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김비서’ 박서준 “로코? 언제 다시할지 몰라…다양한 장르 도전 할 것”
[NI인터뷰] ‘김비서’ 박서준 “로코? 언제 다시할지 몰라…다양한 장르 도전 할 것”
  • 승인 2018.08.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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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장인’ 박서준이 또 한 번 그 진면목을 발휘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서준은 그 중에서도 천상천하 유아독존 나르시시스트 이영준 역을 완벽히 자신의 색으로 표현해내며 안방극장에 설렘과 유쾌함을 제대로 선사했다.

지난 31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는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연출 박준화 l 극본 백선우 최보림) 주연 배우 박서준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에서 박서준은 작품과 배우로서의 활동에 대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극중 이영준 역할을 연기하면서 제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어요. 비단 저 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많잖아요. 이 작품을 통해 ‘자존감을 가져도 되겠다’라고 생각한 순간부터 연기에 대한 확신을 가지려고 노력 했어요”

지난 2012년 ‘드림하이2’로 브라운관 데뷔 후 ‘그녀는 예뻤다’ ‘쌈, 마이웨이’ 등 연타석 홈런에 성공한 배우 박서준. 여기에 지난 26일 종영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 까지 더해지며 ‘로코장인’이라는 타이틀에 더욱 힘이 가해졌다. 이에 대해 “장인이라고 하면 왠지 신발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떤 박서준은 “감사한 일”이라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연기를 하면서 제 스스로가 만족하는 것도 있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하는 목적중 하나가 그걸 찾는 시청자 분들이나 관객 분들에 있어요.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2시간이 크잖아요. 그 시간을 제가 출연하는 걸 선택해서 보시는 것에 대해 감사를 느껴요. 그래서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한 거고 짧은 순간이지만 같이 울고 웃을 수 있는 순간을 드려야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연기자로서의 책임이니까 열심히 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제가 로코(로맨틱 코미디)에 부각됐기 때문에 그런 수식어가 생긴 것 같아요.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안주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다양한 장르를 하려고 생각중이거든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수식어니까, 그렇게 되면 아쉬울 것 같아요.”

   
 

이렇듯 로코 장르에 강세를 보이는 박서준이지만, 오히려 다른 배우들에게는 ‘박서준 때문에 로코에 도전하기 부담 된다’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이를 들은 박서준은 “누구나 다, 어떤 배우든 할  수 있는 장르다. 할 수 없는 장르는 없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다만 저는 로코 작품을 여러 개 하다 보니 기본적인 공식은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 어떤 장면이 나올 것이다’같은 것들. 대본을 1부터 16까지 다 보지 않아도 전개를 예측해서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더라고요. 여배우를 배려하는 법도 숙달하고 세 작품을 연달아 하다 보니 경험치가 많이 축적 된 상태라 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상대배우에 집중하는 것은 다들 마찬가지기 때문에 뭐라 특별히 내세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박서준은 “언제 로코를 다시 하게 될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스스로가 로코로 부각된 걸 알고 있지만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출연한 것은 로코라서가 아닌 역할 자체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다음 작품이 캐릭터에 매력이 있는데 로코라면 로코에 출연하겠지만, 로코 위주로 하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박서준은 흥미 있는 장르를 묻는 질문에 영화 ‘마녀’의 이야기를 꺼냈다.

“어제 영화 ‘마녀’를 봤어요. 물론 제 친구가 나오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주로 외국에서 많이 다루는 소재더라고요. 이걸 한국적으로 어떻게 풀어낼 것일까 궁금증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그런 장르가 많이 생겨야 되지 않나 싶더라고요. 물론 자본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장의 한계나 작품 퀄리티의 차이도 있을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국내 영화기술 많이 발전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작품도 훌륭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작품이 많이 생기기 위해서는 출연하는 사람도 많아야 되고, 이런 작품들이 잘 돼야 하기 때문에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런 작품들을 유심히 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로코장인’ 박서준의 존재뿐만이 아니다. 상대배우인 박민영과의 호흡 역시 빛났기 때문. 박서준은 박민영과 연기하는 데에 있어 닮은 점에 대해 “배려를 많이 하는 것”을 꼽았다.

“박민영 씨가 맡은 미소는 전달하는 내용이 많은데, 그게 제일 힘들거든요. 감정이 아니라 사무적인 거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로 ‘자뻑’ 대사들이나 설명적인 대사를 하는 게 어려운데, 서로 집중 잃지 않고 충분히 감정이 올라올 수 있게 기다려주고 믿어주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에는 서로 붙는 장면이 많아서 그런 배려가 필요한 작품인데, 서로 배려하는 게 비슷했고 장점이었어요. 그래서 (박민영이) 많은 분들이 찾는 배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같이 작품 하게 돼서 영광이었죠.”

박서준이 맡은 이영준은 잘생긴 얼굴, 완벽한 비율, 영특한 머리, 탁월한 경영 능력까지 겸비한 인물이자 스스로를 너무 사랑하는 나르시시스트. 서로에 대한 배려로 극을 이끌어나간 두 사람이었지만, ‘나르시시스트’ 캐릭터와 그의 사랑방식을 그려낸다는 것에 어려움 또한 있었을 터였다.

“정말 말도 안 되지만 영준이가 연애초보 설정이잖아요. 아무리 연애초보라도 ‘얼마까지 몰라야 되나’ 하는 부분에 있어서 딜레마가 왔어요. 대본에는 이 정도까지 나와 있지만 그 외의 빈 부분을 채우는 게 배우의 몫이잖아요. 연애에 대해 아예 모르는 설정도 있고, 아는 설정인 것도 있을 텐데 연애초보는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될까 싶었죠. 그런 면들을 제 나름대로의 분석을 통해 애드리브로 채워나갔어요. 역기능이 된다면 감독님이 판단하고 걸러내실 테니까. 풍성하게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끊임없는 노력으로 매 해 쉴 틈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온 박서준은 그 열일 행보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연기가 제일 좋았다”라고 밝혔다. 연기할 때 재밌고, 살아있는 것 같고, 누구한테 필요한 사람인 것 같다고. “‘드라마 보고 산후우울증 치료했다’ ‘하반신 마비돼서 병원에만 있어서 우울했는데 드라마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그런 반응 보면 연기를 안 할 수가 없더라”라고 전한 그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오긴 했다”라고 털어놨다.

“건강검진도 제대로 한적 없거든요. 원래 30살 되자마자 하려고 했는데 작품을 하다 보니 못 했는데, 얼마 전에 컨디션이 정말 안 좋아서 ‘이제 할 때 됐나’ 싶더라고요. 영양제 많이 먹고 있어요. 안 먹으면 못 버티겠더라고요. ‘화랑’때부터 20개씩 챙겨먹고 있어요.”

   
 

특히 박서준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체력적인 문제에 많이 부딪혔다고 밝혔다.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 세트장 촬영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과부화가 왔다고. “숨 쉬는 것도 힘든데 옷도 쓰리피스 정장을 입었고, 촬영장은 덥고 하니까 식은땀이 나더라. 몸에 이상 징후가 많이 왔다”라고 털어놓은 그는 “이런 얘기를 하면 팬 분들이 걱정할까봐 우려는 되지만, 그 때 한번 ‘쉬게 해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 많이 했다”라며 “그 순간을 버티고 버텨서 이겨내 보니 종영까지 왔다. 앞으로도 프로정신을 발휘해서 체력관리 잘하고 연기 잘 하는 게 소원”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이러한 살신성인 덕분일까. 박서준은 연달아 작품 흥행에 성공한 것에 이어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2’에서 활약,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광고계에서도 덩달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올 한 해 동안 숱한 광고에 출연하며 2018년 7월 남자광고모델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하기까지 한 박서준은 “당황스러웠다”라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처음에 두 세 개 정도 까지 제의가 왔을 때는 좋았죠. 광고가 이미지도 좋아야 되고 호감도도 좋아야 하잖아요. 그 부분에 있어서 ‘내가 괜찮나보다’ 싶어서 감사했는데 늘어날수록 부담이 많이 되더라고요. ‘내가 이걸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가’하는 의문부터 시작해서 ‘다 소화할 수 있을까’까지. 그렇다고 이걸 견디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안 되잖아요. 광고모델로서의 모습을 다하기 위해 SNS도 열심히 하고, 재밌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그것 자체가 ‘윤식당’ 이미지가 크다는 걸 부정하지 않아요. ‘윤식당에서 열심히 한 게 호감으로 보였나보다’ ‘거기서도 안일하게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건 잘한 것 같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드라마, 영화, 예능과 광고까지 섭렵하며 대세로서의 저력을 입증한 박서준이지만, 그는 스스로에 대해 “엔터테이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종합 예술인이라기엔 연기가 좋아서 시작했고, 작품 활동을 끊임없이 해오며 ‘배우’라는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 “시청자나 관객이 나를 통해 만족하고, 스스로가 성장했다고 느끼는 성취감이 배우생활을 하는 원동력”이라는 박서준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앞으로의 저의 미래는 예상 못하는 부분이지만, 지금처럼 주어진 바에 최선을 다하는 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장르, 다양한 역할을 통해 저도 제 그릇이 얼만지 모르지만 보여줄 수 있는 만큼 보여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이런 생각이나 가치관의 변화가 생긴다면 그 때 말씀드리겠지만 지금은 제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있어요.”

[뉴스인사이드 김나연 기자/사진=어썸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