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하루 커피 2잔 이상 마시면 뇌졸중-인지기능 저하 위험성"..남성은?
"여성, 하루 커피 2잔 이상 마시면 뇌졸중-인지기능 저하 위험성"..남성은?
  • 승인 2020.04.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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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사진=KBS방송 캡쳐
커피/사진=KBS방송 캡쳐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이 높을수록 나이 들어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요약하면, 하루에 커피를 2잔 이상 마시면 뇌졸중,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크다. 

14일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국내 노인들의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과 뇌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성남 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492명을 대상으로 일일 평균 커피 소비량에 평생 커피 소비 지속시간을 곱한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과 뇌 기능의 연관성을 검토했다.

한국인이 밥보다 많이 소비하는 식품인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을 과하게 섭취하면 뇌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많은 양의 커피를 장기간 마실 경우 뇌로 가는 혈액이 감소하고 혈압 상승과 동맥 경직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뇌로 가는 혈액이 줄면 뇌 백질에 이상이 발생하는데 이런 변화를 ‘뇌백질 고강도신호’라고 부른다. 주로 노인들에게서 발견되며 뇌백질 고강도신호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 뇌졸중과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김기웅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이 노년기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대상자들을 평균 커피 소비량에 따라 평생 비섭취 그룹, 하루 2잔 이하로 마신 그룹, 하루 2잔 초과로 마신 그룹으로 나눠 그룹 간 뇌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하루 2잔 초과로 마신 그룹은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더 적게 마신 그룹들에 비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평생 커피를 마시지 않은 그룹과 하루 2잔 이하로 마신 그룹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또한 연구 대상자를 남성과 여성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남성의 평균적 전체 뇌용적과 뇌백질 용적이 여성그룹에 비해 컸으며, 일일 평균 커피 소비량과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도 여성에 비해 높았다. 그럼에도 커피소비량과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사이의 관계성은 여성그룹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즉 여성그룹에서는 커피 소비량이 높을수록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증가한 반면, 남성그룹에서는 둘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아직 구체적으로 커피의 어떤 성분이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증가를 유발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커피 섭취로 인한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증가 위험이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높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카페인 민감도가 높고 체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 영향으로 인해 카페인 분해 속도가 느린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의 하루 커피 섭취 권장량은 카페인 300~400mg으로 약 3잔 정도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하루 2잔을 초과해 섭취한 그룹에서 노년기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증가했다”면서,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려면 더 많은 인구 수와 인종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지만, 커피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올바른 커피 섭취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 호에 게재됐다.

[뉴스인사이드 박유진 기자 news@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