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전격 퇴진 "궤양성대장염 악화…코로나재난 속 국민들께 죄송"
日 아베, 전격 퇴진 "궤양성대장염 악화…코로나재난 속 국민들께 죄송"
  • 승인 2020.08.2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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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28일 지병인 궤양성대장염의 악화로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사진=YTN 뉴스 방송캡처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28일 지병인 궤양성대장염의 악화로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사진=YTN 뉴스 방송캡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지병인 궤양성대장염 악화로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임기를 1년여 앞둔 상황에서의 중도 퇴진이다. 그의 측근들도 몰랐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에 집권 여당인 자민당 내부에서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컨디션에 이상이 생겨 체력에 문제가 생겼고, 이달초 궤양성대장염 재발이 확인됐다"며 "정치적 판단에 문제가 생기거나, 정치적 결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총리에서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 아베 총리는 1차 집권 때인 2007년 9월에도 궤양성대장염을 이유로 중도 사임한 바 있다. 그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사임하는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차기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최후까지 확실히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건 24일이었다. 그는 지난 17일 예정에도 없이 병원을 방문해 7시간30분가량 머무르며 건강이상설이 제기됐다. 24일에는 두 번째 병원을 찾가 검사결과를 듣고 추가 검사를 받았다. 

아베의 퇴진 결정은 긴박하게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니시무라 야스토리 경제재생담당상은 "최근 며칠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일을 해 상상도 못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베 총리는 '포스트 아베'에 관한 질문에는 "훌륭한 사람으로 정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면서 차기 총재 선거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아베 총리를 이을 '포스트 아베'로는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전 간사장을 비롯해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스가 요히시데 관방장관, 고노 다로 방위상,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등이 거론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권 최대의 유산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를 꼽았다. 반면 납북 일본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자위대를 합헌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에 실패한 것을 두고는 "장이 끊어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아베노믹스는 미완성으로 끝나게 됐으며, 취임초 5%였던 소비세를 지난해 10월 10%로 인상했지만 성장전략의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일하는 방식개혁 등을 내세웠지만 잠재성장률은 여전히 오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사히신문도 "건강 문제라면 사임이 어쩔 수 없지만 이기적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실패한 아베노믹스의 출구전략을 마련하지 않았으며 코로나19 대책도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뉴스인사이드 강하루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