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연기로 얻는 ‘긍정적 스트레스’, 발전의 원동력”
[인싸인터뷰] ‘닥터 프리즈너’ 남궁민 “연기로 얻는 ‘긍정적 스트레스’, 발전의 원동력”
  • 승인 2019.06.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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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지난 2017년, 시청률 18.4%을 기록한 ‘김과장’의 흥행 주역이었던 남궁민이 또 한 번 KBS의 ‘구원투수’로 활약했다. 고질병처럼 시청률 기근을 탈피하지 못하던 지상파 미니시리즈에서 당당히 두 자리 수 기록을 이어가며 15.8%로 유종의 미를 거둔 ‘닥터 프리즈너’의 행보는 그야말로 KBS에게 있어서는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 남궁민은 “지상파를 살렸다는 것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라며 웃었다. 그는 “제가 결정한 이 작품이 지상파에서 방송 돼서 호평을 얻었는데, 단지 지상파가 요즘 안 좋다보니 운 좋게 그런 평가가 붙은 것 같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제가 이 드라마를 결정적으로 정하게 된 계기는 1회 부터 4회까지의 대본을 봤을 때 너무 짜임새가 있었고, 쉬어가는 구간이 없더라고요. 쉼 없이 흘러가는데 지루함 없이 재밌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나이제라는 캐릭터가 교도소 안에 하얀색 가운을 입고 주사기를 들었는데, 치료가 아니라 가짜 병을 만들고 누군가에게 복수를 하잖아요. 그게 신선하게 다가와서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잘 마무리 돼서 너무 기뻐요. 아무래도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는데, 처음 방송이 나가고 많은 분들이 보셨다는 얘기를 듣고 힘이 됐죠.

 

'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나이가 더 들면 들수록 연기에 자신 없어 지고 연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는 그는 ‘닥터 프리즈너’가 방송 되기 전까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은 연긴지에 대한 생각도 복잡해지고,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라고 남모를 고충을 토로했다. 방송 전까지 감독과 작가에게 의지해서 열심히 연기 했지만, 자책도 많이 하고 매 신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게 많아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고.

“그런데 방송이 되고 해소 됐어요. 주위에서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중요한데,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에는 그런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게 저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힘들고 스스로가 마음에 안 들었는데, 방송 후에 좋은 말이 들리니까 ‘잘 하고 있구나’ 싶었죠.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은 무거운 마음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지난 2001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 어느덧 연기 인생 20년차에 접어든 남궁민이었지만, 연기에 대한 갈증과 갈망은 여전했다. ‘닥터 프리즈너’를 하면서 “제 부족함에 대한 후회를 많이 했다”라고 털어놓은 남궁민은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걸 인정 하니 오히려 발전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더라”라며 “‘나는 연기를 잘 한다’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내가 연기 하는 것에 대한 부족함을 인정 하고, 그걸 채우기 위한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라고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저는 전체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작품을 할 때마다 겪어 간다면 내가 좀 더 발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려고 해요. 촬영하거나 작품을 대하거나 연습할 때 느껴지는 스트레스는 너무 힘들지만, 그런 것들을 잘 극복하려고 노력 하고 있죠.”

 

'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20대 초, 감정 표현이 어느 정도 자연스러워 졌을 때만 해도 “연기가 어느 정도 된 것 같다”라는 만족이 있었다는 남궁민. 하지만 그는 “그 후로는 어려워지더라”라며 웃었다. 40대에 접어들어서는 그 어려움이 더 커져서 하나하나 허투루 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베테랑 배우인 만큼 작품을 대하는 데에 있어 여유가 생길 법도 하지만, 지금의 남궁민에게 만족은 없었다. 그는 “현장에서도 최선을 다해 분석하고 행동 하나하나 신경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완벽주의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40대가 되면서 변화가 너무 많아요. 작품 대할 때 척도 자체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중심을 잘 잡고 의사소통을 잘 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꾸준히 많이 하게 됐어요. 옛날에는 드라마를 시작할 때 늘 욕만 먹었죠.(웃음) 차에 앉아있을 때도 편하게 기댔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그 때에 비해 콘텐츠도 많아지고 연기 경력이 적어도 잘 하는 사람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요즘은 미니시리즈를 촬영하러 가면 감독님도 저보다 어린경우가 많더라고요. ‘내가 벌써 이렇게 됐나’ 하는 걸 많이 느껴요.(웃음)

‘닥터 프리즈너’를 마친 남궁민은 “지금 좀 쉬고 싶다”라고 피곤함을 토로하면서도 “차기작으로 생각하며 보고 있는 작품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올해 말 되기 전에 마음에 드는 대본을 만나서 새로운 캐릭터를 연구하고 싶다”라며 식지 않는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닥터 프리즈너' 주연 배우 남궁민/사진=935엔터테인먼트

 

“저는 연기를 사랑해요. 이거 말고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연기를 하는 게 좋거든요. 그래서 일 년에 1편~1.5편은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스스로 기름칠을 하지 않으면 얻을 수 있는 게 없잖아요. 드라마를 하면서 스트레스도 받지만, 그걸 안하고 노력하지 않을 때는 더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서 좋은 결과를 바란다는 걸 본인은 아니까요. 그거야 말로 나에 대한 실망이고 스트레스기 때문에, 일적인 스트레스는 힘들지만 긍정적인 거라 생각해요. 이번 드라마가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끝나고 나서 저는 스스로에게 칭찬을 많이 해줬어요.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정말 열심히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남궁민으로서 만족 합니다.”

남궁민은 이러한 ‘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노력들을 “1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배우로서 준비하는 과정을 애인처럼 계속 느끼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는 “꼴도 보기 싫다가도 하고 싶다가 하면서, 지금처럼 공부하고 연구하고 저 자신을 어떻게 하면 더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연기는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편하게 풀어내서 이 사람이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불편한 걸 풀어내려면 어떤 상황에서 왜 그랬는지 분석하면서 알아가야겠다고 생각하거든요. 겉으로 보기에는 미묘하지만 스스로 느끼기에는 자연스럽게 표출되도록 계속 노력할거예요.”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