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킹덤’ 주지훈 “시즌2, 모든 떡밥 회수 돼…겸허하고 싶어요”
[NI인터뷰] ‘킹덤’ 주지훈 “시즌2, 모든 떡밥 회수 돼…겸허하고 싶어요”
  • 승인 2019.03.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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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의 전성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년간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를 통해 쌍천만 배우에 이름을 올린 주지훈. 그는 뒤이어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으로 또 한 번 전 세계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는 데에 성공하며 명실상부 대세 배우의 저력을 입증했다.

특히 ‘킹덤’은 넷플릭스 정식 공개 이전에 가진 시사회에서 외신들의 기립박수를 받는 등 일찍이 그 완성도를 입증하기도 했다. 이에 주지훈은 “기분 좋더라. 우리 작품을 외신들 앞에서 틀었을 때 그런 반응이 나오니까 갑자기 애국심이 차올랐다”라며 당시의 심경을 떠올리기도 했다.

‘킹덤’을 끝마친 후 MBC 드라마 ‘아이템’부터 ‘킹덤’ 시즌2 촬영까지 연달아 감행하며 쉴 틈 없는 열일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 주위의 뜨거운 반응에도 늘 “겸허하고 싶다”라며 굳은 소신을 전한 주지훈과의 만남을 공개한다.

 

   
 

Q. 해외 관객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꼽자면?

A. 일단 재밌어요.(웃음) 말이 필요 없는 것 같아요. 전 세계 공통적으로 재밌는 건 재밌으니까요. 거기다 우리한텐 익숙한 금수강산, 갓 같은 동양적 이미지가 그들에게는 신비롭고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요?

Q. 해외에서 ‘모자영화’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A. 항상 예상치 못한 게 터지더라고요. ‘킹덤’이 아니더라도 가끔 힘주고 반응이 올 거라 예상해서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던 부분에서는 반응이 오지 않고 전혀 다른 곳에서 화제가 되기도 하잖아요. 그런 게 재밌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모자가 구린 사람들은 다 목이 잘린다’라는 얘기도 하고, 트위터에서는 누가 우스갯소리로 외국인들이 ‘저거 뭐야?’라고 물었을 때 ‘갓(god)’이라고 하면 놀랄 거라는 말도 하더라고요.(웃음) 반응들이 재밌고, 유쾌하고, 웃겨요. 외국인의 시선에서는 이상하긴 하더라고요. 신발은 벗는데 모자는 안 벗잖아요. 저희한테는 당연했는데 생각해 보면 이상하죠.(웃음)

Q. 처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킹덤’을 봤을 때의 소감은?

A. 제가 생각했던 꽤 많은 부분의 걱정이 날아갔어요. 너무 장식 없이 진중하게 가는 것 같았는데, 그게 처음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았을 때의 힘이 느껴졌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을 비롯한 제작진들과 배우진, 투자배급사까지 이 색과 이 톤으로 가겠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을 때 얼마나 단단해질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죠. 그게 누군가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 마저도 실수가 아니라 의도한 거예요. 단단하게 만들려면 진폭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게 잘 먹힌 것 같아서 기분 좋아요.

Q. 넷플릭스와 첫 작업이었다.

A. 장단점이 있어요. 드라마 작업은 현실적으로 생방송 같은 체계다 보니 쪽대본으로 촬영에 들어가고, 대본을 숙지하거나 그에 대한 해석을 하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게 사실이잖아요. 영화는 그것에 대한 시간을 많이 쓰다 보니 개개인의 능력을 떠나서 완성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죠. 퀄리티를 지킬 수 있는 환경을 주고 300분이라는 시간을 준다면 더 많은 서스펜스와 스펙터클을 줄 수 있는데, 그런 게 잘 섞였어요. 그리고 일단 광고가 없으니 눈치 볼 게 없죠.(웃음) 그러다 보니 본질 이외의 것들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한국 드라마에서는 PPL(간접광고)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것도 능력이잖아요. 사실 그게 없어도 된다면 안 하는 것도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있어야 하니까 잘 해내야 하는 거죠. 처음에는 보고 웃었던 관객들도 이제는 익숙해 진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익숙하고 좋지 않은 관례가 계속된다고 해서 그게 옳은지는 계속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Q. 최근에는 시즌2가 촬영 중에 있다.

A. 시즌2가 엄청나요. 폭발합니다. 다 해결돼요.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예요.(웃음) 다 해결 된 다음에 시즌1과 같은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직접적인 단어는 쓰지 않겠지만, 엔딩의 충격에 있어서 같은 감정을 받으실 것 같아요. 하지만 시즌1에 뿌려진 떡밥은 빈 곳 없이 모두 회수 돼요. 작가님이 대단하세요. 저는 시즌2 대본을 보고 너무 재밌어서 감독님한테 전화했어요. 스케줄 맞추려고요.(웃음) 김성훈 감독님께 혹시라도 시즌3이 만들어지면 하시는지, 그렇게 되면 언제 찍는지 물어봤더니 정확한건 하나도 없다더라고요. 그 정도로 흥미 있고 재밌어요. 많은 사랑을 받고, 퀄리티 좋게 창작에 방해받지 않고 작업할 수 있다면 시즌제를 안할 이유가 없죠.

Q. 시즌2 부터는 김성훈 감독이 아닌 박인제 감독과 새롭게 작업을 하게 됐는데.

A. 생소해요. 처음 듣고 놀랐어요. 그래서 머리를 맞대고 골똘히 생각 해 낸 결과, 박인제 감독님이 비록 시즌2의 2화부터 연출을 맡지만 처음부터 현장에 같이 나와 있기로 했죠. 그렇게 하면 새로 소통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감독이 선장이잖아요. 어떻게 운항하느냐에 따라 뱃길이 달라지는데, 갑자기 새 선장이 들어오면 체제가 완전히 개선돼 버리잖아요. 그걸 줄이려고 했죠. 감사해요. 어떻게 보면 추가노동이잖아요. 시즌2부터 현장에 나와도 되는 건데 같은 값에 일을 더 하는 거니까 감사하죠. 저희끼리는 그런 식으로 해결책을 고민하면서 촬영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시즌제는 처음이다.

A. 어제도 첫 촬영을 했어요. 저는 나오지 않는 신이었는데, 촬영 사진을 보니 너무 신기하게도 1년이 지났다는 느낌이 없더라고요. 촬영 중간에 2, 3일 정도 비었다가 바로 이어가는 느낌이었어요. 이야기는 새롭지만 같은 베이스에 캐릭터가 바뀐 것도 아니잖아요. 베이스가 만들어 진 게 있다 보니 ‘킹덤’ 시즌2의 대본을 리딩할 때 처음으로 칭찬 받았어요. 제가 원래 리딩을 못하기로 유명하거든요. 모든 감독님들이 ‘너 진짜 막 하는 구나’ 하실 정도예요. 열심히 하는데 이상하게 그렇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이번 리딩 때는 ‘왜 이렇게 잘하게 됐냐’라고 하시더라고요. 원래 리딩을 할 때는 대사를 어떤 식으로 할지 선택을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시즌1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놨으니 리딩이 어색하지 않았다고 칭찬 받았어요. 장점과 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모든 건 양날의 칼이니까요. ‘신과 함께’ 3, 4편도 잘되고 ‘킹덤’도 시즌이 계속 간다고 했을 때, 좋게 생각하면 선명한 이미지를 얻게 되겠죠. 반대로는 다른 역할을 했을 때 거부감이 느껴진다는 거예요. 아직은 도전한다는 생각이고, 너무 행복한 현장이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되긴 해요. 이미지가 고정될 우려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두려워하기 보다는 일단 해보려고요.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어쩔 수 없으니까 중간에서 잘 해야죠.

Q. ‘킹덤’ 시즌2에 이어 MBC 드라마 ‘아이템’의 촬영까지, 쉴 틈 없는 작품 활동으로 ‘소지훈’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열일의 이유가 있다면?

A. 대출?(웃음) 농담이에요. 대출은 없습니다. 그냥 이 시간들이 소중한 것 같아요. 나이를 먹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면서 ‘20대 때 청춘물을 한 두 개 더 찍어놓는 게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각자 배우들마다 로망이 있잖아요. 저는 느와르였거든요. 25살 때 데뷔를 했는데, 그때가 가장 다 컸다고 생각할 나이다 보니 더 느와르를 하고 싶었죠. 노력을 열심히 해서 ‘좋은 친구들’로 시작해 ‘아수라’까지 끝냈을 때 ‘내가 ‘궁2’를 찍었다고 ‘아수라’를 찍지 못했을까?’하는 물음표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면서 ‘30대에 할 수 있는 건 30대에 해야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 바뀌니 같은 건데도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더라고요. 특히 엄청난 행운으로 좋은 감독님, 좋은 작가님이 작품을 주시니까 안 할 수도 없잖아요. 저한테는 작품 활동이 놀이예요. 노동이라 생각 하면 일을 하는 건데, 저는 재밌는 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재밌으니까 피로로 다가오지 않는 것 같아요.

Q. ‘신과 함께’에서 ‘킹덤’까지 흥행에 성공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A. 왔다고 말씀해 주시는 게 감사하죠. 제가 제 입으로 아무리 떠들어 봐야 의미가 없으니까요.(웃음) 언젠가는 ‘지금은 아닌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지금은 받아들이고 있어요. 전성기라고 하면 ‘전성기인 것 같다’고, 꺾였다고 하면 ‘꺾인 것 같다’고, 또 전성기가 왔다고 하면 ‘또 왔나보다’ 하고 생각중이에요. 이게 자칫 잘못하면 위험하더라고요. 보통 마음의 병이 생기는 게 나는 A라고 생각하는데 다 B라고 하니까 이견이 생기면서 아픈 거더라고요. 그래서 인정할건 인정하고 본질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계속 유지해 나가고 싶은 게 있다면?

A. 겸허하고 싶어요. 행운처럼 좋은 형들과 감독님들이 쏟아져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어요. ‘신과 함께2’가 개봉하기 전에 (하)정우형이 ‘‘신과 함께2’가 오픈하면 네가 엄청난 사랑을 받을 거다’라는 말을 했어요. 그러면서 ‘겸허하라’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영화든 드라마든 작품을 하는 데에 있어서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외부의 요인들이 너무 많은 영향을 끼치잖아요. 천재지변이나 국제, 정세도 있고. 그러니 ‘영화나 드라마가 아주 잘 된다고 해서 네가 잘됐다고 어깨 올리지 말고, 이 작품이 안됐다고 자책하지 말고 겸허하게 받아들여라. 갈 길이 멀다’라고 하셨죠. 그 말을 꿋꿋이 가져가고 싶어요.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