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논란 '설강화' 어쩌나...방영 중지 국민청원 25만명 돌파+광고계도 빠른 손절
역사왜곡 논란 '설강화' 어쩌나...방영 중지 국민청원 25만명 돌파+광고계도 빠른 손절
  • 승인 2021.12.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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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강화' 포스터

제작 단계부터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던 드라마 '설강화'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발 조심이 심상치 않다.

어제(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은 오늘(20일) 오전 11시 기준 25만명 이상이 동의하면서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하루 만에 돌파했다.

이는 지난 3월 중국식 한복, 월병 등을 소품으로 활용해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됐던 드라마 '조선구마사'보다 빠른 속도다. 당시 '조선구마사'는 청원 이틀 만에 20만 명의 동의를 얻으며 비판 속에 2회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설강화'는 제작 단계부터 남파 간첩과 민주화 운동을 하는 여학생의 사랑을 담은 설정으로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방송사와 제작진은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방송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도 조현탁 감독은 "'설강화'는 1987년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군부정권과 대선정국이라는 상황 외에 모든 인물과 설정은 가상의 창작물이다"며 "그런 창작을 한 이유는 전체 이야기 중심의 수호(정해인 분)와 영로(지수 분)라는 청춘남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위해 포커싱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제작진들의 해명과 달리 '설강화'는 1화부터 여자 주인공인 지수가 간첩인 남자 주인공 정해인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 주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청원인은 19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 고문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

또 "간첩인 남자 주인공이 도망가며 안기부인 서브 남자 주인공이 쫓아갈 때 배경음악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다. 민주화운동 당시 사용돼 민주화운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승리를 역설하는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와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이어 "해당 드라마는 OTT 서비스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시청할 수 있다. 이에 다수의 외국인에게 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우려가 있으니 더욱 방영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한국은 엄연한 민주주의 국가이며 이러한 민주주의는 노력 없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 결백한 다수의 고통과 희생을 통해 쟁취한 것이다. 이로부터 고작 약 30년이 지난 지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의 방영은 당연히 중지돼야 하며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방송계 역시 역사 왜곡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했다.

해당 글에 동의하는 청원인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온라인에 '설강화 지원 회사 리스트'가 돌며 불매 운동까지 시작될 조짐이 보이자 광고계와 협찬사들은 서둘러 '설강화' 손절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협찬사 떡 브랜드를 포함해 패션 브랜드, 기능성 차 브랜드, 전자제품 전문 업체, 도자기 업체 등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설강화와 관련된 일체의 협찬이나 광고 등을 중단하겠다"며 시청자들에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한편 현재 해당 청원글은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이 되어 관리자가 검토 중으로 청와대 측에서 어떤 답변을 내 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인사이드 이경아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