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 중견작가 이희현 8번째 개인전 ‘알 수 없어요’ 개최
[VOD] 중견작가 이희현 8번째 개인전 ‘알 수 없어요’ 개최
  • 승인 2011.04.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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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현 개인전 '알 수 없어요'

[SSTV l 영상 조성욱 PD] 자신만의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중견작가 이희현이 ‘알 수 없어요’라는 주제로 8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아트팩토리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개인전은 이희현 작가만의 독특한 색감으로 자연과 영감의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개인전은 지난 4월 9일 개막되어 오는 5월 5일까지 열린다.

◆ 작가의 말 ◆

일도하고 그림도 그리며 지쳐서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에 마주치는 사물들 하나하나는 더욱 뚜렷한 자기 모습을 띄고 그들 사이사이 흐르는 공기는 모호하고 알 수 없는 시적 감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야 위와 같은 시를 느끼고 받아들인 지는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시인의 마음을 담을 수 있었고 행운으로 여기고 있다.

● 나는 매일 숙제처럼 그림을 그린 지도 꽤 오래 되었다. 특별한 일이 아니고서는 하루에 B4 크기만큼은 반드시 채워야 한다고 다짐하고, 우습지만 그런 노력이면 용서받고 착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생각을 해 보았다. 그래서 페인터(PAINTER)로 죽을 각오를 했다.

   

내가 살던 고향은 동진강 지류 끝자락 쯤 되겠다. 수문 위에 올라 바라본 강줄기는 가늘고 길어 황혼에 물들면 더욱 선명하였던 기억이 있다. 시야에 들어오는 대부분은 하늘이고 먼 지평선 끝까지 시선을 杆아 무작정 뛰어 보기도 했었다. 선산이 그곳에 있어 해마다 한두 차례 가보며 어릴 적 기억은 내 안에서 미화되고 창조 되었구나 하고 웃음 띠며 돌아오곤 했다.

● 난 어릴 적 8할이 하늘이고 끝없는 지평선상의 적막함에 한낮은 지치고 눈에 보이는 대부분이 마치 도수 높은 안경을 낀 것처럼 크고 작음이 제 멋대로 찌들어져 있곤 했다. 저 먼 저 그곳에는 무엇이 달리고 지나가며 쇠 소리가, 전기가 흐르는 윙윙거림 같은 것들을 골똘히 이해하려 하지만 곧 지워져 버리는 상상일 뿐이었다.

● 그 당시 밤은 또 무엇이었는가. 한낮의 어지럼증 같은 상상에 겨워 시들고 지친 것은 사라지고 밤하늘에 펼쳐지는 반짝임은 애니메이션처럼 빛났다. 밤이 오히려 똘똘하고 영롱하고 현실적 이었다. 낮과 밤이 바뀌며 서서히 흐르는 공기의 느낌은 순간 두렵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고 알 수 없었다. "생명은 언제나 현재의 자기로부터 떠나는 영혼에 있다"고 말한 어느 시인의 말씀이 크게 오지만 떠나지 못하고 오히려 줄곧 과거로 줄달음쳐 나가는 소심증 같은 나를 이젠 제쳐놓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수 년 전에 자유로 근방 재배농가에 창고를 빌려 작업실로 쓰던 시절이 있었다. 퇴근 후 도착하는 시간이면 한강 넘어 김포 쪽으로 사라지는 저녁노을의 장관을 혼자 보기 아까워 아쉬워했던 경험을 여러 번 했다. 해지고 어둑어둑 서늘해 진 재배농가의 밤을 그때는 소재가 되지 못했고 지금에야 정성들여 그리고 있다. 성물대 위의 아기예수의 인형이나 담배피우는 이중섭과 마사코의 사진 한 장, 마른 감나무 잎, 홧김에 나간 여행의 낯선 기억 등등은 소소한 일상 가운데 생각의 단초가 되어준 것들이다.

● 지금 도시근로자 입장에서 내 몸에 체화된 일부를 끄집어내어 지극히 현실적으로 묘사해도 마음과 촉각 사이의 오차가 생겨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서 있음을 느낀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과 군 생활 27개월 하고 현재까지도 50분 일과에 10분 휴식의 시간표는 여전한데 그 10분의 휴식은 달지만 쓰고, 기쁘지만 슬프고, 그리움에 이것저것 곰씹어 보는 시간으로 체질화 되어있어서, 나의 그림그리기도 쉬는 시간에 곰씹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 이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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