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광대들: 풍문조작단’ 조진웅 “밝은 영화 오랜만…연기할 때 쾌감의 온도 달라”
[인싸인터뷰] ‘광대들: 풍문조작단’ 조진웅 “밝은 영화 오랜만…연기할 때 쾌감의 온도 달라”
  • 승인 2019.08.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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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진웅/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우 조진웅/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지난해 ‘독전’, ‘공작’, ‘완벽한 타인’으로 관객을 만난 조진웅이 한층 경쾌한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들이 권력의 실세 한명회(손현주 분)에 발탁되어 세조(박희순 분)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면서 역사를 뒤바꾸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한 김주호 감독은 미담을 만들고 풍문을 조작하는 광대패라는 더욱 신선한 스토리와 풍성한 스케일로 돌아왔다. 

조진웅은 풍문조작단을 이끄는 리더 덕호 역을 맡아 뛰어난 언변과 리더십, 유쾌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가족시사회를 했는데 10대, 20대 조카들, 30대 후배들을 불렀어요. 중학생들은 인생작이라고 했고 고등학생, 20대도 너무 재밌게 봤다고 했어요. 30대는 그냥 잘 봤다고 하더라고요. 중학생이 움직여야 돼요. 그래서 삼촌의 일은 끝났으니 친구들에게 널리 알리라고 했죠(웃음). 이런 밝은 영화를 할 일이 거의 없어서 정말 즐거웠어요. 연기할 때 쾌감의 온도가 달라요. 이런 건 오랜만이에요. 거의 안 해봤죠. 예전에 ‘사냥’, ‘아가씨’, ‘해빙’ 촬영이 하루에 겹친 적이 있었어요. 다 강한 영화들이었어요. ‘아가씨’ 찍고 ‘사냥’가서 총 쏘고 저녁에는 ‘해빙’ 촬영장에서 막 놀라고. 이경영 선배도 그렇게 해본 적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웃음).”

조진웅은 시나리오에서 느껴졌던 기발한 상상들이 실제로 구현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CG로 완성되는 장면들은 마치 ‘신과함께’를 찍는 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바라보며 연기해야 했다. 

“감독님이 판을 잘 만들어줬어요. 감독님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디렉션을 주고 연기적인 부분은 열어두셨어요. 허공을 보면서 놀라는 연기를 하는데 거기에 부처가 올라갈 거라고 하더라고요. 아무 것도 없는 데서 리액션하는데 그게 구현된다고 하니 신기했죠. 현장에서 모니터를 확인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시나리오 볼 때 CG로 구현되겠지 싶었던 것들이 실제로 있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그리고 CG를 염두에 두고 촬영한 부분은 ‘신과함께’ 배우들이 했던 말들이 이해되더라고요. 당시에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배우들이 그랬는데 이제 그 기분을 저도 알겠어요(웃음).”

세조의 미담을 위해 광대들은 각자의 재능을 발휘해 초자연적인 현상을 만들어 내며 백성들을 속인다. 조진웅은 광대패의 일원인 김슬기, 김민석, 윤박 등 후배들과 새롭게 호흡을 맞추며 그들의 에너지에 자극받았다.

“이번에 김슬기와 처음 작업했는데 다재다능하다는 말을 이런 아이에게 쓸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에너지가 경쾌하고 호흡을 아는 게 예뻤어요. 힘든 내색도 안하더라고요. 당시 부산에서 공연하고 바로 현장 와서 연기해야 했어요. 민석이도 그렇고 박이를 보면서 오히려 제가 긴장했어요. 세 사람 모두 에너지가 건강하고 연기도 잘해요. 윤박이는 정말 착해요. 바르고 농담을 해도 다 믿는 아이예요. 민석이는 재간둥이라 다음 영화 ‘퍼펙트맨’에서 친동생 역으로 춴했어요. 감독님께 물어보고 바로 연락했죠. 다른 사람 팬미팅에 간다고 해서 그냥 바로 오라고 해서 인사시키고 섭외했죠. 군대 가야될 것 같다고 해서 이것만 찍고 가라고 했는데 실제로 촬영 도중에 군대 일정이 나왔어요. 결국 설경구 선배와 제가 그 친구 일정에 맞춰서 스케줄도 조정했어요. 촬영 마치고 바로 군대 갔죠.” 

배우 조진웅/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우 조진웅/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는 경쾌하게 흘러가지만 미담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행태는 지금의 가짜뉴스를 보는 듯 하다. 영화 후반부 역사를 바꾸려는 이들에게 덕호는 웅장한 목소리로 그들에게 일갈한다. 영화의 메시지이면서 배우 조진웅의 내공이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하다. 뛰어난 발성이 돋보였지만 본인은 촬영 당시 호흡이 짧아졌다는 걸 체감했다.

“꼭 전달되어야 하는 부분이었어요. 리딩할 때도 신경 썼는데 막상 영상이랑 붙으니 나쁘진 않은 거 같아요. 확실히 40대 중반이라 호흡은 짧아졌어요. 그래서 담배도 끊었어요. 촬영하면서 호흡이 줄어든 게 느껴져서 이대로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전자담배도 싹 끊었어요. 담배를 끊고 4~5개월 지나서 노래방에서 발성연습을 해봤는데 다행히 위험하진 않더라고요.”

연기를 위해 담배도 끊은 그는 이미 차기작으로 ‘퍼펙트 맨’, ‘클로즈 투 유’(가제) 등 촬영도 마쳤다. 다작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하자고 이야기를 나눴던 작업들이 쌓여서 이렇게 진행이 된 거다”며 “제가 안 한다고 하면 프로젝트 자체가 없어지고 스태프는 해단하는 거다. 폐업인 건데 그럴 순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고단함이 묻어나는 대답에 이어 그는 “관객을 만나는 게 즐겁다”며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을 밝혔다.

“관객 만나는 게 즐거워요. 그래서 계속 이렇게 광대짓을 하는 건데 힘에 부치긴 해요. 배우일이 쉽지는 않아요. 메이크업 지우듯 캐릭터를 잘 지우는 것도 중요해요. 잘해봐야죠.”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hyuck2@newsinsid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