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자격시험 초유의 사고, 채점 전 답안지 파쇄…609명 재시험
국가자격시험 초유의 사고, 채점 전 답안지 파쇄…609명 재시험
  • 승인 2023.05.24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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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뉴스 캡처
사진=MBC 뉴스 캡처

 

채점도 하지 않은 600여 명의 국가자격시험 답안지가 공공기관의 실수로 파쇄 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3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결국 600여 명의 수험자가 시험을 다시 봐야 해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시험의 공정성·형평성 등의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연서중학교에서 시행된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의 필답형 답안지가 채점 전에 파쇄 됐다.

서울 지역 시험장 가운데 한 곳인 연서중에서는 건설기계설비기사 등 61개 종목의 수험자 609명이 시험을 봤다.

시험 종료 후 답안지는 포대에 담겨 공단 서울서부지사로 운반됐다.

이후 인수인계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해 이 포대는 공단 채점센터로 옮겨지지 않고 파쇄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 이 시험을 본 15만1천797명 가운데 609명이 공단의 잘못으로 시험을 다시 한 번 치러야 하는 황당한 상황에 놓였다.

사고 발생 사실이 확인된 시점은 시험을 치른 지 한 달 가까이나 흐른 지난 20일이다.

공단 측은 "국가자격시험이 매우 많기 때문에 시험을 치른 즉시 채점을 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609명의 응시자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른 채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은 609명 전원에게 개별 연락해 사과하고 후속 대책을 설명할 예정이다.

공단은 수험자의 공무원시험 응시 등 자격 활용에 불이익이 없도록 다음 달 1∼4일 추가시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공단은 당초 예정된 기사·산업기사 정기 1회 실기시험 합격자 발표일(6월 9일)에 시험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한편 공단 어수봉 이사장은 "국가자격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해야 할 공공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공단이 관리를 소홀하게 운영해 시험 응시자 여러분께 피해를 준 점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이라도 하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김희선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