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김비서’ 박민영 “‘김미소는 박민영이어서 좋았다’라는 말 듣고 싶어요”
[NI인터뷰] ‘김비서’ 박민영 “‘김미소는 박민영이어서 좋았다’라는 말 듣고 싶어요”
  • 승인 2018.08.02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미소라는 역할을 연기하면서 좋고, 행복했어요. 많이 생각나고 그리울 것 같고, 저에게 특별한 작품이 될 것 같아요.”

박민영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많은 이들의 사랑 속에서 지난달 26일 막을 내린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극중 나르시시즘 부회장을 9년째 보필하고 있는 ‘김비서’ 김미소 역으로 첫 로코(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 박민영은, 처음임이 무색하게 자연스러운 연기로 안방극장에 ‘김비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31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는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연출 박준화 l 극본 백선우 최보림) 주연 배우 박민영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직 ‘김미소’라는 캐릭터의 잔재 속에서 종영의 여운을 만끽하고 있는 박민영과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 ‘이제는 제 인생을 찾고 싶다’라는 대사가 와 닿았어요. 저의 공감대를 자극했죠. ‘퇴사를 하겠다’라고 던지고 시작되는 연애 흐름도 신선했고,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여성이라는 것도 좋았어요. 연애와는 별개로 일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프로페셔널하게 마무리 짓잖아요. 저도 이 역할을 하면서 ‘나도 이렇게 멋있어지고 싶다’라고 생각했어요. 궁극적으로 여자 친구들의 워너비처럼 느껴질 만한 캐릭터인거죠.”

   
 

최근 들어 웹툰을 원작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만큼 그 나름의 고충 또한 따를 수밖에 없는 법. ‘김비서가 왜 그럴까’ 역시 방영 전부터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 높은 싱크로율이라는 평을 들으며 마지막까지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에 박민영은 “그런 반응이 나올지 몰랐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캐스팅 단계에서는 좋지 않았던 반응을 얻은 바 있는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보자 생각했다”라며 “외적인 것, 내적인 것 포함해서 ‘김미소가 돼 보자’하고 매일 운동에 매달리고 대본 공부했다. 워낙 자기관리가 철저한 캐릭터라 그걸 완벽히 소화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못 받아들일 것 같아서”라고 피나는 노력을 알렸다.

“원작을 보면 지금 트렌드와는 관계없는 의상이나 헤어가 등장해요. 하지만 트렌드를 신경 쓰지 않고 최대한 웹툰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만들고 싶어서 기성복이나 구두를 전부 주문제작 했어요. 헤어나 메이크업도 마찬가지였죠. 처음으로 풍성한 볼륨을 살린 포니테일을 해봤는데, 너무 무거워서 사극 찍는 줄 알았어요. 그래도 이렇게 해서 싱크로율을 높이면 시청자분들이 더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서 노력했어요.”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박민영은 “반신반의 했다”라고 전했다. 워낙 원작 팬이 많다 보니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부담감이 컸다고. 하지만 자신의 예상보다 좋은 반응에 박민영은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밖에서는 티 안 내다가 집에 와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처음 반응을 확인했는데 눈물날정도로 좋았다. 그래서 ‘마무리도 잘 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다잡았다”라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엄마 주변 분들이 연세가 있으신데, 열광적으로 좋아해주시더라고요. 그 때 인기가 체감됐죠. 시골 MT장면 촬영할 때도 한 할머니께서 ‘김비서 잘 하고 있어!’ 하고 지나가신 적이 있었어요. 그 때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해주시는구나’ 싶었어요. 이렇게 반응이 좋다 보니 스태프분들 표정이 좋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렇게 스트레스 안 받고 일 한적 처음이라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드라마를 제가 만든 것도 아니면서 뿌듯하고, 흐뭇하고, 다행이다 싶었죠.”

   
 

박민영은 지난 2006년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한 후 매 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럼에도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의 첫 로코 작품이기 때문. “첫 도전이었는데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났다”라고 전한 박민영은 “기다림이 아깝지 않다”라며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금도 너무 기분이 좋아요. 캐릭터에 대한 만족도도 있지만 이렇게 촬영을 기쁘게 한적 있었나? 싶어요. 스크립터 담당하는 친구가 쫑파티 때 ‘나는 네가 화면 안에서 신난 게 보여서 좋았다. 신나게 연기하는 게 다 전해져서 더 웃었다’라고 말해주더라고요. 매일 감개무량하게 촬영했기 때문에 큰 선물이라는 말로도 표현이 안 돼요.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같이 하는 게 너무 기쁘고 행복해서 잠을 안자도 피곤하지 않더라고요.”

특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코미디 요소가 많이 가미된 작품. 코미디 장르 역시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로 처음 시도하는 것인 만큼 감회가 새로울 터였다. 이에 박민영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 속 코미디 연기를 잘 할 수 있었던 것에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덕이 컸다는 답을 전했다.

“많은 분들이 ‘그래 너 하이킥 출신이었지?’라고 해주시더라고요. 부끄럽긴 한데, 어릴 때 처음 코미디를 접한 게 하이킥이라는 좋은 시트콤이라서 코미디라는 장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미디라는 게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가 완성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충돌이 일어나면서 남들이 봤을 때 웃긴 거잖아요. 그런 부분을 워낙 잘 아시는 분들과 시작했으니까 좋았죠.”

   
 

이처럼 갖은 노력 끝에 일궈낸 결과물인 만큼 박민영은 “김미소는 박민영이어서 좋았다”라는 말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라고 털어놨다. 박준화 감독의 ‘네가 해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고.

“(작품이) 끝나고 감사인사를 받는 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라요. 그게 제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시작은 많은 분들이 부정하셨을지언정 끝나고 박수를 받는다면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김비서’도 그랬기 때문에 그 칭찬이 너무 좋았어요.”

이번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통해 성공적으로 로코 데뷔를 이룬 박민영은 연기에 대한 열정과 욕심이 많은 배우였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에는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해 보고 싶다”라며 또 다른 도전을 예고한 그는 “연기를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하고 싶다”라며 배우로서의 열망을 드러냈다.

“옛날에는 ‘하고 싶을 때 까지만 하자’라고 생각 했는데 지금은 평생 연기하면서 살고 싶어요. 이번에는 조금 쉬었다가 영화처럼 다른 부분에서 연기할 수 있는 걸 찾아보려고 해요. 영화 쪽에 있어서는 완전 신인이잖아요. 제가 잘하는 걸 하고 싶었는데 ‘김비서’를 만나서 조금 풀렸으니, 이제 좀 더 제 역할을 고심하면서 연기할 수 있는 걸 찾아보고 싶어요.”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나무엑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