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인터뷰] ‘귀차니스트’ 박경 “내 음악은 ‘연보라색’, 빠져들게 만들 자신 있어요”
[인싸인터뷰] ‘귀차니스트’ 박경 “내 음악은 ‘연보라색’, 빠져들게 만들 자신 있어요”
  • 승인 2019.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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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귀차니스트'로 돌아온 블락비 박경/사진=세븐시즌스
신곡 '귀차니스트'로 돌아온 블락비 박경/사진=세븐시즌스

 

“박경의 음악은 ‘연보라색’이에요. 강하지 않고 은은하지만, 자기 색이 뚜렷하거든요.”

7인조 그룹 블락비로 데뷔해 어느덧 9년차에 접어든 박경. 지난 2015년 ‘보통연애’를 시작으로 정식으로 솔로 활동의 물꼬를 튼 박경이 ‘INSTANT’ 이후 약 1년 만에 신곡 ‘귀차니스트’로 돌아왔다. 그간 블락비 앨범에도 직접 작곡 및 작사에 참여한 곡을 실으며 자체 제작돌의 면모를 과시해온 그는, 솔로 활동을 통해 더욱 ‘박경’만의 색깔이 짙어진 곡들을 발매하며 자신만의 음악적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최근 관심사가 “건강과 웰빙”이라고 밝힌 그. 데뷔 9년차를 맞이하며 “욕심을 많이 내려놨다”라며 초연한 모습을 보인 박경과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저번 앨범을 내고 오랜 시간 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좀 더 빨리 냈어야 하지 않나 싶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갖고 나올 수 있어서 좋습니다.”

박경은 원래 ‘귀차니스트’가 올해 초 발매 예정이었다는 의외의 이야기를 꺼냈다. “조금씩 마음에 안 들더라. 2% 부족한 부분을 채우다 보니 미뤄지게 됐다”라고 털어놓은 박경은, 현재 ‘귀차니스트’의 완성도를 묻는 질문에 “차고 넘친다”라면서도 조심스럽게 “100%”라고 답하며 멋쩍게 웃었다.

 

신곡 '귀차니스트'로 돌아온 블락비 박경/사진=세븐시즌스
신곡 '귀차니스트'로 돌아온 블락비 박경/사진=세븐시즌스

 

신곡 ‘귀차니스트’는 이 세상 모든 귀차니스트들을 위한 노래로, 공감할 수 있는 재미있는 표현들이 특징인 곡. 앞서 발매했던 ‘보통연애’ ‘자격지심’ ‘너 앞에서 나는’이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풋풋한 감정들을 주제로 했던 반면, ‘INSTANT’를 기점으로 그는 보다 ‘일상’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곡 스타일 역시 한층 더 과감하게 변신을 시도했던 바. 박경은 이런 변화에 대해 “그 때 그 때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주제가 많이 바뀌었죠. 기존의 곡들이 ‘사랑’이 타겟이었다고 하면, 어느 순간부터 일상을 많이 풀어내려고 하게 되더라고요. 작업을 할 때도 일상이나 일상의 어떤 순간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거든요. ‘귀차니스트도’ 제가 귀찮아하고 있을 때 ‘이걸 곡으로 풀어내면 공감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게 됐어요. 그냥 그 때 그 때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식상하지 않게, 나름대로 도전하고 있다 보니 음악스타일도 달라지지 않았을까요?(웃음)”

특히 박경은 앞선 솔로 곡들과는 달리 피처링 없이 홀로 곡을 채운 이유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혼자만의 목소리로 이끌어가는 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콘서트 같은 곳에서 무대를 하다 보니 제가 안 부르는 부분이 많더라. 집중도가 흐려진다고 생각해서, ‘정말 이 곡에는 피처링이 필요하다’ 싶은 게 아니라면 나 혼자 이끌어가는 곡도 필요하다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작사 당시 신선한 표현과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을 섞으려고 노력했다는 박경은 ‘귀차니스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가사로 “아무것도 안 할래”를 꼽았다. ‘귀차니스트’라는 곡의 콘셉트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가사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는 “‘아무것도 안 할래’라는 가사를 통해 직관적으로 얘기했다면, 그 후에는 피가 느리게 흐르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라며 “재밌는 표현을 쓰려고 노력했고, 곡에 재밌는 요소를 많이 넣었다. 가사에 초점을 맞춰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신곡 '귀차니스트'로 돌아온 블락비 박경/사진=세븐시즌스
신곡 '귀차니스트'로 돌아온 블락비 박경/사진=세븐시즌스

 

“‘귀차니스트’는 ‘직각삼각형’ 같은 느낌이에요. 기승전결이 뚜렷하거든요. 처음에는 미미하게 시작했다가 점점 기타와 드럼이 얹어지고, 마지막에 ‘빵’하고 터지죠.”

‘귀차니스트’가 자신이 추구하려는 음악적 색깔을 보여 줄 수 있는 곡으로 남았으면 한다는 그. 박경은 “앞으로 ‘이런 색깔의 음악을 하려고 하는구나’ 하는걸 알려 줄 수 있는 곡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제 SNS를 보면 옛날부터 프로필에 ‘듣기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쓰여 져 있어요. 각자 기준이 다르다 보니 듣기 좋은 음악이라는 게 애매하잖아요. 그런데 취향이든 장르든 모두 떠나서 딱 들었을 때 ‘좋은 음악’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평소 주위 아티스트들의 반응을 많이 신경 쓰는데, 지난번 솔로 콘서트에서 편곡을 40(포티)라는 분이 해주셨어요. 그때 ‘너 참 좋은 곡들 많다’라고 해 주시더라고요. 뿌듯했죠. 인정받는 걸 좋아하거든요.(웃음)”

정식으로 솔로로서 활동을 시작한 지는 4년이 흘렀지만, 유일하게 ‘앨범’의 형태로 발매한 것은 지난 2017년 발매한 미니앨범 ‘NOTEBOOK’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요즘 시대에 여러 곡들을 한 번에 내면 잘 안 듣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그 이유를 밝힌 박경은 “한 곡씩 발매하고, 나중에 이때까지 낸 싱글 앨범들을 묶어서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도에는 곡 활동을 자주 하려고 해요. 저 혼자 속으로 계획 중이죠.(웃음) 다른 때보다는 텀을 줄여 보고 싶어요. 지금 구체화 돼있는 곡들도 있고요. 이제는 주제나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때마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하되,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곡들을 만들고 싶어요. 일상에서도 많이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곡들이요.”

 

신곡 '귀차니스트'로 돌아온 블락비 박경/사진=세븐시즌스
신곡 '귀차니스트'로 돌아온 블락비 박경/사진=세븐시즌스

 

5월 말, 블락비 멤버 태일과의 합동 콘서트 ‘합주실’을 진행한 박경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곡 작업이 주가 될 것 같다”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현재 MBC FM4U ‘꿈꾸는 라디오’ 진행에 이어 tvN ‘문제적 남자’, MBC ‘구해줘 홈즈’ 등 다양한 방송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방송이나 예능 활동은 신중하게 하려고 한다.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걸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뭔지 생각하고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라고 방송 활동 계획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솔로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은 이제 막 시작됐어요. 지난 3월에 솔로 팬미팅을 열었는데, 제목이 ‘28살 박경의 3월’이라는 뜻에서 ‘28.3℃’였거든요. 그런 식으로 온도로 표현하면서 계속 가면 어떨까 싶었죠.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반기 때 또 어떤 방식으로 대중들과 만날지는 계속 고민 중이에요.”

박경은 “갈수록 공연의 파이가 커지는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자신의 공연을 한 번 보러왔던 사람들은 떠나지 않고, 거기에 또 다른 사람들이 유입되는 것들을 유지하고 싶다는 욕심을 전한 그는 “저를 오랫동안 좋아한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들까지 더해 져서 끈끈하고 결속력 있는 타겟층을 만들고 싶다”라며 바람을 드러냈다.

“혹시 팬이 아니신 분들이 이 기사를 접하신다면, 저에게 관심을 가지고 제 곡을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 음악에 대해 자신이 있거든요. 듣고 안 좋다고 느낄 거라는 생각은 없어요. 속는 셈 치고 제 음악을 한 번 들어보시면 (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지 않을까요?(웃음)”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