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궁합’ 이승기 “이미지 소진 고민 사라져…더 많은 모습 보여드릴 것”
[NI인터뷰] ‘궁합’ 이승기 “이미지 소진 고민 사라져…더 많은 모습 보여드릴 것”
  • 승인 2018.03.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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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군대에서의 기억이 너무 좋고 소중해요. 많이 배웠어요. 굳이 그 기억을 지우고 싶지 않은데 다른 분들이 불편해 하니까 자제하고 있어요.”

다른 스타들보다 이승기의 군생활은 길게 느껴졌다.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대중에게 친숙했던 그였기에 기다림은 커졌고 드라마, 예능, 영화 등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이승기의 행보는 유독 반갑다. 지난해 전역한 이승기는 곧바로 드라마 ‘화유기’와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투입됐으며 입대 전에 찍은 영화 ‘궁합’까지 개봉하며 말 그대로 ‘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군대에서 ‘안 되는 건 없다’는 정신을 터득한 이승기는 지친 기색 없이 취재진을 만나 뜨거운 에너지를 발산했다. 대신 ‘기승전 군대이야기’는 덤이다.

“입대 전에 찍은 작품이라 군대에 있을 때 개봉할 줄 알았는데 다행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홍보할 수 있는 자리에 와있는 게 책임을 다한 것 같아요.”

‘반듯한 청년’, ‘엄친아’ 이미지의 이승기는 전역 후 남성미를 더해 돌아왔다. ‘집사부일체’에서는 완벽한 복근을 뽐내기도 했다. 이승기는 ‘궁합’ 속 과거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입대를 하기 전에 많이 먹은 티가 나더라”며 멋쩍게 웃었다. 그러면서 한동안 군대에서 행군한 이야기를 늘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관상’ 제작진의 역학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궁합’은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승기 분)이 혼사를 앞둔 송화옹주(심은경 분)와 부마 후보들의 궁합을 풀이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관상’과 달리 유쾌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궁합’은 역학 사극의 기조를 가져가면서 풋풋한 사랑을 그린다. 

“로맨스 영화는 분위기를 깔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뻔할 것 같으면서 미묘하게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 중요해요. 제가 드라마하면서도 여주인공을 바라볼 때 처음부터 가져가는 감정선이기도 해요. 둘이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어야 해요. ‘궁합’에서는 처음에 관객들이 송화옹주와 서도윤이 이어질 거라고 예상했다가 부마후보를 만나면서 ‘그럼 서도윤과 되는 게 아닌가’하는 뉘앙스를 줘야 했죠.”

   
 

‘궁합’에서 이승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중한 모습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이전 작품들과는 색을 달리한 연기를 펼친 이승기는 전역 후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고민은 연기뿐만 아니라 가수를 할 때나 예능을 할 때도 많아요. ‘내안에 뭐가 더 있지’라는 고민을 해요. 다음 작품에서 어떤 걸 보여줄 수 있고 더 나올 것들이 있는지. 연기라는 게 드라마 같은 경우 시간에 쫓기면 결국 제 안에 있는 것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럴 때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려면 내공이 있어야 하는데 내공이라는 건 어떻게 쌓아야하는지 또 고민하죠. 윤여정 선생님이 계속 고민하고 반성하는 게 답이라고 하시더라고요. 해답을 굳이 찾으려고 하는 것보다 그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 과정이 나를 변화시키는 거죠.”

가수, 배우 등으로 이승기를 한정시키기엔 그의 활동 영역은 너무나도 넓어졌다. 넓어진 영역만큼 대중에게 노출되는 횟수가 많아졌고 그만큼 이미지 소진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과거 이승기 역시 이미지 소진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가 활동하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고민은 사라졌다.

“20대 때는 더 이상 나에 대해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닐까 고민했어요. 이제는 그 고민이 사라졌어요. 결국 대중 앞에서 연기, 예능, 가수, 엔터테이너로서 즐거움을 선사하는 직업이라면 더 많이 보여주는 게 맞는 거지 덜 보여주고 가리는 건 제가 가려는 방향과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즐거워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니까 그런 부담은 많이 없어졌어요.” 

   
 

이승기는 드라마 ‘화유기’와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를 동시에 촬영하던 당시 차승원으로부터 ‘진짜 대단하다’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쉴 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본 차승원은 이승기에게 박수를 보냈다. 심지어 ‘집사부일체’ 촬영 당시 폭설로 고립될 위기에 처했을 때도 이승기는 ‘방송적으로는 이득’이라며 눈밭에서 분량을 뽑아냈다. ‘강호동 예능사관학교’ 출신이라는 이승기는 강호동, 이수근, 나영석PD와 언젠가 다시 모일 거라며 애정을 드러내 기대를 높였다.

이승기는 ‘궁합’의 홍보 일정을 마친 후 차기작 시나리오를 살필 예정이다. 올해 안에 한 작품을 더 하고 싶다는 이승기는 가수로서도 빠른 시일 내에 인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승기에게 배우와 가수 둘 중 더 욕심이 나는 분야를 묻자 “똑같다. 뭐든 정점에 서고 싶다. 정상에 오르고 싶은데 안 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목표는 그렇게 갖고 가야한다”고 답했다.

‘오늘의 연애’와 ‘궁합’. 다른 분야에 비해 영화에서의 경험은 적다. 이승기는 앞으로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영화를 통해 새로운 이승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영화를 통해서 연기 변신을 보여주고 싶어요. 영화는 하나의 주제로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해요. 드라마는 장편을 예로 들면 복합장르가 섞이고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저에게 보통 주인공 시나리오가 오는데 주인공이 아니어도 좋아요. 송강호 선배님, 황정민 선배님처럼 영화계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곁다리라도 옆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너무 보고 싶어요. 큰 역할이 아니어도 저를 잘 이용할 수 있는 감독님과 판이 있다면 분량과 상관없이 언제든지 들어가고 싶어요.”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사진=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