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집주인 공개, “전세금 주지 않는 사기꾼 너무 많다”
나쁜 집주인 공개, “전세금 주지 않는 사기꾼 너무 많다”
  • 승인 2023.04.2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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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쁜 집주인' 홈페이지 캡처
사진='나쁜 집주인' 홈페이지 캡처

 

전국 곳곳에서 전세 사기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들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지난 25일 헤럴드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나쁜 임대인을 뜻하는 영단어 조합으로 주소를 만든 '나쁜 집주인' 홈페이지에는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인들로 추정되는 인물 명단이 올라와 있다.

명단에는 적게는 1995년생부터 많게는 1972년생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의 남성과 여성 사진, 생년월일, 주소지 등 신상 정보가 공개돼 있다.

특히 주택 1000여 채를 보유하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망한 이른바 '빌라왕' 김 모 씨,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뒤 400명의 보증금을 떼먹은 중개 보조원 이 모 씨 등의 신상 정보도 있다.

또 전세 사기 피해자 모임 커뮤니티와 전세 사기 예방법 등의 게시물도 정리돼 있다.

사이트 운영자는 이메일로 '나쁜 집주인'에 대한 서류와 제보를 받아 검토한 뒤 임대인에게 신상 공개 사실을 통보한다. 이어 2주 지나 홈페이지에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이는 전세 사기 추가 피해자를 막고자 한 개인이 만든 사이트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 글에는 "전세금은 세입자의 전 재산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돌려주지 않기 위해 위장이혼을 하고 계약당일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신탁부동산임을 속이는 등의 방법으로 전세금을 주지 않는 사기꾼이 너무 많다"고 운영 취지가 적혀 있다.

운영자는 "세입자가 평생 피땀 흘려 번 돈을 갈취하고도 벌금형 정도의 가벼운 처벌로 죗값을 치르고 갈취한 돈으로 잘 먹고 잘사는 나쁜 집주인을 고발 한다"고 지적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이 사이트는 사적 제재와 명예 훼손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감한 개인 정보를 사적으로 공개하는 경우 법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월 27일 악성 임대인의 신상을 공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오는 9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안심 전세 앱에서 악성 임대인의 이름, 나이, 주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개 대상은 임대인이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아 HUG가 대신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내준 경우 중 총 2억 원 이상의 보증금을 변제하지 않고 구상채무 발생일로부터 3년 이내에 2건 이상의 반환을 이행하지 않은 사람이다.

 

[뉴스인사이드 김희선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