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닥터 프리즈너’ 김병철 “‘시청률 제조기’라는 믿음? 오래 갔으면 좋겠어요”
[인싸인터뷰] ‘닥터 프리즈너’ 김병철 “‘시청률 제조기’라는 믿음? 오래 갔으면 좋겠어요”
  • 승인 2019.06.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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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김병철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김병철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지난 2016년 ‘태양의 후예’부터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까지. 김병철은 연이어 ‘히트작’들에 조연으로 이름을 올리며 자신의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올 한해에만 첫 주연작인 ‘SKY 캐슬’과 ‘닥터 프리즈너’까지 연달아 흥행에 성공시킨 그의 행보는 그야말로 ‘흥행요정’의 타이틀을 달기에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김병철은 “운이 좋았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좋은 구성을 가진 작품에 참여 한 것일 뿐”이라는 그는 “그럴 수 있는 운이 잘 따라준 것 같다. 특별히 제가 잘 해서 끌어낸 건 아니다”라며 시종일관 겸손을 표했다.

“‘닥터 프리즈너’ 대본을 봤을 때 사건 진행이 속도감 있고 흡입력 있어서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실제 촬영을 해보니 생각보다 더 흥미가 있더라고요. ‘나쁘지 않겠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시청률이 높았죠. 함께 방송했던 다른 작품들도 좋은 작품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성적이 좋아서 놀랐어요.”

극중 엘리트 선민의식으로 가득 찬 의사이자 퇴임을 앞둔 의료과장 선민식 역을 맡은 김병철이 가장 크게 고민했던 지점은 “인물의 모습에 얼마나 연기자의 모습이 투영될 것인가”였다. 그는 “연기자들을 보면 인물이 먼저 보이는 경우 있고 사람이 보이는 경우 있고 거칠게 나누지 않나. 그런 구분에 대해 ‘이번 작업에서는 어땠으면 좋겠다’ 하고 고민했다. 그런데 촬영 시작 전에 ‘김병철이라는 사람이 더 보이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해 주시더라”라고 남모를 고충을 토로했다.

 

'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김병철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특히 김병철은 전작 ‘SKY캐슬’이 큰 호응을 이끌어냄에 따라 캐릭터적인 부분에 있어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고. 당시 주남대학 로스쿨 교수 차민혁 역으로 극을 이끌었던 그는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게 부담되기도 했다”라며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그럼 그 둘의 차이를 잘 드러내보자고 생각했어요. 차민혁은 아이들을 대하는 게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만한 행동임에도 본인은 그렇게 생각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해요. 반면 선민식은 자기의 행동이 법을 어겼다는 걸 알고, 그렇게 해서라도 원하는 걸 얻겠다고 생각하죠. 두 캐릭터가 생각하는 지점이 다르다고 느꼈어요. 또 한편으로는 차민혁은 강압적인 행동을 유지해야하는데, 선민식은 선민의식 강한 사람이라 자기가 살 가치가 있고 죽어도 되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교도소에서 살았던 경험과 트라우마를 통해 자기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죽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쓰레기 같은 인간들과 손을 잡을 수 있는 유연함이 생겼죠. 차민혁에 비해 유연함이 있다는 점이 큰 차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완전히 ‘주연 배우’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한 그. 하지만 그는 “제가 ‘1번’이 되는가 보다는 작품이 중요하다. 제 역할이 1번이 아니라 10번이라도 작품이 흥미롭고 내 역할이 ‘해야 한다’ 싶다면 어떤 작품이든 할 생각이 있다”라며 자신만의 소신을 밝혔다.

“우리가 사는 모습을 발견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그게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장르가 갈리는 것도 있잖아요. ‘공감’이라는 지점에 가장 흥미를 느끼는 편이에요. 특히 제가 맡게 되는 역할이 가지는 욕망이 얼마나 나한테 공감을 일으키는가가 중요하죠. 또 아직 잘 모르지만 경험하고 싶은 것에도 흥미를 느껴요.”

김병철이 ‘닥터 프리즈너’에 합류하게 된 것 역시 선민식의 ‘유연함’에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런 유연함이 “살면서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저는 그렇게 구부리는 게 어렵더라. 물론 악한 행동이 좋다는 건 아니지만, 자신의 생각을 구부릴 수 있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 지점은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구부리는 건 어떻게 가능할까?’ 그게 흥미로운 지점이었어요. 그래서 그런 지점들이 어딜까 찾아보고, 그런 캐릭터성이 내 생각대로 행동하고 표현 됐을 때 시청자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생각하면서 연기했죠.”

 

'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김병철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김병철이 인터뷰에 앞서 사진촬영에 임하고 있다./사진=김혜진 기자

 

김병철은 자신을 향한 ‘흥행요정’ ‘시청률 제조기’라는 타이틀에 대해 “그런 믿음이 오래 갔으면 좋겠다. 계속 걸려들 수 있게”라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부담감도 있다”라고 토로했다. “저 혼자서 연구한다고 (작품이 잘)되는 게 아니고, 전작들만 봐도 제가 잘한 게 아니라 잘되는 조합 안에 있었을 뿐”이라고 강조한 그는 “다시 그런 조합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언젠가 그게 잘 안 되는 순간도 올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라며 “그런 순간에도 내가 해야 하는 작업을 잘 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겠다고 생각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2016년부터 쉬지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는 벌써 올 한해에만 두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대중들과 만났다. 이런 ‘열일’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병철은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인연들이 닿아서 출연하게 됐고,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그런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할 만한 의미가 있다 싶으면 무리가 되더라도 하는 게 좋다고 생각 하는 편”이라고 밝힌 그는 “지금은 그런 과정들이 계속 있었기 때문에 재충전기간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된다. 얼마간이라도 그런 기간을 가지려고 계획 중이다”라고 전했다.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도 다양한 인물을 연기 하며 다양한 인간의 행동을 표현해보고 싶어요. 그를 통해 저도 배운 게 있고 시청자들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소통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