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분장하고 인종차별 코미디 한 칠레 방송, 거센 비판에 사과
BTS 분장하고 인종차별 코미디 한 칠레 방송, 거센 비판에 사과
  • 승인 2021.04.1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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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TS Chile⁷ 트위터 캡쳐
사진=BTS Chile⁷ 트위터 캡쳐

 

칠레의 한 TV 코미디쇼가 그룹 방탄소년단(BTS)를 소재로 인종차별 내용을 담은 코미디를 했다가 국내외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칠레 공중파 채널인 메가TV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마음 상한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표하면서 사과를 전한다"면서 "어떤 커뮤니티도 모욕하거나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 계속 개선하고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방송이 전파를 탄 이튿 날 "칭찬도 비판도 모두 인정한다"는 수준의 원론적인 입장을 냈음에도 비판이 사그러들지 않자 재차 사과한 것이다.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태에 대해 "수많은 BTS 팬의 힘을 보여줌과 동시에 인종차별 특히 아시아계 차별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전 세계 '아미'(ARMY)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의 팬들은 충성도가 강하기로 유명하다. 이번 논란은 코로나19 사태로 확산하고 있는 아시아인 증오라는 더 큰 사회적 문제로 연결시켰다"고 봤다.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방송은 지난 10일 칠레 메가TV 코미디쇼 '미 바리오'(Mi Barrio)' 속 한 코너다. 토크쇼에 5명으로 구성된 밴드가 출연한 설정으로 진행됐다.

진행자가 소개를 부탁하자 첫 남성이 '김정은'이라고 답했고, 나머지는 '김정-도스', '김정-트레스', '김정-콰트로', '후안 카를로스'라고 답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름의 '은'이 '1'을 뜻하는 스페인어 '은'(Un)과 같다는 것을 활용해 패러디한 것이다.

뒤이어 진행자가 진짜 이름이 뭐냐고 묻자 이들은 뷔, 정국, 아구스트D, 제이홉, 진이라고 답해 BTS를 패러디 했음을 여실히 알 수 있었다.

그러면서 한국어를 할 수 있냐는 물음에 중국어 억양으로 의미 없는 말들을 늘어 놨고 무슨 뜻이냐고 하자 "나 백신 맞았어"라고 답하며 웃었다.

방송이 나간 직후 칠레는 물론 전 세계에서 방탄소년단 팬과 팬이 아닌 사람들도 이들에게 거센 비판을 쏟아 냈다. 특히 칠레의 방탄소년단 팬들은 칠레 방송규제 당국인 국가TV위원회(CNTV)에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1천 건 넘는 민원을 쏟아내는 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뉴스인사이드 이경아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