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살' 카이스트 출신 외국인 배달라이더 "귀화 3년. 안 좋은 시선 힘들어"
'물어보살' 카이스트 출신 외국인 배달라이더 "귀화 3년. 안 좋은 시선 힘들어"
  • 승인 2023.06.20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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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캡처
사진=KBS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캡처

카이스트 출신 배달 라이더가 자신을 보는 좋지 않은 시선 때문에 힘들다고 털어놨다. 

19일 방송된 KBS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튀르키예 출신인 30대 사연자가 한국에 귀화해 배달 라이더를 하고 있는 것을 털어놨다.

그는 "튀르키예 출신이고 지금은 귀화해서 한국인이다. 귀화한 지 3년 됐다"며 "2009년에 한국에 와서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에 입학했다. 공부 잘했다.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H대에서 석사도 받았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의 직업은 배달기사였다. 사연자는 "왜 다른 분야로 가게 됐나?"라는 질문에 "제 고민은 바로 그거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저를 보면 '너 카이스트 출신이야. 배달 일을 하면 어떡해'라고 한다. 저는 열심히 해서 제 직업을 인정을 받고 싶은데 주변에서 뭐라고 하니까 멘탈이 흔들린다"고 털어놨다. 

이어 "회사에서 5년 동안 일하다가 퇴사 후 퇴직금으로 오토바이를 사서 배달 일을 하고 있다"며 "터키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 저는 30% 터키인, 70% 한국인이다. 5년 동안 직장 생활할 때 회사 문화와 맞지 않았다.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할 성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시킨 사람과 마주치는 경우도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외국인이 배달하는구나 신기해하기도 하고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가끔 제가 실수할 때도 있는데 외국인이라서 서툴 것이라는 편견이 있어서 손님들이 고객센터로 연락한다. 사람들이 다른 일을 못해서 배달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사연자는 "동기들 중에 대기업에 다니거나 다시 법과 대학에 간 친구도 있고 다시 공부해 의사가 된 친구도 있다. 저도 좀 더 열심히 하면 그만큼 벌 수 있다"며 "학교 다닐 때는 교수 되는 게 꿈이었다. 그동안 했던 공부보다 더 많이 해야하는 걸 알게 돼서 이거는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석사 역시 아직 졸업은 못한 상황이다"고 털어놨다. 

배달기사 일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개인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하지 않나"라며 "시간도 중요하다. 일하는 시간 외에는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 사실 저의 목표가 있는데 미디어 편집이다. 이야기도 직접 쓰고 감독도 하고 싶다.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게 너무 좋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 

이수근은 "마인드가 좋다. 카이스트를 장학생으로 나왔든 어떻든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멋있는 것 같다"고 그를 응원했다. 

이어 "지금 너무 잘하고 있고 열심히 일하면서 틈틈이 자기 계발을 하고 있으니 미래에 분명 좋은 편집자가 될 것 같다. 이렇게 열심히 한다면 어떤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