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악인전’ 마동석 “연기로 소비되는 에너지, 기획으로 채워”…멈춤 없는 무한동력
[NI인터뷰] ‘악인전’ 마동석 “연기로 소비되는 에너지, 기획으로 채워”…멈춤 없는 무한동력
  • 승인 2019.05.1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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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마동석/사진=키위미디어그룹
배우 마동석/사진=키위미디어그룹

지난해 영화 ‘동네사람들’ 언론시사회에서 마동석은 이미지 반복에 관한 질문에 “‘마동석화’를 원하는 제작자나 감독에게는 거기에 맞춰 최선을 다 한다. 피로도가 있더라도 원하면 그렇게 해야 한다”며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연마 하면서 조금 더 좋은 배우가 돼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2018년 마동석은 5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마동석화 캐릭터 안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선보였다. ‘이미지 소진’에 정면으로 맞선 마동석은 ‘악인전’을 통해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극대화시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연쇄살인마를 잡기위해 협력한 조직폭력배 보스와 강력반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악인전’에서 마동석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 장동수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 마동석은 외모에서 오는 위압감과 강렬한 카리스마, 타격감 넘치는 액션 등 마동석만 할 수 있는 모든 걸 때려 넣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며 좋았던 부분은 이전에도 형사나 조폭, 연쇄살인마가 나오는 영화가 있었지만 이렇게 갱스터와 형사가 연쇄살인마를 잡는 설정이 좋았어요. 설정만 좋고 내용이 진부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새롭게 뒤튼 부분이 있어서 재밌게 봤어요. 두 번째로 장동수는 굉장히 악하고 폭력성이 있는 캐릭터잖아요. 그런 악당이 연쇄살인마를 잡고 응징하는 과정에서 묘하게 응원하게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면에서 통쾌함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흥미도 느꼈어요. 그리고 액션에 관해서도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것들을 보여드리기 위해 감독님과 고민했고 덕분에 최초로 나오는 장면들도 몇 있어요.”

영화 초반 마동석은 샌드백에 사람을 넣고 구타하는 잔인한 모습으로 ‘마블리’ 이미지를 완벽히 지운다. 또한 맨손으로 앞니를 뽑는 등 이전에 없던 새로운 장면들을 선보인다. 수십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다양한 액션을 시도했던 마동석은 이번 작품에서도 직접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캐릭터를 단단히 구축했다.

“배우들도 각자 장기가 있잖아요.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이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해서 액션 쪽으로 많이 보여드린 거죠. 제가 글을 잘 못쓰는데 독수리타법으로 시놉시스를 써요. 글도 자주 써야 느는 것처럼 액션도 그래요. 제가 수십 편의 영화를 하면서 계속 보안하고 아쉬운 부분을 채우고 하다 보니 다른 콘셉트의 액션들도 생기는 것 같아요. 초반 샌드백 장면의 경우 그 사람의 잔혹함을 보여주고 시작하면 긴장감이 생기고 빨리 극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넣게 됐어요. 구구절절 설명하는 건 저도 감독님도 싫어해서 아이디어를 냈어요. 직접 도장에 가서 휴대폰으로 샌드백 치는 장면을 찍어서 보여드렸죠.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셨어요(웃음).”

압도적인 피지컬로 강렬한 액션을 보여주며 사랑받은 마동석이지만 잦은 부상으로 그의 몸상태가 좋지 않은 건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 현재 마동석은 어깨, 척추 등 부상으로 인해 몸 곳곳에 쇠가 박혀있는 상태며 근육량을 어느 정도 유지하지 않으면 통증이 심해진다. 이번에도 맨몸액션은 모두 소화했지만 계단을 내려가는 장면이나 전력질주를 하는 장면들은 스턴트배우의 도움을 받았다.

“아시다시피 제가 몸에 쇠도 박혀있고 무릎이 안 좋잖아요. 전력질주랑 계단 내려가는 게 안돼요. 계단을 내려가는 장면은 대역이 많이 도와주죠. 그분들 덕분에 찍을 수 있었어요. 여러 편 함께 한 친구가 있어요. 윤성민이라는 친구가 원래 80kg이었는데 저 때문에 체중을 100kg까지 올렸어요. 저는 체중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살이 빠지면 관절 통증이 생겨요. 사실 액션신을 찍을 때면 12시간씩 촬영하는데 중간에 밥을 먹으면 더 힘들어요. 그래서 거의 안 먹고 초콜릿 정도만 먹고 찍어요. 그러다 보면 또 살이 빠져서 유지하려고 노력했죠.”

‘악인전’은 개봉 전부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 공식 초청에 이어 할리우드 리메이크까지 확정 지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 ‘록키’를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던 마동석은 실베스터 스탤론이 이끄는 발보아픽쳐스와 함께 ‘악인전’ 미국 리메이크작품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직접 주연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창작 프로젝트 집단 팀고릴라로 여러 작품을 기획하고 해외 진출을 준비해온 마동석은 “미국과 협력하며 좋은 한국 배우도 소개하고 한국 영화를 미국에 배급하고 박스오피스에 오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배우 마동석/사진=키위미디어그룹
배우 마동석/사진=키위미디어그룹

단역과 조연을 거쳐 주연으로 그리고 기획자로 영역을 확장한 마동석. 대중들의 기대가 커질수록 부담은 커지고 지난해 직접 기획한 작품들은 아쉬운 흥행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주연으로서 부담은 엄청 커요. 이번에도 칸에 가는 것보다 개봉이 더 긴장되고. 그런 마음은 편수가 늘어날 때마다 더해지는 것 같아요. 물론 설렘도 더 있고요. 이번에 ‘백두산’과 ‘시동’도 촬영하고 있어요. 야구도 시즌 중에 안타 하나도 못 치는 날이 있는가하면 어느 날은 만루 홈런도 칠 수 있고 아니면 몸에 맞는 경우도 있잖아요. 대신 안주하지 않고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겠죠.”

개봉을 앞둔 ‘악인전’, 촬영 중인 ‘백두산’, ‘시동’ 외에도 ‘범죄도시2’가 준비 중이고 마블의 새 영화 ‘이터널스’ 출연도 확실시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 팀고릴라로 기획하고 투자 단계에 접어든 작품만 여럿이다. 모든 것이 영화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마동석은 “연기로 소비되는 에너지를 기획으로 채운다”며 여전히 지침 없는 모습으로 다음 스텝을 내딛었다.

“기획을 시작한 게 원래는 배우로서 전체를 보고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연기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어요. 그러다가 그 일 자체에 매력을 느꼈고 프로듀싱을 하고 작가들과 창작을 하면서 생산적인 일이 됐어요. 연기를 하면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많이 채울 수 있었어요. 프로듀서 일도 계속할 예정이에요. 저는 그저 재료를 가져다 드리는 거고 실제로 만드는 분들이 대단한 거죠. 그분들이 잘 써주셔서 영화가 나오면 행복해요. 지금은 여러 분들과 다른 장르들을 많이 준비하고 있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