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살' 역무원들 "용변 처리 요구+폭력에 무방비 노출. 병, 칼로 위협 받아"
'물어보살' 역무원들 "용변 처리 요구+폭력에 무방비 노출. 병, 칼로 위협 받아"
  • 승인 2023.02.2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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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캡처
사진=KBS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캡처

진상 고객에 시달리는 역무원이 고충을 토로했다. 

20일 방송된 KBS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비상식적인 민원에 힘들어하는 역무원들이 등장했다.  

이날 역무원들은 "화가 많아지고 사람을 볼 때 편견과 의심을 가지게 됐다"며 "역무원으로 취직한 후 인류애를 잃었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들은 "안되는 걸 해달라고 하는, 비상식적인 민원이 많다. 예를 들면 쓰러졌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가보면 90% 이상이 주취자"라며 "또 승차권 발매 후 잔돈이 안 나왔다고 해서 가면 거짓말이다. 잔돈을 챙긴 후 호출한 거다. CCTV를 보자고 하면 갑자기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나중에 온다고 하면서 안 온다. 거짓말이라서 그런 거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민원을 들어주지 않으면 불친절을 사유로 해서 추가 민원을 넣는다고. 사연자는 "화장실 비상벨을 눌러서 가보면 몸이 불편하니 뒤처리를 해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고 말해 황당함을 자아냈다.

이어 "옷 정리를 해달라고 경우도 있었다. 화장실을 가겠다는 핑계로 무임 승차를 하는 사람도 많다"며 "역앞의 마트 가기, 중고 거래 등을 이유로 비상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는 승객도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벌금 부과도 소용이 없었다. 사연자는 "벌금 얘기를 하면 실랑이를 할 뿐이다. 표 없이 개찰구를 열어달라고 해서 열어주지 않았더니 시설물을 부수고 저희의 멱살을 잡았다"고 폭력을 당한 사실도 털어놨다. 

역무원은 "깨진 병으로 죽이겠다는 위협도 받았다. 병이나 칼 등으로 협박하는 경우도 많다"며 "폭행을 당해도 경찰이 오기 전까지는 무력으로 제압하거나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 직원을 하대하는 부분이 있다. 폭언, 방화, 오물 투척, 허위 신고도 빈번한데 뜻대로 민원 처리가 안되면 국민신문고에 투고한다기도 한다"며 "직접적인 불이익은 없더라도 승객 응대 때문에 감정 소모가 어마어마하다"고 탄식했다.

서장훈은 "너무하다. 나 같아도 참기 힘들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일을 다 상대를 해줘야하니 회의감이 들 것 같다"며 "이러면서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나. 억울하고 화나는 일이 많겠지만 직업 특성상 일부는 감수해야 될 것 같다. 시민을 상대하는 직업이고 택한 직업이니 성장통이라 생각하라"고 위로했다.

이어 "못 버티겠다 싶으면 이직을 고려해 보라. 그게 아니라면 직업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화를 누를 수밖에 없다. 좋은 마음으로 그런 사람들이 줄어들길 바라야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