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보편적 삶 속에 녹아있는 근본적 아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아갈 김지영을 위해 (종합)
‘82년생 김지영’ 보편적 삶 속에 녹아있는 근본적 아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아갈 김지영을 위해 (종합)
  • 승인 2019.10.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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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유미, 공유/사진=뉴스인사이드DB
배우 정유미, 공유/사진=뉴스인사이드DB

‘82년생 김지영’이 한국 여성의 보편적 삶속에 녹아 있는 근본적 아픔을 직시하며 따뜻한 반성과 위로를 전한다. 

14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김도영 감독과 주연 배우 정유미, 공유가 함께 했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016년 출간 이후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날 김도영 감독은 “원작이 화제가 많이 되었고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았다. 이 작품을 연출할 때 어떻게 좋은 서사로 관객과 만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제가 합류할 때 초고가 있었다. 사회적 의제, 원작이 지향하는 바를 집요하게 넣으려고 했다”라며 “자신의 목소리를 잃은 여자가 자신의 말을 찾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빌려 목소리를 내는 여자였지만 마지막엔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성장하는 이야기라 생각하며 각색했다”고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김도영 감독은 원작과의 차이에 관해 “원작에선 더 씁쓸한 현실을 맞이한다. 2019년을 살고 있는 김지영에게 잘될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지영 어머니보다는 지영이가, 지영이보다 지영의 딸 아영이가 더 잘 살아갈 수 있길 바라며 엔딩을 정했다. 작가님이 소설보다 한 발 나아간 이야기 같다는 말을 들어서 너무나 선물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인 지영 역은 현실과 맞닿아 있는 생명력의 캐릭터를 연기해온 정유미가 맡았다. 정유미는 “시나리오를 읽고서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작품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정유미는 영화 개봉 전부터 불거지고 있는 젠더 이슈에 관해 “그런 이야기가 오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데 놀라기도 했지만 이 영화를 선택하고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하나밖에 없었다. 그 마음으로 달려왔던 거 같다”고 말했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에 관해 정유미는 “시나리오를 봤을 때만큼 느낌이 전해져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저에 관해서는 아쉬움도 있지만 다른 캐릭터 덕분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공유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우선 들었던 생각은 가족이었다. 영화를 찍고 다시 생각해봤는데 간단히 말하면 시나리오를 읽고 제가 위로를 받은 것 같다. 그래서 하게 됐다”며 작품에 합류한 이유를 밝혔다.

궁유는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막연하게 이런 이미지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들이 있었다. 공감하고 위로됐던 부분을 관객이 충분히 느꼈으면 좋겠다는 막연함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니 잘 만들어진 거 같다. 이 영화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완성된 영화에 대한 만족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젠더 갈등에 대해서 크게 느끼지 않았다. 영화가 잘 만들어졌고 관객들이 보실 생각이 드니까 기다려지고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원작 소설에 관해서는 “소설은 알고 있었지만 시나리오를 먼저 봤다. 소설과 영화는 다른 장르라 생각했다. 선입견이 생길 것 같아서 시나리오를 다 보고 이후에 책을 봤다. 느끼는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의 결, 생명력을 더 넣을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며 소설을 읽었다”고 말했다.

김도영 감독은 첫 장편에 정유미, 공유를 캐스팅한 것에 관해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김지영이라는 인물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평범함을 연기하는 것은 어떤 것일지, 사회와 가족의 일원으로 흔들리는 인물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정유미 배우를 만나고 해결됐다”며 “공유 배우는 ‘도깨비’ 이미지가 있어서 어떻게 현실에 발을 붙인 남편 역을 할까 싶었는데 첫 리딩 때 굉장히 놀랐다. 그냥 공유 배우 안에 있는 평범한 모습들이 있었고 역할이 수행해야 하는 바를 완벽히 알고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김미경 선배님이 어머님을 맡아줬는데 연기 장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테이크도 놓치지 않고 영혼을 담아 연기해줘서 너무 감사하고 감탄했다. 그 외에도 모두 조연, 단역 분들도 너무나 섬세하고 정확하게 연기를 잘 해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며 모든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정유미와 세 번째 호흡을 맞춘 공유는 “활동 기간도 꽤 됐고 알고 지낸지 오래 됐다. 잘 모르는 상대와 만나면 적응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서로 잘 알고 일할 때 모습도 알아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 세 번째 만남인데 가장 밀접한 관계로 만났다. 실제 우리 연령대이고 함께 인생을 사는 부분의 모습이라서 연기하는데 편하고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정유미는 “편안 사이로 만나 부부로 호흡한다는 게 감사했다. 시간을 지키면서 촬영을 해야 하는데 알고 지낸 사이어서 편하게 찍을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김도영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주변 엄마, 누이, 딸, 후배, 친구들을 한 번쯤 어떤 풍경 속에 있는지 둘러보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이 땅에 있는 수많은 지영을 바라봤음 한다. 상업 영화에서 이런 서사들, 더 멋진 지영이 나오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