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스카이캐슬’ 김보라 “아직 스물다섯…더 다양한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NI인터뷰] ‘스카이캐슬’ 김보라 “아직 스물다섯…더 다양한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 승인 2019.02.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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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나는 또박또박, 실제 김보라는 짱구예요.”

‘SKY 캐슬’(스카이캐슬) 김혜나의 옷을 벗은 김보라는 사랑스럽고,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였다. “캐릭터와 실제 모습의 차이가 큰 것 같다”라는 질문에 김보라는 “그만큼 몰입도를 준다는 뜻이니 좋은 것 같다”라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었다.

지난 2004년, 10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아역배우로 데뷔해 어느덧 15년차에 접어든 김보라. 이후 다양한 작품 속에서 교복을 입어 온 그 였지만, 이번 ‘SKY 캐슬’(스카이캐슬) 속 학생 김보라는 한층 결이 달랐다. 비록 성인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쟁쟁한 베테랑 배우들과 동일선상에서 때로는 그들을 위협하기도, 기 싸움을 벌이기도 하며 극의 중심을 이끌어나갔다.

극에 깊게 몰입해 감정을 쏟아 부었던 만큼 아직까지도 혜나를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다는 김보라와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스카이캐슬’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

A. 예서(김혜윤 분)와 똑같이 오디션을 통해서 출연하게 됐어요. 신기하게도 2차 오디션 때 예서랑 같이 들어가게 됐죠. 둘 다 지금처럼 각각 혜나와 예서를 연기 했어요. 아마 감독님께서 1차 오디션을 보시고 이미 결정하셨던 상태가 아닐까 싶어요.

Q. 김보라가 강예서를 연기했다면?

A. 저도 상상이 안 가요. 오디션장에서 대본을 봤을 때 ‘만일 내가 하게 된다면 혜나가 될 것 같다’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연기를 할 때도 혜나한테 더 몰입이 가 있던 상태였죠. 예서의 까랑까랑하고 새침한 면보다 혜나의 강렬한 카리스마가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래서 ‘혜나가 됐으면 좋겠다’ ‘혜나가 될 것 같다’라고 생각했죠. 전에 장난으로 예서의 머리띠를 쓴 적이 있는데 제가 너무 혜나한테 몰입해서 그런지 어색하더라고요. 다시 반납했어요.(웃음) 아마 혜나의 똑 부러진 당돌함 보다는 성격적으로 닮은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베테랑 배우와의 호흡이 부담되지는 않았나.

A. 선배 연기자 분들과 하는 것에 있어서 부담은 갖지 않았어요. 다만 혜나라는 인물을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대로 잘 하고 있는지,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을 했죠. 미팅 때부터 감독님에게서 혜나와 예서가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사람들이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은 상태에서 촬영에 들어갔거든요. 그래서 첫 촬영 때 ‘내가 과연 카리스마 있고 임팩트 있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학원 복도에서 예빈이(이지원 분)한테 ‘저 왕재수’라고 말하는 신이 첫 촬영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학교에서 ‘월급 얼마 받으세요?’라고 당돌하게 말하는 신이 제대로 된 첫 촬영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 때 ‘재수 없게 보이면 어떡하지’하고 생각해서 혼자 연구 했죠. 첫 촬영 이후 혜나 캐릭터에 더 또렷이 다가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분명히 혜나를 표현할 수 있을까 완벽히 파악할 수 있었죠.

Q. 감정적으로 세심한 표현도 많았다.

A. ‘스카이캐슬’을 하면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게 3, 4개월 동안 혜나로 살다보니 극에 몰입해서 대사가 아니라 정말 저한테 하는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그런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코디쌤(김서형 분)과 호흡했을 때 감독님이 칭찬해 주셨어요. 저도 말하면서 울컥했던 것도 있었죠. 저는 그 장면의 대사가 혜나의 속내를 비춰준 것 같아서 슬펐어요. ‘무서운 게 왜 없어요’라고 하는 그 말들이 혜나가 정말 말하고 싶었던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제일 많이 신경 썼던 부분 중 하나죠. ‘너 버림받을까봐 그렇지?’라고 말할 때 실제로 울컥해서 흔들리기도 했고요.

 

   
 

Q.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인기를 체감하나?

A. 이전에는 10대 친구들이 저를 많이 알아봐주셨는데, ‘스카이캐슬’ 이후에는 연령 상관없이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우주 여자친구’라거나 ‘혜나’라고, 역할 이름으로 불려 지니까 확실히 뭔가 달라지긴 했구나 싶더라고요.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것에 대해는 딱히 욕심은 없었어요. 비중이 적더라도 최대한 안 해본 연기를 하고 싶었고, 배우로서 성장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죠. 제 이름을 알리지 않더라도 조용히 안 해본 것들을 하면서 쌓아가자는 마인드가 컸기 때문에 ‘스카이캐슬’을 통해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어요. 이전과는 변화한 면들이 제 눈에도 많이 보여서 ‘스카이캐슬’ 이후로 제대로 된 성인 연기자가 된 기분이에요. 또 다른 시작이 된 기분이죠.

Q. 네티즌들의 반응도 확인하는지.

A. 저는 정말 싹 다 확인해요. 아무래도 호평도 있고, 비평도 있을 텐데 그게 상처가 되지는 않더라고요.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봐주시고 저렇게 봐주시기 때문에 그들로 인해 더 성장할 수 있고 나의 단점 보완시킬 수 있으니까요. 이제서야 ‘내가 배우가 된 건가’ 싶더라고요. ‘스카이캐슬’ 이전에도 댓글들을 많이 봤어요. 바른 지적들을 보면서 많이 고치고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됐죠. ‘내가 봐도 뭔가 부족한 것 같은데, 그게 뭐지?’ 했던 부분을 명확하게 짚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신경 쓰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꼈던 점은 무엇이었나.

A. 중간 중간 컨디션 조절을 잘 못해서 몸살 온 적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연기 하는데 있어 몰입도 떨어진 적 있는데 그때 아쉬웠죠. 염정아(한서진 역) 선배님한테 ‘제안했던 입주과외 해 달라’라고 말하는 신에서 제일 많이 아쉬웠어요. 몸살이 갑자기 와서 흔들리더라고요. 아직도 아쉬워요.

Q. 반대로 만족스러웠던 장면이 있다면?

A. 예서와 싸우다가 한서진 엄마에게 들키는 장면이에요. 그 신의 대본을 처음 받자마자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판단해서 촬영 직전까지 오래 준비 했어요. 마냥 미워 보일 수도 있는데 마냥 밉지 않게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연기했죠. 특히 ‘잘 퍼 담으세요’라고 하는 부분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제일 많이 고민하고 연구했어요. 다행히 현장 분위기도 좋고, 혼자 연습했던 것 보다 현장에서 하니 잘 올라오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Q. 극중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다면 어떤 캐릭터를 하고 싶나.

A. ‘나도 나중에 저런 역할 해 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건 염정아 선배님의 역할이었어요. 언젠가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여장군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어떤 과거가 있었고, 그걸 숨기기 위해 독해졌고, 잘살아오다가 한 아이로 인해 흔들리고 대치하잖아요. 감정선을 보면 힘들고 복잡해요. 저도 연기력을 탄탄히 쌓아서 그런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Q. 어느덧 데뷔 15년차에 접어들었다.

A. 10살 때부터 17살 때까지만 해도 연기를 안 하고 싶었어요. 제가 낯가림도 심하고, 나서서 무언가를 하는 걸 안 좋아하는 걸 알기 때문에 주위에 사람이 많아질수록 작아지기만 하고 연기를 하다가도 시선이 느껴지면 갑자기 힘들어지더라고요. ‘그만하고 싶다’라고 생각 했는데, ‘천국의 아이들’을 하면서 또래 애들을 만나면서 현장이 즐겁다는 걸 느꼈죠. 이전과는 180도 다른 파격 콘셉트를 하면서 ‘내가 이런 연기도 할 수 있구나’ ‘이런 연기 재밌다’라고 연기에 대한 흥미가 생겼어요. 점점 이것도 해 보고 싶고, 저것도 해 보고 싶고, 연기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기대하는 점이나 목표가 있다면?

A. 혜나를 연기하면서 제가 봤을 때도 감정 표현이 좀 더 확장되고, 점점 잘하게 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이후에 더 깊은 것도 해보고 싶기도 하고, 완전히 반대로 통통 튀는 연기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솔직히 ‘스카이캐슬’ 이후로 더더욱 욕심이 생긴 것 같아요. 빨리 다른 걸 해 보고 싶어요. 빨리 뛰고 싶은 아이처럼 다른 것들, 더 다양한 것들을 해 보고 싶죠.

Q. 특별히 하고 싶은 작품이 있나.

저는 로맨스보다는 이런 장르물을 더 많이 하고 싶어요. 스릴러도 좋아하고, 드라마적인 장르도 좋아하고, 잔잔한 이야기도 좋아해요. 잔잔한 영화들은 항상 큰 요동이 없어 보이는데 안에서 뭔가 이뤄내고 끝나있고 하는 부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Q. 올해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A. 처음에는 ‘혜나 저기서 뭐해?’ 하다가도 완전히 다른 인물이 된 것처럼 몰입을 지켜줄 수 있는 또 다른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또 올해 중에 혜나와 180도 다른 배역을 한번쯤 해보고 싶죠. 그리고 늘 건강하게 살고 싶어요. 좀 더 긍정적으로 많이 생각 하고, 즐기면서 살려고요. 이제 25살이잖아요. 할 것도 많고 해보지 않은 것들도 많아서 힘든 일이 있더라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싸이더스 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