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다니엘 시저 "K팝, 전세계 유일무이한 현상…비틀즈 떠올라"
'내한' 다니엘 시저 "K팝, 전세계 유일무이한 현상…비틀즈 떠올라"
  • 승인 2023.07.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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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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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멜랑콜리하지만 약간의 희망이 엿보이는 푸른 색이 제 음악을 정의하는 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겐 삶을 의미하기도 하죠."

사색적인 노래 가사와 감각적인 멜로디로 사랑받은 싱어송라이터 다니엘 시저가 5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오는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해브 어 나이스 트립' 페스티벌에 간판 출연자로 나서는 다니엘 시저는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있는 팬과 뮤지션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기대가 된다"고 내한 소감을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다니엘 시저는 2019년 히트곡 '베스트 파트'(Best Part)로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알앤비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한 가수다.

2021년 피처링에 참여해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저스틴 비버의 히트곡 '피치스'(Peaches)로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는 2018년 단독 공연으로 처음 내한했으며 2019년 인천에서 열린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공연이 취소돼 많은 팬의 아쉬움을 샀다.

5년 만에 다시 한국 관객과 만나게 된 시저는 "2018년 내한 공연 당시 공연 시작 전 아주 조용히 나를 기다리던 한국 관객이 기억에 남는다"며 "나를 존중해준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시저는 올해 4월 4년 만에 새 정규 음반 '네버 이너프'(Never Enough)를 발매했다.

그는 이번 음반은 전작과 달리 자신이 프로듀싱부터 연주, 노래까지 모든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결과물이라며 그 사이 음악에 대한 자신감도 커졌다고 했다.

"4년 전과 지금의 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어요. 더 현명해졌고 내면의 조급함이나 고통에 대해서도 스스로 더 이해하는 법을 배웠죠. 이번 음반을 멘토 없이 스스로 만들어내면서 음악만큼은 내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이번 음반에는 타이틀곡 '올웨이즈'(Always)를 비롯해 '렛미고'(Let Me Go), '두유 라이크 미'(Do You Like Me?) 등 특유의 직설적인 가사와 감성적인 멜로디의 알앤비 장르 노래 15곡이 담겼다.

수록곡 대부분에서 베이스부터 기타, 신스 등 악기 연주를 직접 한 그는 "머릿속에 떠오른 음악을 내가 원하는 그대로 실현하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직접 연주를 고집한다"고 말했다.

이번 음반에서 일반적인 알앤비 장르의 공식과는 다른 코드 진행을 시도했다는 그는 "낯설고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는 것에 두려움도 있지만 그 두려움을 원동력 삼아 음악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알앤비 장르를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음악을 시작한 건 아니에요. 항상 알앤비 장르의 정의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죠. 나만의 알앤비를 정의 내리자면 멜랑콜리하면서도 단순하고 직설적인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어디를 가나 체스판을 들고 다닐 만큼 체스를 좋아하는 것으로도 알려진 그는 언제나 대중의 평가와 상업적인 성공의 척도에 노출되는 음악 산업과 달리 체스는 확실한 승패가 있어 좋다고 털어놨다.

"예술은 주관적인데, 자본주의는 냉정하죠. 예술과 상업이 결합한 이 시장은 가끔 저를 힘들게 해요. 그럴 때마다 64개의 칸 안에서 완벽한 승패가 결정되는 체스가 도움이 됩니다."

한국의 싱어송라이터 딘과의 인연으로도 잘 알려진 그는 블랙핑크의 제니와도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세계적인 K팝 열풍에 대해서는 "전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하고 유일무이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거대한 팬덤을 보면 비틀스가 생각날 정도"라고 말했다.

시저는 음악 활동 초창기에는 자신의 개인적인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음악을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죽음, 신, 시간, 부모와의 관계 등 더 크고 보편적인 주제를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 안에는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감정뿐 아니라 질투심과 같은 부정적인 면도 다양하게 존재해요. 이번 음반에서 제가 평소에 마주하는 최악의 생각과 감정을 음악적으로 승화하는 경험도 했습니다. 제 음악을 좋아해 주는 이들에게, 언제나 자기 자신을 잃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비 유어셀프(Be yourself)!"

[뉴스인사이드 조유리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