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인터뷰] ‘조선명탐정3’ 김명민 “다음 시리즈 안 나오면 허전해 하셨으면”
[NI인터뷰] ‘조선명탐정3’ 김명민 “다음 시리즈 안 나오면 허전해 하셨으면”
  • 승인 2018.02.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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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주)쇼박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조선명탐정’이 새로운 기점을 맞이했다. 2011년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로 시작한 시리즈는 어느덧 3편으로 관객들을 찾았다. 설 연휴에 개봉해 관객몰이에 성공해 온 ‘조선명탐정’는 충무로에 흔치 않은 시리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은 김민(김명민 분), 서필(오달수 분) 콤비를 중심으로 한 코미디를 주춧돌로 두고 미스터리한 사건, 드라마와 멜로 등 다양한 요소들을 쌓아올렸다.

“전편보다 드라마가 탄탄하고 톤 앤 매너를 보면 장르가 한 겹 벗겨진 느낌이에요. 뒷부분을 보면 ‘이 영화가 ‘조선명탐정’이 맞나’ 싶은 게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굳이 장르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느낌이죠. 우리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1, 2탄의 답습이 아닌 새로운 구성으로 탄탄해졌어요. 4탄, 5탄으로 가면 다른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김민과 서필의 콤비지만 어떤 톤이어도 흡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죠.”

드라마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통해 진중하고 약간은 신경질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던 김명민은 ‘조선명탐정’을 만나며 예외적인 모습을 보였다. 1편에서 배우와 캐릭터 사이의 간극을 고민했던 김명민은 3편에 이르기까지 쌓아온 관객과의 신뢰를 믿고 완전히 자신을 내려놓았다. 다른 작품에서 인물의 내면에 깊이 빠져 가라않는 연기를 보여줬다면, ‘조선명탐정’에서 김명민은 물 위에서 뛰어노는 연기를 펼친다. 

“감독님이 고민이 많았어요. 무조건 전편보다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잖아요. 당연히 그래야 하고요. 안 그러면 의미가 없고. 저 같은 경우는 1탄에서는 간을 보는 연기를 했다면 2탄에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했고 3탄에서는 완전히 내려놓고 다 토해내는 연기를 했어요. 1탄은 김명민과 김민의 간극을 너무 벌려놓으면 관객 분들이 위화감이 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진중하고 까칠한 이미지의 제가 갑자기 코믹으로 갈 때의 반응을 염두에 뒀다면, 이제는 관객들도 별개의 캐릭터로 봐주시니까 마음 놓고 할 수 있었어요.”

   
▲ 사진= (주)쇼박스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은 전작과 달리 여주인공이 극의 흐름에 깊이 관여한다. 월영(김지원 분)은 미스터리한 비밀을 간직한 채 사건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김민과는 멜로 라인도 형성한다. 이와 함께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김민의 과거 이야기도 펼쳐진다. 이러한 변화에 관해 김명민은 캐릭터의 변질은 없을 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3탄에서는 김민의 과거가 나오니 좀 더 무겁게 보실 수도 있는데 허당과 허세는 여전해요. 진화한 것을 보자면 작품의 완성도이고 캐릭터 자체는 이미 1탄에서 완성됐죠. 캐릭터가 변질된다면 배신감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최대한 김민과 서필의 캐릭터는 그대로 가려고 해요. 그 외에 작품의 퀄리티와 코믹, 드라마가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지를 고민하죠.”

김명민의 말처럼 이번에도 김민과 서필 콤비는 빛이 났다. 김명민, 오달수는 특별한 리허설 없이도 호흡이 맞을 정도에 서로를 향한 신뢰가 커졌다. 스태프 역시 두 사람의 즉흥적인 연기를 담아낼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다.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달수 형뿐만 아니라 카메라 스태프마저도 우리만 보면 뭘 하려는지 알아요. 리허설이 없이도 카메라 워킹이 맞아요. 현장에서 형과는 연기적으로 굳이 맞추려고 하지 않아도 됐어요. 너무나 잘 아니까 그냥 맞는 거예요. 믿고 던지면 그걸 스태프는 기가 막히게 받아주고. 저희는 카메라를 4대로 찍었어요. 보통은 조명이 걸려서 2대도 힘들어요. 저희는 한 번 찍으면 컷이 우수수 쏟아져 나와요. 배우는 연기하기 편하죠. 한 번만 집중하면 되니까. 감정신 같은 경우도 여러 번 반복해서 찍다보면 배우 스스로가 학습이 돼서 계산하게 돼요. 진짜 감정이 안 나오는 거죠. 4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돌아가는 건 결국 영화를 위한 것이고 최상의 장면을 뽑아내기 위한 거죠. 김석윤 감독님이니까 가능한 거예요.”

인터뷰에 앞선 언론시사회에서 김명민은 김지원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8년째 호흡을 맞춰오고 있는 배우, 제작진 사이에서 제 몫을 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컸다. 

“너무 좋았어요. 두 말하면 입 아프지(웃음). 지원 씨가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하긴 했어요. 긴장을 안 할 수 없는 현장이죠. 8년간 같이 만들어온 판에 혼자 들어가는 건데. 그 부담을 모두가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최대한 편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몰입이 대단했어요. 우리 현장은 여배우를 공주마마처럼 떠받들어요(웃음). 모든 포커스는 오로지 여배우예요. 그런 현장이 되어야만 해요. 우리는 가족이고 새로 손님을 맞이하는 건데 편하게 해줘야 우리 영화도 살잖아요. 특히 지원 씨는 힘든 역할이고 분량도 많고 얼마나 많은 고민과 설렘을 안고 왔겠어요. 그래서 저희 몫은 편하게 마음껏 놀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거였어요. 본인이 너무나 알아서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배우였고 시나리오에서 읽었던 여주인공의 10배 이상은 지원 씨가 표현해주지 않았나 싶어요.”

   
▲ 사진= (주)쇼박스

8년 동안 견고한 신뢰를 쌓았다. 영화의 재미만큼 웃음이 가득한 현장이었다. 고충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김명민은 “고충이 너무 없는 게 탈”이라며 웃었다. 김명민은 ‘조선명탐정’의 촬영 현장을 여행에 비교했다.

“시작할 때 끝나는 게 두려운 현장이 있을까요. 여행을 준비하면서 짐을 쌀 때 설레잖아요. 그 설렘이 촬영 전이에요. 그리고 여행을 하고 집에 돌아가기 며칠 전부터 우울해지잖아요. 그게 딱 우리 현장이었어요. 돌아가기 싫을 정도로 아쉬웠죠. 촬영이 항상 일찍 끝났어요. 자칫 성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너무나 성의 있죠. 전날 감독님께서 완벽하게 준비하세요. 밤에 숙소에 들어가면 영화 외에 다른 생각을 안 해요. 중간에 쉬는 날이 있었는데 밥차가 와있고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더라고요. 배우도 없이 뭐하나 봤더니 감독님과 다음날 촬영을 대비해서 자발적으로 카메라 테크니컬 연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김명민은 최근 충무로에 흔치않은 시리즈물인 ‘조선명탐정’이 계속해서 명맥을 이어가길 바라고 있다. 이는 단순히 흥행이나 잇속 챙기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관객과 함께 성장하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향한 열망과 책임감 때문이다. 끝으로 그는 “올해를 ‘조선명탐정’으로 시작했으니 4탄 제작 소식으로 한해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우리만의 잔치가 되면 안돼요. 3탄까지 온 건 관객들의 힘이죠. 이후에도 시리즈가 나오려면 모두가 필요로 해야 돼요. ‘설날은 조선명탐정’이라는 인식이 뇌리에 박혀서 ‘이제 나올 때가 됐는데 왜 안 나오지?’라며 허전한 느낌이 와야 롱런할 수 있는 거죠(웃음).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시리즈물이 소중한 것 같아요. 전 성룡의 영화를 보며 자랐어요. 성룡 영화가 한국영화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죠. ‘조선명탐정’이 각자의 추억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영화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어요.”