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손석구, 미대생→이라크 파병→농구선수→회사원→배우 '드라마틱 석구일지'
'유퀴즈' 손석구, 미대생→이라크 파병→농구선수→회사원→배우 '드라마틱 석구일지'
  • 승인 2022.11.3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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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캡처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캡처

배우 손석구가 드라마틱한 '석구일지'를 공개했다.

3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나의 연구일지' 특집으로 배우 손석구가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손석구는 올해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 영화 '범죄도시2' 등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대세 배우로 등극했다. 

이날 유재석은 "손석구 씨에 대해 제대로 연구해 보도록 하겠다. 멋있는 걸 다 하고 있다. 미대생이냐"라며 깜짝 놀랐다. 손석구는 "미대생이었다"라며 털어놨다.

유재석은 "중학생 때 미국으로 유학을 간 뒤 시카고예술대학교에서 미술을 했다. 시카고예술대학교가 세계 7대 미대 중 하나라고 한다. 동문이 월트 디즈니다"며 놀라워했다. 손석구는 "다큐멘터리를 전공했다. 졸업은 안 하고 중간에 군대 갔다 오면서 흐지부지됐다"며 웃었다.

그는 대학교 생활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입대했다. 유재석은 "바로 이라크로 파병을 갔냐. 자이쿤 부대"라며 물었고, 손석구는 "거기 6개월 동안 파병을 갔다. 일병 때 가서 병장으로 돌아왔다"며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자마자 군대를 바로 갔다. 초반에는 적응이 안 됐다. (미국에서) 7~8년 있다 오니까. 주변에 한국 사람들이 많은 게 이상하게 적응이 안됐다. 어린 나이니까 와서 한국말 하는 것도 어색하고 내가 틀리게 행동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잘못하고 있나?' 의심도 많이 했다. 군대에 가니까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을 했다. 잘 섞이려고. '군 생활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봐야겠다' 싶어서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를 꼽으라면 저는 군대다. 생각이 많고 고민을 하고 이러던 찰나에 아무도 모르는 데 가서 새로 시작하는 거 아니냐. 제로에서 시작하고 열심히 하면 인정해주는,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야하는 집단이지 않냐.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미덕을 배웠다. 열심히 하면 사람들이 인정을 해주는 그런 게 좋았다. 그 심플함이 좋았다"고 고백했다.

이후 행보는 더 놀라워했다. 군 전역 후 농구 선수를 준비하기 위해 캐나다로 향했다. 손석구는 "말도 안 되는 건데 그때 이미 스물여섯이었다. 도망가기 위한 명분이었던 것 같다. 한국 사회에 적응해서 직업을 갖고 살 엄두가 안 났다"며 "그때 당시 제 동생이 캐나다에 있었다. 다행히 이라크는 월급을 많이 준다. 그 돈으로 비행기표를 샀다. 부모님이 '캐나다에 왜 가냐'고 하니까 '농구 선수를 해봐야겠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손석구는 농구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던 중 연기 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그는 "2~3시면 일정이 끝났다. 너무 심심하고 할 일이 없어서 그때 처음으로 연기 학원 같은 곳을 갔다. 독백극 같은 걸 했는데 뭔가 낭만이 있었다. 연습을 하고 사람들 앞에서 뭘 하고 그런 게 재미있었다. 비자를 다시 받아서 학교에 다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재석은 "그 전까지 연기를 한다든가 배우의 길을 걷겠다는 생각은 없었던 거냐"라며 물었다. 손석구는 "그런 걸 안 좋아했다. 시카고에서 학교를 다닐 때 주변에 다 영화를 하는 형들이 있으니까 자기들이 영화를 찍고 싶다고 하면 저는 촬영에만 관심이 많았다. 제가 잘 못 찍어서 '너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해봐라'라고 하면 스무 살 때 연기도 하고 그랬다. 그때는 막 울었다. 난 촬영을 하고 싶은데 왜 연기를 시키는지 모르겠다. 싫었는데 나중에 나이 들고 해보니까 다르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때도 연기만 한 게 아니다. 그는 "할아버지 때부터 하던 회사가 있다. 다니면서 방문 판매 비슷한 걸 했다. 한 대도 못 팔았다"며 멋쩍게 웃고는 "그렇게 했던 세일즈가 배우 생활하며 프로필 돌릴 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돌고 돌아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그는 늦은 나이에 데뷔해 무명 시절을 거쳐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리고 '나의 해방일지'와 '범죄도시2'로 진가를 발휘했다. 손석구는 "내 자아를 찾는데 엄청난 시간을 들였던 것 같다"며 웃었다. 

손석구는 '나의 해방일지'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작품에서 가장 신경쓴 게 구 씨의 의상이었다. 검은 봉지를 들고 다니는 건 원래 설정이었다. 심지어는 포스터에도 봉지를 들고 다닌다. 그 친구가 많이 힘든 캐릭터였다. 자기혐오에 가득 찬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의 최고 유행어 ‘나를 추앙해요’에 대해서는 "초반에 조금 반응이 많이 갈렸던 거로 안다. 저는 하나도 거부감이 없었다.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으면 사랑으로는 안되고 추앙을 받아야 인생이 채워질까. 미정이가 정말 힘들었구나' 하고 넘어갔다. 이렇게 이슈가 될지 몰랐다"며 "그게 유명해지다 보니 '범죄도시2' 무대인사 다닐 때 추앙으로 시작해서 추앙으로 끝났다 사실 제 대사도 아니었는데 안 할 수도 없었다. 다른 작품 홍보하러 갔는데 이렇게 해도 되나 싶다가도 반응이 좋으니 저도 나중에는 즐겼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드라마를 집필한 박해영 작가는 손석구에 대해 "그의 연기에 앞도 당했다. 내가 쓴 글의 경기를 뚫고 나간 배우"라고 극찬했다. 손석구는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았다. 작가님을 대본 읽기 한 날 처음 만났는데 작가님이 어떻게 보였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남다르게 좋았다"며 ""나의 해방일지'는 다시는 못 가는 좋은 곳에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배우라는 직업을 평생 할 수 있을까 한계를 느끼고 있었는데 '해방일지' 현장에서 그걸 봤다. 거기 모인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한다. 다 같이 뭔가 집중하고 있는 느낌이 좋다. 진짜보다 진짜 같은 글을 쓰시는 작가님과 저를 방생해주셨던 감독님 덕분에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색깔을 내며 진짜 빛났던 한때 같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손석구에게 "나에 대한 연구일지란 주제로 책을 쓴다면 첫 문장은 뭐라고 쓸 거냐"고 물었다. 그는 "'아무도 안 볼 것처럼 솔직하게 쓰자'다. 저는 아직도 글을 많이 쓴다. 은근히 솔직히 쓰는 건 어렵다. 그걸 다짐해놓고 시작해놓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다작이 목표다. 배우의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는 황금기가 있다더라. 내가 들이는 노력만큼 결과물이 나오는 시기라고 생각해 욕심을 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