역 도우미부터 학습지 선생님, 요양보호사 자격증, 마트 일까지 뛰었다. 그러나 밀린 카드값과 남편의 합의금을 내기 위해 예물과 아이들 돌반지까지 팔아야했다.

아내는 "남편한테 아이 기저귀를 사야 한다고 했는데 '기저귀를 왜 이렇게 많이 쓰냐'고 했다"며 "분유값이 비싸니 모유 수유를 하라고 권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는 돈이 없으니 자금적 여력이 없었을 것 같다. 돈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 문제도 있고 대인관계가 단절되니 서글플 것"이라며 "그래도 경제적인 부분은 현실이기 때문에 두 사람이 대출에 대해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한다"고 조언했다.

사막 부부의 문제는 비단 돈이 아니었다. 남편은 외출 후 술을 마시고 돌아온 아내를 두고 못 마땅해했다. 아내는 술을 마시고 온 것을 두고 나무라는 남편에게 쓴소리를 이어갔다. 두 사람은 대화를 좀처럼 이어가지 못했다. 경제적 문제 뿐만 아니라 소통까지 말라버린 상황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답답해서 울화통이 터질만큼 대화가 없는 건 맞다. 이렇게 말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남편의 발음에 문제가 있다. 남편이 특히 혀를 올리는, 혀를 거상시키는데 필요한 발음들이 있다"며 "소통의 자체에 어려움은 없지만 부정적 피드백을 종종 받았다면 말하는 게 썩 유쾌하지 않을 수 있다"고 문제점을 파악했다.

실제 남편은 어린 시절 발음 문제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었음을 고백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말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말하지 않고 피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오은영 박사는 "가엽다. 어린 시절 대화를 제대로 한 경험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사막 부부에게 힐링 포인트를 전했다. 첫 번째 힐링 포인트는 경제적 문제 해결 노력이었다. 그는 "지금 리스 비용이 88만 원인 건 말이 안 된다. 아내는 두 대의 자동차 중 한 대는 처분하는 게 좋다"고 저언했다. 

두 번째 힐링 포인트는 아내에게 전하는 숙제 같은 거였다. 남편이 아내와 대화를 통해 어린 시절 일방적으로 잔소리 들으며 혼났던 느낌을 지우는 거였다.  세 번째 힐링 포인트는 하루에 최소한 1분은 서로의 눈을 마주보기였다. 남편은 아내와 눈을 마주치고 "사랑해"라고 말해고, 아내는 왈칵 눈물을 쏟았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