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삽시다3' 천상현 청와대 전 셰프 "故 노무현 대통령, 모든 직원들과 겸상"
'같이 삽시다3' 천상현 청와대 전 셰프 "故 노무현 대통령, 모든 직원들과 겸상"
  • 승인 2023.05.2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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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3' 방송캡처
사진=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3' 방송캡처

천상현 전 셰프가 전 대통령들을 모시는 청와대 요리사가 된 계기를 전했다.

23일 방송된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3'에는 전 청와대 천상현 셰프가 출연했다.

이날 천상현 셰프는 "청와대 최초로, 또 최연소로 대통령 중식 요리사를 맡았던 천상현 셰프다. 최장기간 대통령 요리사로 활약하기도 했다"고 자신을 소개하고는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기회를 더불어 오랜만에 와이프와 포항 데이트를 즐겼다. 힐링도 하고 너무 좋다. 현재 가게 2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나중에 4분 다 초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상현은 청와대에 일하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故 김대중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다섯분의 대통령을 모셨다. 20년 4개월 동안 청와대에서 근무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어떻게 대통령 요리사가 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대통령 요리사가 있는지 몰랐다. 우연치 않게 요리사 모집 소식을 듣게 됐고 지원했는데 신원 조회만 두 달 했다. 사돈에 팔촌까지 다 조회하더라. 전과가 있는지, 주변에 월북한 사람이 있는지, 그런 걸 조사했다. 두 달 동안 연락 없이 조회만 하니 떨어진 줄 알았는데 1998년 3월 8일에 대통령 요리사로 임명됐다"고 말했다.

흥미진진한 청와대 생활도 소개했다. 천 셰프는 "조선시대에 기미상궁이 있었던 것처럼 청와대에도 그런 역할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경호처 소속의 검식관이 그 역할을 한다. 만약 검식관이 식사 후 배가 아팠다면 그 음식은 폐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에 들어갈 때도 중식 조리사 자격증은 없었다. 2년차 되던 해에 자격증을 땄다. 그때는 신원 조회만 이상이 없고 호텔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공무원 신분이지만 특채로 들어간 것"이라며 "다섯 명의 셰프가 닷새에 하루씩 쉬면서 일했다. 대통령이 하계 휴양에 가거나 해외 순방에 갈 때도 동행했다. 휴가는 중간마다 갈 수 있다. 남들이 쉴 때 못 쉬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식재료 공수의 경우 정해져있는 납품업체들이 보안 서약서를 써야한다고 말했다. 천 셰프는 "대통령이 먹는 식재료 납품처인 것을 알면 누군가 몰래 (무슨 짓을 할까봐)"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천 셰프는 역대 대통령들의 식습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故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 유도선수에 버금가는 식사량이었다. 냉채, 소고기, 생선, 국밥을 싹 드셨다. 연세가 드시면서 식사량이 달라지시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모든 반찬을 20g 정량만 드셨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박원숙은 정확한 식사량에 놀라며 "어떻게 그 정도만 먹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천 셰프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참 가리시는 음식 없이 잘 잡수셨다. 항상 피드백을 해주시고 서비스를 하는 친구들에게도 따뜻한 한 마디를 잊지 않으셨다"고 밝혔다.

천 셰프는 가장 기억에 남았던 대통령으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신 분인데 옆집 아저씨 같은 친숙한 느낌이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임기 마지막 해에 저도 하계 휴양소를 가셨다. 보통 대통령이 참모진과 식사를 하고 셰프들은 따로 식사를 한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모든 직원들과 겸상을 하셨다. 그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또 산책을 하다가 종종 주방에 들어오는 일로 권양숙 여사와 다투는 모습을 보며 “일상적인 보통 사람들의 패턴이었다. 인간적인 부분이 마음을 울렸다"고 고백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