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균의 Zoom-人] 700조 美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삼성·SK 경영진 보니
“AI 확산은 반도체 없이는 불가능하고 반도체는 삼성과 SK가 글로벌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는 만큼 세 기업이 체결한 파트너십은 글로벌 시장을 이끌 상생의 파트너십 이다.”(이재명 대통령, 10월 1일 샘 올트먼 오픈AI CEO 면담 자리에서)
삼성그룹과 SK그룹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손잡고 미국이 추진한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사업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오픈AI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은 지난 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잇따라 만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발표한 사업으이다. 최대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해 2029년까지 세계 최대 AI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사업이다. 미국의 오픈AI와 오러클, 일본 소프트뱅크가 참여한 합작 회사가 주도하는데, 한국 삼성과 SK가 핵심 파트너가 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오픈AI와 메모리 공급 의향서를 체결하고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장 규모에 달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전 세계 HBM 생산능력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HBM 세계 1위인 SK하이닉스와 메모리 생산 능력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협력 없이는 스타게이트를 구축하기 어렵다.
삼성은 동남권(포항)에 SK는 서남권(전남)에 각각 오픈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달 1일 열린 오픈AI와의 LOI 체결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외에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이 동석했다. 이 회장은 올해 2월 서울과 7월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올트먼 CEO를 만났다.
삼성SDS는 첨단 데이터센터 기술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 분야에서 협력한다. 삼성SDS는 국내 최초로 오픈AI의 기업용 서비스를 판매하고 기술을 지원할 수 있는 ‘리셀러’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국내 기업들이 오픈AI의 챗GPT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부유식(플로팅)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 플로팅 데이터센터는 바다 위에 설치하는 첨단 데이터센터로, 육지에 짓는 데이터센터보다 공간 제약이 적어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비용과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플로팅 데이터센터, 부유식 발전설비, 제센터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은 앞으로도 국가적 비전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안정적 반도체 공급은 물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포함하는 건강한 AI 생태계 육성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올트먼 CEO는 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찾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오찬 회동을 했다. 오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등 그룹 내 AI 관련 계열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오픈AI와 첨단 AI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협력을 체결했다. SKT는 이를 기반으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와 B2B(기업 간 거래) AI 활용 사례를 발굴·운용하기로 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메모리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SK의 통합 AI 인프라 역량을 이번 파트너십에 집중해 글로벌 AI 인프라 혁신과 대한민국의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인사이드 정해균 기자 chung.9223@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