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상담소' 김경란 "정서교류 부족했던 결혼→결국 이혼…내 감정 몰랐다"
'금쪽상담소' 김경란 "정서교류 부족했던 결혼→결국 이혼…내 감정 몰랐다"
  • 승인 2021.11.0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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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경란이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 못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5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KBS 아나운서 출신 김경란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경란은 "인생 살면서 많이 들은 얘기 중 하나가 '네 틀을 언제 깰 거니'였다. 그 틀이 대체 뭔지 모르겠다"며 "정작 저는 허술한 면이 많고 말을 잘 못한다. 늘 긴장하며 살았는데 그 모습이 각인된 것 같다"고 전형적인 '아나운서 이미지'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김경란의 인간관계에 대해 물었다. 김경란은 "인간관계가 좁고 깊은 스타일"이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걸 힘들어한다. 1년 전에 만난 친구와는 대화가 너무 힘들다"고 고백했다. "인간관계에서 상처 받은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는 "억울한 일은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패션 화보를 찍었는데 노출 하나 없이 긴 드레스였다. 근데 섹시 화보를 찍었다는 식으로 나왔다. 제 뒤에서 어떤 선배가 '요즘 애들은 저렇게까지 해서 뜨고 싶어해?'라고 했다. 졸지에 뜨고 싶어 안달 난 애가 됐다"고 일화를 공개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경란은 "잘 넘어져서 무릎, 팔에 상처가 많다. 무심코 스타킹을 안 신고 제작발표회를 갔다가 전신 사진이 찍혔는데 제 다리를 보고 어마어마한 말을 들었다. 선정적인 말까지 있었다. 오랫동안 결혼 안 하는 것도 성격이 더러워서라고 했다. 그런 얘기가 저를 형성했다. 그래서 안 보여주게 되고 더 움츠러들게 됐다"고 씁쓸해했다.

김경란이 작은 소리에도 힘든 건 어린 시절 영향도 있었다. 김경란은 "초등학교 때 왕따를 당한 후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원래 발표도 잘 하던 애였는데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는 게 너무 힘들었다. 국어책을 읽는데 손에 땀이 날 정도였다. 그걸 돌파할 방법이 없었다. '정직하게 흠 없이 살면 언젠간 알아주겠지'가 유일한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김경란의 부모님도 상당히 엄격했다. 김경란은 "부모님은 제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아야했다. 부산MBC에 합격했을 때 부모님이 제 방에 유선전화를 설치했다. 그 전화를 받아야 하루가 끝났다"며 "새벽 라디오를 해서 2시에 방송이 끝나는데 20분 안에 집에 가야했다. 27~30분에는 부모님한테 전화가 온다. 이유는 안전이었다. 그 안전 때문에 내가 갇혀있었다. 결국 내가 숨을 쉬어야하는데 너무 갑갑하다고 했다. 내가 안 들어온다고 잠을 못자겠다고 방송을 하지 말라고까지 했다. 분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랬는데도 독립을 37세에야 했다. 그것도 반대가 엄청 심했다. 제가 더 빨리 주체적이었더라면 시행착오를 빨리 끝내지 않았을까 싶다"고 아쉬워했다.

김경란은 "내가 좋아하는 감정에 대해 잘 모르겠다. 누군가가 저를 좋아하면 가산점을 많이 줬다. 제 감정에 대해서는 안 물어보고 끌려다녔다. 헤어지고 났는데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한 거 같지 않았다. 내가 왜 만났을까 싶었다. 내가 사랑은 해봤을까 싶었다. 어쩜 내가 모르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정형돈은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김경란은 "변하지 않을 거 같은 마음을 표현하는 거에 굉장히 높은 가치부여를 했다. 내 마음에 대해서 내가 잘 알고 진행됐던 게 아니었을 수 있겠다고 싶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지가 중요했다.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가에 대해선 어떤 감정을 믿어야될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경란은 결혼 생활에 대해 "정서적 교류가 부족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할 수 없었다. 너무 내 감정을 몰랐다. 내 자신에게 미안할 정도로 몰랐다"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틀린 마음이라는 건 없다. 마음이 맞냐고 물어볼 필요가 없다"며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