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현빈 “‘창궐’, 막연한 것에 대해 도전한 작품”
[NI인터뷰] 현빈 “‘창궐’, 막연한 것에 대해 도전한 작품”
  • 승인 2018.10.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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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을 통해 첫 악역을 선보인 현빈이 한 달 만에 스크린에 다시 돌아왔다. 야귀(夜鬼)가 창궐한 위기의 조선으로 돌아온 왕자 이청(현빈 분)과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절대악 김자준(장동건 분)의 혈투를 그린 ‘창궐’에서 현빈은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화려하고 치열한 액션 연기를 펼친다. ‘공조’에서 호흡을 맞추며 현빈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을 만들어낸 김성훈 감독은 ‘창궐’로 또 한 번 그의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번 작품을 선택하는데 있어 김성훈 감독님과의 친분보다는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시나리오도 재밌게 봤고요. 친분관계로 일하는 건 안 좋은 거 같아요. 마음에 들었을 때야 더 좋은 시너지를 발휘하는데 시나리오가 안 좋은데 친분으로만 하면 안 되죠. 매 작품 모든 분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 있나 생각해보면 모르겠어요. 없을 것 같은데 그냥 최선을 다해서 계속 다른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런 맥락에서 ‘창궐’도 선택하게 됐어요. 장점이 많아서 선택했고 관객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 지는 그냥 맡겨야죠.”

현빈이 연기한 이청은 이조(김의성 분)의 차남으로 청나라로 건너가 뛰어난 검술을 지닌 장수로서 살아가다 형의 유지를 받고 조선으로 돌아온 인물이다.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세자로 살아가길 거부하는 인물이지만 민초들을 만나고 사건을 겪으며 점차 변화한다. ‘창궐’에서 현빈은 이청의 변화과정을 표현하기 위해 의상부터 대사까지 다른 인물들과 차이점을 만들었다.

“이청의 대사톤은 완전히 의도된 거예요. 의상부터 헤어스타일, 수염과 말투 모두 조선 땅을 밟고 박종사 무리를 만나고 사건사고를 겪을 때 이청은 그 안에서 이질감이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사극톤을 일부러 안 쓰기도 하고 조금씩 변화가 있어요. 감독님과 함께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청나라 의상을 입고 들어오죠.” 

영화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후반부 야귀떼와 맞서는 이청의 액션이다. 혼자서 다수의 야귀떼와 맞서는 액션신은 가장 강렬하며 통쾌한 액션 쾌감을 자아낸다. 

“진짜 힘들었어요(웃음). 영화 콘셉트 상 야귀가 끝도 없이 나오고 점점 많아지는데 힘듦이 있었죠. 다수를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일대일이면 어긋날 때 다시 촬영하기 쉬운데 여럿이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해요. 다행인건 큰 액션신들이 특별히 스케줄에 문제가 없으면 순차적으로 갔어요. 그래서 후반 찍을 때는 검술도 더 많이 익었고 야귀 분들과 호흡도 맞아있는 상태여서 한편으로는 편하게 빨리 찍은 면도 없지 않아 있어요.”

   
 

‘공조’에서 한차례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선보인 바 있는 현빈은 ‘창궐’에서 장검을 휘두르며 야귀를 벤다. 발톱이 빠지는 부상도 있었지만 한 장면, 한 장면 만들어가는 즐거움과 성취감이 있었다. 

“액션 연기는 재밌어요. 성취감도 있고요. 촬영할 때 힘들고 여러 번 찍어야 하지만 앞뒤 내용 무시하고 그 장면만 봐도 볼거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도 있어요. 액션신은 대체로 잘 나온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촬영한 것보다 짧게 나온 것 같아요(웃음). 칼은 여러 버전으로 만들었어요. 야귀를 관통하는 장면을 위한 CG용 짧은 칼이 있고 실제로 무거운 장검을 사용할 때도 있어요. 제 칼은 청에서 가져온 거라 조선 칼은 아니고 굳이 따지면 참마도 같은 칼인데 조금 달라요. 손잡이도 길어요. 손잡이를 쳐서 베는 새로운 검술도 만들고 싶어서 새롭게 칼을 만들었어요.”

현빈의 액션과 더불어 영화에서 즐길 또 하나의 볼거리는 장동건의 변신이다. 장동건은 ‘창궐’에서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절대악 김자준으로 분해 현빈과 대립한다. 평소 절친한 사이지만 한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두 사람은 ‘창궐’을 통해 각기 다른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극을 이끈다.

“뻔한 이야기일 수 있는데 좋았어요. 친한 사람과 마주보고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해 장동건 선배님은 걱정을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잘 아니까 연기에 방해되지 않을까 싶었다는데 저는 오히려 기대가 더 컸어요. 현대물로 만났다면 그냥 사석에서 볼 때와 외적인 차이가 별로 없었을 텐데 시대적 배경도 있고 분장도 하니까 그런 우려는 전혀 없었어요. 선배는 카메라 앞에 설 때 무게감이 다른 것 같아요. 김자준 역할도 그렇고 곤룡포 입고 카메라 앞에 설 때 그 포스는 저뿐만 아니라 모니터를 본 모두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연기할 때 눈빛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놀라움도 있었고요.”

2017년 ‘공조’부터 ‘꾼’, ‘협상’, ‘창궐’까지 2년 동안 현빈은 다양한 오락영화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왔다. 이전과는 조금 결을 달리하는 행보에 관해 그는 “제가 하고 싶은 작품과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이 완전히 나뉘는 건 아니지만 두 시간동안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보여드리는 게 틀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캐릭터와 다른 이야기를 관객에게 보이고자 했던 현빈의 욕구는 조선에 창궐한 야귀떼를 그린 ‘창궐’과 맞아 들어갔다. 

“선뜻 선택한 작품은 아니에요. 시나리오를 받고 만화 같은 요소가 많아서 고민도 걱정도 많았어요. 어떻게 표현할지 머릿속에서 그려지지 않았어요. 야귀가 어떻게 나오고 표현될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는데 출연을 결정하고 조금씩 채워지는 걸 느꼈어요. ‘창궐’은 막연한 것에 대해 도전한 작품이라 생각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