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상담소' 황승아 "트로트→아이돌 전향하고파…악플 뭘 그렇게 잘못했지?"
'금쪽상담소' 황승아 "트로트→아이돌 전향하고파…악플 뭘 그렇게 잘못했지?"
  • 승인 2023.06.23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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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캡처

12살 가수 황승아가 '악플러'들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23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TV조선 '미스트롯2'에 출연해 트로트 신동으로 불리는 황승아가 등장했다.

'금쪽상담소' 역대 고객 중 최연소인 황승아는 올해로 12세였다. 황승아와 함께 출연한 약대 교수인 어머니는 황승아의 음악적 재능에 대해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난 전혀 아니다. 저는 약학과 대학 교수다. 가족 중 음악인이 있다. 아빠가 클라리넷 연주가다. 승아는 6세부터 이미 아빠와 무대에 올랐다"고 남다른 음악적 DNA를 설명했다.

'단장의 미아리 고개' 노래 요청에 황승아는 곧장 구성진 가락을 선보였고 9세 때보다 성숙해진 목소리를 자랑했다. 오은영 박사도 "보면서 소름이 쫙 돋았다. 쉽지 않은 일이다"고 감탄했다.

그러나 정작 황승아는 "요즘에는 음악 방향성이 아이돌로 바뀌었다. 롤모델은 방탄소년단(BTS)다. 방탄소년단처럼 외국에서도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비중이 아이돌이나 팝송으로 기울었을 뿐이지. 트로트가 싫다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아직 네가 트로트 하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그게 더 성공의 길이라 생각한다. 트로트로 인지도를 쌓는 게 중요하다"며 "승아가 아이돌을 하기에는 키나 몸매 같은 외적인 요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현실을 객관적이고 단호하게 말해준다"고 말했다.

정형돈은 "우리 딸들은 아직 진로 고민이 없다. 지금 이대로 큰다면 프로 슬라이머가 될 것 같다. 저는 아이돌 꿈을 더 지지한다. 한 주에 새로운 아이돌이 10팀 정도 데뷔한다. 현실적으로 아이돌들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지만 아이돌은 승아의 나이대만 도전할 수 있다"고 황승아의 편에 섰다.

황승아는 예술중학교 진학을 위해 작곡도 공부하고 있었다. 그는 개인레슨을 받으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어머니는 "금액이 비싼 것 같지만 높은 효율이 필요하기도 하고 남편 주변 전문가들을 직접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황승아의 고민은 진로뿐만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악플 차단을 어느 정도 했기 때문에 못 볼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나 악플 본 적 없어' 하는데 평소와 느낌이 다르더라. 봤다고 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회적 민감성이 거의 만점에 가깝게 나온 황승아는 "어릴 때는 재미있어서 '미스트롯2'에 나갔는데 제가 지금까지 생각지도 못한 악플들이 너무 많았다"고 외모 지적부터 선곡까지 가리지 않고 올라온 악플을 언급했다.

이어 "방송에서 운 게 악플을 많이 받았다. 악플러들도 어릴 때는 울었을 거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늕 모르겠다. 그 이후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울지 않았다. 속으로만 힘들어했고 겉으로는 힘들지 않은 척 숨겼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가장 싫었던 악플'에 대해서는 "부모님 욕하는 게 가장 싫었다.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으로 '노래도 못하는 데 왜 나왔냐'고 했다. 무대에 서는 게 두려워지고 악플을 받지 않으려고 완벽을 추구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다른 참가자들과 비교하는 악플도 힘들었다. 처음에는 해소할 방법이 없어서 친구들에게 말했는데 그래도 안 풀리면 큰 종이에 '내가 지금 하고 싶은 모든 말'을 낙서처럼 적어서 마구 구긴 후에 찢어서 버렸다. 그러면 후련해졌다"고 자신만의 방법을 전했다.

황승아는 "지금은 과하게 표현하자면 악플러들이 하찮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내 영상을 찾아보고 악플쓰기 보다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어른스럽게 이야기 했다.

정형돈은 "댓글을 보면 가끔 가슴을 찌르는 글이 있다. 아직 어린 12살인데 그런 경험을 하는 게 걱정이 되고 부모님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박나래는 "악플도 관심이라고 하기에는 우리도 사람이다. 더구나 아이를 향한 건 무자비한 폭력이다. 저도 안 보려고 하는데 가끔 보게 될 때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 황승아는 엘리베이터를 바로 타지 못한다거나 비오는 날 외출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 오은영 박사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오는 불안감이 있다. 악플이 그렇다"라 진단했다.

황승아는 '가장 행복한 순간'에 "새로운 노래를 녹음하거나 노래를 부르고 왔을 때 부모님이 '오늘 너무 잘했어'라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 주변 사람들한테 인정 받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결국 오은영 박사는 "승아야 열두 살은 지금 뿐이야"라면서 앞으로는 열두 살답게 살 수 있게 조언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