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로코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무대에서 뛰게 된 이네스 라클랄레슈(25)가 자국 대표팀을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으로 이끈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47)의 말을 통해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14일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라클랄레슈는 미국 앨라배마 주 도선 하일랜드 오크스 골프코스(파72) 등에서 12일까지 진행된 LPGA 퀄리파잉(Q) 시리즈를 공동 12위로 마치면서 상위 20명에게 돌아가는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모로코 출신은 물론이고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출신 가운데서도 라클랄레슈가 첫 번째 LPGA투어 회원이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 중인 모로코 축구 대표 팀 역시 MENA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월드컵 4강 무대를 밟았다.
라크라키 감독은 11일 열린 월드컵 8강에서 포르투갈을 1-0으로 물리친 뒤 “꿈을 꾸는 데는 돈이 들지 않는다. 우리도 우승을 꿈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라클랄레슈는 이날 열린 7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로 이번 Q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적어냈다.
라클랄레슈는 이날 15∼18번 마지막 4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따내며 공동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축구 대표 팀이 그런 것처럼 라클랄레슈의 선전도 모로코의 골프 유망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카사블랑카 출신으로 10세 때 아버지를 따라 클럽에 갔다 골프를 시작한 라클랄레슈는 이후 모로코 여자 골프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모로코에는 스포츠를 하는 여자 선수들이 많지 않아 라클랄레슈는 어려서는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해야 했지만 12세 때 처음 국가대표로 뽑히면서 실력을 증명했다.
이후 2019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 입성한 라클랄레슈는 올 9월 라코스테 레이디스 오픈 정상을 차지하면서 LET 최초의 모로코 및 MENA 출신 우승자가 됐다.
라클랄레슈는 당시 “이번 우승이 아프리카 여성과 유럽 여성 사이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Q 시리즈 통과로 세계 최고 무대에 서게 된 라클랄레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계속 꿈을 꾸자”란 말로 새로운 목표에 대한 의지를 다잡았다.
[뉴스인사이드 김희선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