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 상담소' 토니안 "어머니만 4명…'술=거친 언행' 父처럼 될까 결혼 두려워"
'금쪽 상담소' 토니안 "어머니만 4명…'술=거친 언행' 父처럼 될까 결혼 두려워"
  • 승인 2021.10.30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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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방송캡처

가수 토니안이 결혼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 이유를 털어놨다.

29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10대들의 우상' H.O.T에서 18년차 베테랑 CEO로 활동 중인 토니안이 출연했다.

이날 토니안은 "40대 중반이 되니까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데 한편으로는 '내가 과연 결혼해서 잘 살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생기는 거 같다"며 "과연 '나는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이게 고민인 거 같다. 결혼해서 내가 좋은 남편, 아빠가 못 된다면 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할 수 있지 않나라는 걸 진지하게 생각을 많이 하는 거 같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토니안은 그동안 연애를 하면서도 연인과 함께하는 미래에 대한 상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뿐만 아니었다. 그는 "미래의 아내와 각방을 쓰고 연애하는 느낌으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독특한 결혼관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은영 박사는 토니안에게 부모님의 결혼 생활에 대해 질문했다. 토니안은 "6세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다. 이혼 계기는 기억할 수 없지만 사실 나는 좋았다. 부모님 싸움이 너무 힘들었다. 매일 너무 무섭고 공포스러웠다. 그래서 오히려 헤어진다고 했을 때 속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던 거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부모님이 이혼한 후 어머니와 살았지만 어머니의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다시 아버지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됐다고. 그는 "어머니가 세 분 더 계시다. 아버지가 재혼할 때 설명은 없었고 난 그냥 받아들이기만 했다. 바로 어머니라고 부를 정도였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새어머니들과도 자주 다퉜다고 밝힌 토니안은 "술 영향이 컸던 거 같다"며 "술에 취하면 언행이 거칠어지는 아버지를 피해 다녔다. 그때는 술을 드시는 아버지가 참 힘들고 미웠다. 그러다 보니까 학교 끝나고 집에 들어가서 바로 친구들 집으로 갔다. 거의 매일 저녁 먹고 밤늦게까지 놀다가 아버지 주무실 시간이 되면 집에 돌아오곤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토니안은 "아버지가 어떤 분이었냐"는 질문에 "굉장히 어려운 질문인 거 같다"며 고민에 빠지더니 "일단 나를 잘 키워주신 거 같다. 나라는 사람을 잘 키워주셨는데 그 당시에는 못 느꼈던 거 같다. '아버지가 날 사랑하실까?'라는 부분을 잘 이해를 못 했던 거 같다. 함께 있지만 대화하기도, 다가가기도 어려웠다. 크게 의지하기는 어려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토니안과 아버지의 애착 관계를 언급하며 "'착'이 붙어있는 걸 의미하는데 잘 안 된 거 같다. 아버지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착'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토니안은 아버지와 좋았던 기억을 묻자 "같이 술을 마시게 되면서부터 대화를 편하게 했던 거 같다"며 "예전에는 아버지가 말하면 정말 아무 말도 못 했는데 이젠 대화가 되면서 아버지도 날 편안한 친구처럼 대해주셨던 거 같다. 근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돌아가시고 나서야 이래서 술을 드셨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대화를 할 수 없는 상황에 그걸 알게 된 게 가장 힘들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토니안은 손상된 애착이 불안과 우울증, 공황장애, 불면증 등의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는 오은영 박사의 말에 "다 들켰다. 정확히 맞췄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20대 중후반쯤 극단적인 생각을 할 정도로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다고. 열등감 때문에 사업에 집착했지만 오히려 사업이 성공한 후에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부모와의 애착에 손상이 있었던 사람들은 반드시 그 관계를 되짚어보고 알아봐야 하는데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는 게 개인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과정이고 후천적으로 손상된 애착을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버지처럼 될까봐 두려워하는 토니안에게 "토니안은 아버지와 다른 사람이다. 인생의 경험과 경로가 다르다. 그래서 도달하는 지점도 다를 거다"고 짚어줬다.

토니안은 "이 기분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큰 용기를 주신 거 같다"며 "그 생각은 잘못했던 거 같다. '노력하면 된다'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렇다. 난 아버지와 다른 사람이라 다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용기를 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