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김민재 “‘레슬러’, 진짜 감정 느낄 수 있었던 첫사랑 같은 작품”
[NI인터뷰] 김민재 “‘레슬러’, 진짜 감정 느낄 수 있었던 첫사랑 같은 작품”
  • 승인 2018.05.1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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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촬영하고 구석에서 한참을 울었어요. 성웅과 김민재가 함께 운 느낌이에요. 유해진 선배님이 끌어주신 감정이라 너무 감사하고 신기했어요.”

‘레슬러’로 처음 스크린에 도전한 김민재가 베테랑 유해진과 부자 호흡을 맞췄다. 유해진의 자연스러운 리드에 몸을 맡긴 김민재는 다부진 체격만큼 단단한 연기를 펼쳤다. 데뷔 4년 만에 스크린 중앙에 선 김민재는 액션, 드라마, 케미 모든 면에서 활용도를 증명하며 그의 가치를 높였다.

“스크린으로 제 모습을 보니 신기했어요. 묘한 기분이 들면서 좋더라고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성웅 캐릭터를 하고 싶었어요. 느끼는 감정이 비슷했죠.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도 했고 현장에서 부족함도 느꼈어요. 반대로 편집이 완성된 장면을 보면서 ‘이 대사가 이렇게 살아날 수가 있구나’라는 것도 느꼈죠. 레슬링 장면 같은 경우도 현장에서 모니터를 했을 때보다 에너지가 모인 완성본을 보니 좋았어요. 그리고 유해진 선배님식의 표현들이 글로 볼 때보다 굉장히 재밌고 생동감 넘치더라고요.”

‘레슬러’는 전직 레슬러 귀보(유해진 분)가 예기치 않은 인물들과 엮이기 시작, 평화롭던 일상이 유쾌하게 뒤집히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민재는 귀보의 아들이자 레슬러 유망주 성웅을 연기했다. 레슬러 유망주를 연기하기 위해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큰 스크린을 통해 그려지는 모습이 어설프다간 영화 전체가 힘을 잃게 될 수도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실제 선수처럼 훈련을 받았고 근육을 키우고 태닝을 하며 선수의 몸을 만들어갔다. 치열한 훈련 덕에 김민재는 모든 레슬링 장면을 직접 소화할 수 있었고, 그 노력은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겼다.

“레슬링을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한 달 반 정도밖에 없어서 굉장히 불안하고 부담이 많았어요. 걱정을 항상 했죠. 그래도 그 시간 안에 어떻게 해서든 만들기 위해서 하루에 세 시간 이상 연습을 하고 그 외 시간에도 항상 몸에 힘을 주고 운동하고 악력기도 들고 다녔어요. 항상 생각하고 준비했죠.”

   
 

이번 영화에서 김민재는 유해진을 만나 배우로서 성장을 경험했다. 유해진은 김민재에 관해 “든든한 친구 같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재는 유해진에게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맞춰보며 그의 기운을 흡수했다. 점차적으로 쌓아간 두 사람의 유대는 끈끈한 연기 호흡으로 이어졌고, 김민재는 연기가 아닌 진짜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었다.

“유해진 선배님의 작품을 보고 자라서 처음엔 긴장을 많이 했어요. 쭈뼛거리며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함께 밥도 먹고 연기도 하면서 관계가 좋아졌어요. 그러면서 부담도 즐거움으로 바뀌었죠. 대본에 관해서 고민도 함께 해주시고 제 의견도 들어주셨어요. 정말 많이 챙겨주셨죠. 연기하는 순간이 즐거웠고 성웅이 귀보에게 느끼는 서운함이 실제처럼 느껴져서 기뻤어요. 저에게 많이 맞춰주셔서 감사했고 더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성웅이라는 인물은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아빠 밖에 없고 집안일도 다 같이 해주잖아요. 부자의 모습과 함께 모자 관계처럼 보일 때도 있는데 어려서부터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했어요. 아빠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레슬링도 하잖아요. 전형적인 부자의 모습보다는 그냥 자신에게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이라는 걸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마지막에 우는 장면이 있는데 사실 제가 평소에는 감정을 누르는 성격이라 잘 울지 못해요. 그런데 그 장면을 촬영할 때는 자연스럽게 눈물이 흘렀고 컷 이후에도 구석에서 한참을 울었어요. 성웅과 김민재가 함께 운 느낌이에요. 유해진 선배님이 끌어주신 감정이라 너무 감사하고 신기했어요.”

일찍이 가수 연습생을 경험하고 돌연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 김민재가 ‘레슬러’라는 작품을 선택하고 성웅을 연기하고 싶었던 건 누구보다 성웅과 비슷한 감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 역시 부모의 이해와 응원으로 지금의 일을 하고 있지만 가끔은 피하고 싶은 부담감과 책임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아버지의 마음을 느끼게 된 김민재는 “‘레슬러’는 살이 부딪히고 감정을 뒤집는 것들 때문에 레슬링이라는 소재를 택했지만 사실 가족의 이야기다”며 “저에겐 첫사랑 같은 작품이다. 정말 모든 신에서 최선을 다했고, ‘진짜’ 감정을 느끼는 경험을 한 작품이다”고 말했다.

연기가 너무나 재밌어서 시작했고 믿고 보는 배우, 필요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첫 스크린 데뷔를 무사히 마친 김민재는 그가 바라던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중이다. 좋은 방향과 좋은 성장을 고민하는 김민재는 20대에는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고 30대에는 이를 정리하면서 배우의 길을 꾸준히 걷고 싶다.

“배우로서는 내년이 돼서 올해를 돌아볼 때 열심히 했고 성장해서 한걸음 나아갔다는 생각이 드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민재 개인으로서는 여전히 연기에 흥미와 매력을 느끼고 잘 나아가고 있다는 것에 칭찬을 해주고 싶어요. 처음 배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보다 지금 더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싶고 궁금증도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