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조우리 “‘강남미인’, 내게 기적 같은 작품…이대로 잊혀지고 싶지 않아요”
[NI인터뷰] 조우리 “‘강남미인’, 내게 기적 같은 작품…이대로 잊혀지고 싶지 않아요”
  • 승인 2018.09.2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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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에는 더 많이 활약해서 언젠가는 시상식에 가고 싶어요.”

데뷔 7년 만의 첫 주연이다. 배우로서도, 한 개인으로서도 많은 것들이 변화하는 짧지 않은 시간. 조우리는 그 시간동안 몇 번이고 고뇌하고 자신과의 싸움을 거쳐 이제 서야 신인이 아닌 베테랑 배우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출발선 앞에 섰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화학과 여신’ 현수아 역으로 열연을 펼친 조우리는 기나긴 터널의 끝에서 주연 배우로서의 첫 도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는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연출 최성범 l 극본 최수영) 배우 조우리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지난 2011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연에 도전하게 된 조우리는 “웹툰 속 현수아를 봐도 제가 떠오른다는 댓글이 있더라. 그런 반응을 보면 인정받는 기분이라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제가 이때까지 출연한 모든 작품에서 맡은 캐릭터들이 중요했다고 생각해서 이번 주연 연기가 많이 다르진 않았어요. 작품을 들어갈 때마다 고민 하고 어떻게 표현할지 걱정되는 마음은 다 똑같더라고요. 그런데 이 작품은 특히 감독님이 저를 믿고 캐스팅을 해주셨잖아요. 그렇다 보니 작품에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제일 많이 했어요. 현수아 캐릭터가 어렵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떻게 시청자 분들과 원작 팬 분들에게 인정받으면서 연기할 수 있을까 걱정했죠.”

   
 

특히 조우리가 맡은 현수아는 모태 자연 미인이자 ‘화학과 여신’이라 불리는 스무 살 신입생 캐릭터. 때문에 조우리는 주연이라는 부분에서 오는 부담감 보다 캐릭터의 특성에 있어서 “굉장히 부담스러웠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제작발표회 때도 ‘예뻐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 않냐’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실제로 그 부분에 너무 부담감을 가져서 캐스팅 후에도 ‘어떡해요? 시청자 분들이 이해하실 수 있을까요?’라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쟤가 무슨 현수아냐’라고 생각하실까봐. 더군다나 신입생이다 보니 풋풋해야 하는데 저는 92년생이잖아요. ‘나를 대학생 1학년으로 봐 주실 수 있을까?’라는 부담도 있었거든요. 초반에는 걱정했던 반응이 역시나 있었는데, 끝날 때 쯤 되니 많이 몰입 하셔서 그런지 현수아처럼 보인다는 분들 계셔서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행복했죠.”

이처럼 7년이라는 시간동안 차곡차곡 자신만의 필모를 쌓아온 것을 보상받듯, 비로소 ‘강남미인’ 속 현수아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게 된 조우리. 하지만 7년간의 시간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아무리 꾸준히 일을 해도 그 작품이 잘 되고 자기가 뜨지 않으면 계속 신인으로 남는다는 부분에 있어서 불안감과 속상한 마음도 있었다고.

실제로 슬럼프 경험을 묻는 질문에 “많았다”라고 털어놓은 조우리는 “일이 없을 때는 ‘나를 찾는 사람이 없다’거나 ‘잘 안 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 가장 우울하고 슬럼프가 왔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런 고난과 역경을 거친 끝에 조우리가 깨달은 사실은 “버티면 언젠가 누군가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자신만의 것이 생긴다”라는 것이었다.

   
 

“‘옛날에는 쉬지 않고 일한 것 같은데, 이제는 미팅을 해도 잘 안 되고 캐스팅 안 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던 때가 있었어요. 그걸 ‘마녀의 법정’ 하면서 많이 극복했죠. ‘태양의 후예’ 백상훈 감독이 불러주신 거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그래도 내가 그때 좋은 인상을 드려서 또 나를 불러주시는구나’라는 감사함을 느껴서 잘 해야겠다는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투깝스’도 ‘추리의 여왕’도 그렇고 일과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어요. 피해 안 되게 감사함을 잊지 말고 계속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때 운 좋게 기적처럼 ‘강남미인’에 캐스팅 됐어요. 생각도 못했죠. ‘잘 버텼다. 잘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힘든 시기를 거쳐 돌고 돌아 내딛은 한 걸음이지만, 조우리는 이런 힘들었던 과거역시 소중했다고 설명했다. 마치 자신과 같은 신인 배우들에게 전하듯 “버티면 된다”라고 거듭 강조한 그는 힘들었던 만큼 일에 대한 소중함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제가 만약 처음부터 승승장구했었다면 그런 소중함을 몰랐을 거예요. 기복도 있고 슬럼프도 오고 그걸 겪어 내고 극복하면서 더 성장하고, 그러면서 소중함도 깨닫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그 때의 시간들이 다 소중해요.”

   
 

조우리는 ‘강남미인’에 대해 “기적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간절했던 시기에 왔던 작품인 만큼 더욱 기분 좋게 일할 수 있었다고. 첫 주연인 만큼 ‘내가 이렇게 해도 되나? 감독님한테 내 의견 말해도 되나?’라는 고민을 했다는 그는 ‘강남미인’을 통해 대화를 하면서 만들어나가는 작업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깨달았음을 밝혔다.

“감독님도 제 의견을 다 들어주시고, (임)수향언니도 저랑 많이 고민 하고 대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촬영했어요. 감사하면서 일했죠.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 꿈같아요. 이러다 사라지지 않을까 두렵기도 해요. 그래서 쉬지 않고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큰 것 같아요.”

이로써 ‘기적’같은 기회를 통해 첫 주연이라는 꿈을 이뤘다. 이에 힘입어 조우리는 하루빨리 차기작을 이어가고 싶다며 욕심을 드러냈다. 쉬지 않고 일하고 싶고, 오래오래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딱 한 캐릭터가 아닌, 모든 장르 속 어떤 캐릭터든 잘 소화할 수 있는 ‘찰떡 소화 배우’가 되고 싶다며 배우로서의 목표를 밝힌 조우리는 다음번에는 외모에 대한 압박감을 벗고 연기적인 부분에서 인정받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차기작도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그래야 저도 더 인지도가 생길 테니 욕심이 있죠. 이대로 잊혀지고 싶진 않아요. 워낙 일에 대한 욕심이 있기 때문에 어떤 어려운거든 잘 하는 것 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걸 도전해서 성장해나가고 싶어요. 마음 같아서는 포상휴가 갔다 와서라도 바로 새 작품을 다시 시작하고 싶죠.(웃음)”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키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