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여행자'가 된 고아성 "이번 작품은 내 인생의 혁명"
[SS인터뷰] '여행자'가 된 고아성 "이번 작품은 내 인생의 혁명"
  • 승인 2009.10.2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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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성 ⓒ SSTV

[SSTV | 최수은 기자] 영화 ‘괴물’의 막내딸 고아성이 제법 숙녀티가 나는 모습으로 돌아왔다. 조심스레 인터뷰 장소로 들어서는 고아성의 한쪽 어깨엔 손때 묻은 카메라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매달려 있었다.

“‘괴물’을 마치고 두나 언니에게 카메라를 선물로 받았어요. 아직 기록의 의미가 강하지만, 연기를 하지 않을 때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항상 소지하고 다녀요.”

최단기간 천만관객을 돌파했던 봉준호 감독의 ‘괴물’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소녀. 그 주인공인 고아성은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워 두려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 눈초리들을 어떻게 피해갈까 고심 끝에 작은 역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법을 택했다”며 “자신감이 없는 성격이라 책임이 맡겨지면 버거워하고 지나치게 신경을 많이 써서 아직은 작은 역할이 좋다”는 심경을 털어놨다.

어느덧 17세. ‘괴물’로만 알려져 있던 고아성이 ‘여행자’라는 작품으로 관객들 앞에 서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작은 역할에서부터 천천히 연기관을 넓혀가고 있다.

“다른 작품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번 영화(여행자)는 나에게 특별했어요. 우니 르콩트 감독과의 만남은 나에게 ‘혁명’이었죠. 13살부터 해왔던 연기 방식에 회의감이 들었고, 연기에 대해 심도 깊은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내 연기 방식이 획기적으로 달라졌어요.”

고아성은 영화 ‘여행자’의 촬영 후 자신의 연기가 “기술적인 면이 줄어든 반면 감정적인 연기는 더욱 풍부해졌다”고 자평한다.

29일 개봉한 영화 ‘여행자’는 자신을 보육원에 버린 아빠(설경구 분)와 보육원 친구들과의 이별 등 진희(김새론 분)가 겪는 이별에 대한 아픔과 성장통을 그린 영화.

이번 작품에서 고아성은 첫사랑에 대한 실연으로 마지막 희망이 산산 조각 나버리는 벼랑 끝에 서있는 듯한 인물 예신을 연기했다. 장애를 지닌채 고아원에서 자란 예신은 입양시기를 놓쳐 고아원 맏언니 노릇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녀에겐 짝사랑 상대인 ‘상수(문학진 분)’라는 마지막 희망이 있지만 그 희망조차 제대로 꿈 꿔보지 못하고 현실과 타협한다.

   
고아성 (영화사 진진 제공)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살아온 고아성은 스크린 안에서 장애인을 표현했고, 부모에게 버려진 아픔을 가진 예신을 표현했다. 또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부당하는 실연녀의 모습도 섬세하게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처음엔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보고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그게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죠. 맡은 역할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재밌거든요.”

그는 캐스팅이 확정된 후부터 예신으로 살기 시작했다. 다리를 절며 길거리를 다니고, 촬영장에서는 ‘상수’역을 맡은 남자 배우와는 거리를 두며 예신과 상수의 어색함을 몸으로 일깨웠다. 또한 우니 르콩트 감독의 디렉팅에 온 신경을 집중시키며 조금씩 자신을 예신이라는 인물에 맞춰 나갔다.

“장애인 연기에 대한 압박이 굉장히 강했어요. ‘자연스럽게 보여야 될 텐데’, ‘실제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누가 되지 말아야 될 텐데’라는 마음이 커지면서 신경이 예민해 졌죠. 그러다 보니 예신의 마음에 집중하지 않게 되기까지 했는데 그런 저를 보고 감독님이 ‘사랑에 빠지고, 상처를 받고, 아픔을 겪는 장애를 가진 소녀를 연기하는 것이지 장애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주셨어요.”

지금 막 영화 촬영장을 다녀온 듯한 표정으로 생생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여행자’의 여운을 털어놓는 고아성의 모습에는 아직 회색빛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자신에게 남아있는 예신의 느낌을 애써 벗어나려는 의지는 없어 보였다. 아니 그런 느낌을 오히려 기분 좋게 간직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연기자와 학생,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그는 충분히 학교생활을 즐기고, 친구들과 함께 놀러 다니기도 하면서 공부와 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학교와 촬영장을 오가며 전혀 다른 세계를 넘나들었던 괴리감은 이제 스스로 극복한 듯 자랑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아직도 역할 갈등에 대한 해소방법을 찾고 있어요. 처음에는 정말 몰랐죠. 학교에 있다가 촬영장에 가면 전혀 다른 세계라 어리둥절했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처한 상황에서 타협하고 적응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아요.”

학업과 연기를 모두 병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고아성은 이제 곧 수험생이 된다.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고 잘 해내기 위해 힘든 점을 견디며 그 상황을 즐길 줄 아는, 제법 어른스러워진 고아성은 폭넓은 연기를 위해 자신의 전공을 고민한다.

“대학을 준비해야 될 때가오니 연기를 전공하기보다 데뷔 전부터 관심 있었던 영화연출이나 좋아하는 사진 등 다른 걸 배워 연기자로서 폭넓게 바라보는 시각을 기르고 싶어요.”

작은 역할로부터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는 ‘여행자’의 모습을 한 고아성은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겪어냈다.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는 그의 말처럼 연기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을 또 다른 경험으로 풀어내는 고아성은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경험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영상 조성욱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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